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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따란 논에 자운영이 싱그럽게 자라고 있다. 지난 2일 광양 진상면 청암마을로 들어서자 마을 어귀 논가에 복사꽃이 화사하게 나그네를 맞이하여 준다. 지난해 복사꽃 나무를 칭칭감고 오른 덩굴 줄기는 말라 비틀어져 화사한 복사꽃 나무에 초췌하게 걸려있다. 잡목과 섞여 길가에 아무렇게 자란 개 복숭아나무다. 열매가 작고 빨갛게 익은 과실은 벌레들이 좋아하여 따먹기에는 적당하지 않아 '개 복숭아'라고 불렀던 나무다.
 

 
복사꽃을 보자 노래가 절로 입가에 맴돈다.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 연분홍 꽃색깔은 여느꽃보다 포근한 고향을 느께게 하여 준다.   
 
공부허라고 자식들은 일 안시켜
 
넓은 청암 들녘. 할아버지는 쇠스랑으로 취나물을 파헤쳐버린다. 날씨가 따스해지자 겨울 내내 비닐 속에서 잘 자라고 있는 취나물을 덮고 있는 비닐을 거둔 게 화근이라고 한다. 아깝지만 냉해를 입은 취나물은 더 이상 상품 가치가 없어 뽑아 버리고 그 자리에 고추를 심을 예정이라고 한다.  
 

 
"아드님은 가끔씩 일을 도와 드립니까?"
"어렸을 때부터 일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몰라."
"왔다가기는 해도 내가 일을 시키지 안은께."
"왜 안시키셨어요."
"공부허라고."
 
혼자 땅을 파고 있는 김종식(71)할아버지. 평생을 흙을 일구며 살아지만 자식들 만큼은 손발에 흙 묻는 것은 반대하면서 살아왔다고 한다. 할아버지의 꿈처럼 자식들은 흙묻치지 않고 살아가는 자리에서 생활하지만 이제는 나이가 많아 일을 많이 못한다며 "허허" 웃으신다. 신토불이가 더 좋은데, 우리아버지의 세대는 어쩌면 저렇게 똑같을까 하는생각이 든다.   
 
변비에 좋은 취나물
 

 
청암 들녘을 조금 더 가자 중량마을이다. 진상면은 유난히 취나물을 많이 재배한다. 봄나물하면 쑥, 냉이나물도 있지만 '취나물'은 빠질 수 없는 봄나물이다. 취나물은 주로 야산에서 볼 수 있는 야생초다. 이곳서는 야산 인접한 텃밭에 야트막한 비닐을 덮어 이른 봄부터 시장에 출하를 하였다고 한다.         
 
지금 취나물이 제철이라고 한다. 노지에 야트막한 비닐하우스를 덮어 푸르름를 자랑하는 취남물이 싱싱하게 보인다. 이른 봄 비닐하우스에서 출하되는 취나물은 높은 가격을 받았다고 한다. 날씨 따스해지면서 늘어난 나물 양 때문에 7천원 받았던 취나물이 kg 당 3천원에 거래된다고 한다.
 

 
"요걸 좀 매 데쳐야 되요."
"뜨거운 물에 팔팔 끊은 물에 넣으며 는 이 뒤집어 가지고 끝대가 말캉하니 될 때 까지 삶은 다음에 찬물에다가 씻어서 참기름 좀 넣고 깨 막 비벼 넣고 조선간장 좀 넣고 마늘 좀 다져 넣고 그래갔고 막 조물조물 하면은 맛있어요."
 
시장에 판매할 취나물을 채취하고 있던 박영심(55)씨는 군침이 돌게 취나물 요리방법을 설명하여 준다. 그는 갑상선 암수술을 받았다고 한다. 의사의 권유로 때마다 취나물을 거의 먹는다고 한다. 비빔밥에 넣어 먹으면 맛도 있고 변비에도 좋다고 한다.
 
취나물은 풀보다 약하고 한다. 그래서 잡초와 함께 자라지 못한 취나물 밭의 잡초는 일일 손으로  제거를 하여야 한다고 한다. 예전에는 소나무 낙엽을 거름으로 사용도 하였지만 지금은 소가 만든 소똥 두엄을 밑거름으로 사용한다고 한다. 그리고 취나물에는 농약 같은 것은 일절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쌈꺼리, 나물류로 먹는 '취나물은 오장의 기운을 고르게 해서 소화를 촉진 시키고 정장작용이 있어서 만성변비에 사용하기도 한다'고 동의보감에서는 기술하고 있다. 봄의 맛 취나물의 풋풋한 향기에 젖어 춘곤증을 이겨보는 것은 어떠세요.
 
▲ 봄 보약, 취나물 지난 2일 광양 진상 취나물 수확을 영상에 담았습니다.
ⓒ 조도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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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u포터에 송고했습니다.


태그:#취나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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