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댐 아래에 위치한 진주시는 이미 몇 차례 물에 잠긴 적이 있고, 댐이 증축되면 남강댐은 더욱 더 위협적인 물폭탄이 될 것이다
▲ 남강댐 전경 댐 아래에 위치한 진주시는 이미 몇 차례 물에 잠긴 적이 있고, 댐이 증축되면 남강댐은 더욱 더 위협적인 물폭탄이 될 것이다
ⓒ 수자원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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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과 홍수를 핑계로 정부가 다시 댐 건설 계획을 들고 나왔다. 사상 최대 규모로 예상되는 올 추경에 국토해양부가 4대강 정비사업의 댐및홍수조절지 건설로 영월댐(동강댐), 남강댐, 송리원댐, 달천댐 등 6곳의 댐 및 홍수조절지 건설을 발표한 것이다. 그러나 신규로 건설하려는 댐이 과연 가뭄과 홍수에 효과적인 대책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한 정부의 검토조차 없이 사업이 추진되려하고 있어 매우 우려스럽다.

정부는 수십 년 동안 댐과 제방 건설에 막대한 비용을 들여왔다. 그러나 오히려 피해는 계속 늘어났으며, 댐과 제방을 중심으로 한 그동안의 치수대책이 더 이상 효과적이지 않다는 것을 인정했다. 이에 옛 건교부는 치수 정책의 방향을 배후 습지와 천변저류지 확보 및 하천 길의 복원으로 잡았다. 또한 수자원장기종합계획에 따르면 2016년 최대가뭄을 기준으로 했을 때 부족한 물의 양은 5억 톤으로, 지금 체계에서 충분히 수급 가능한 수치이다. 현재 가뭄을 겪고 있는 지역이 도서와 산간 고지대로 댐이 건설되더라도 물 공급을 할 수 없는 곳들임을 감안하면, 새로 건설될 댐의 타당성에 의문이 든다.

남강댐의 경우 홍수조절 능력과 댐 저수량 증대를 목적으로 증축할 계획이며, 추가 확보되는 양은 일부 부산으로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이미 댐 건설 후 몇 차례 물에 잠긴 바 있는 인구 34만의 진주에 댐은 위협적인 물폭탄이 될 것이다. 또한 영월댐은 동강 천혜의 자연과 댐 안정성, 그리고 효과에 대한 문제들이 제기되면서 9년 동안의 사회적 논란 속에 2000년 백지화되었다. 각 댐들은 모두 이러한 사업 자체의 타당성에 대한 문제와 추진 과정에서 많은 사회적인 비용을 발생시킨다. 그러나 정부는 댐에 대한 어떠한 근거도 타당성도 검토하지 않은 채 댐이 모든 물문제의 해결책인 것처럼 주장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더 이상 댐을 지을 곳이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20만개에 달하는 크고 작은 댐이 전국에 산재해있다. 국토 면적 대비 세계 1위에 달하는 수치다. 그러나 정부는 추가로 댐을 건설하면서 더 이상의 댐이 필요한지, 새로운 댐이 용수확보와 홍수예방의 기능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지에 대한 검토조차 없다. 댐 건설에는 막대한 비용과 심각한 환경영향 그리고 사회적인 분열과 혼란이 뒤따른다. 지금껏 사회적인 합의 없이 추진된 댐 건설의 비용이 최고 17배까지 상승한 사례도 있다. 정부는 계획 발표 후 소모적인 사회적 논쟁을 반복하지 않으려면 보다 신중한 연구와 검토를 선행해야 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강의친구들 블로그(http://riverfriends.tistory.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댐, #4대강정비사업, #영월댐, #동강댐, #남강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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