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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마을 요가수련실. 내 몸을 가꾸는 일을 넘어 우리 마을을 건강하는 만들어가는 일에 마음을 모으는 이들이 새벽 수련을 하고 있다.
▲ 아름다운마을 요가수련실. 내 몸을 가꾸는 일을 넘어 우리 마을을 건강하는 만들어가는 일에 마음을 모으는 이들이 새벽 수련을 하고 있다.
ⓒ 주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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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을 마치고 새로운 날을 시작하는 새벽. 가장 활기차야 할 시간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피곤에 찌든 도시인에게 동이 터오는 때는 그리 반갑지 않다. 내 몸은 어제 쌓인 피로가 풀리지 않았다고 호소하는데, 시계는 일어나 일터로 나가라고 재촉한다. 꾸역꾸역 짐 챙겨서 나가는 발걸음이 결코 가볍지 않다.

떠밀리듯 집을 나서 지하철을 타려는데, 제약회사 광고가 눈을 사로잡는다. "만세"를 연발하는 사람들. '나도 저 약 먹으면 저렇게 활력을 얻으려나.' 잠시 생각하지만 포기한다. 그런 생각에 양약, 한약, 민간요법까지 다 동원해보았지만, 피로는 여전하지 않았던가. 쉴 새 없이 반복하는 "만세" 소리에 살짝 짜증까지 난다.

약으로 쥐어짜듯 기운을 올리지 않으면 어떤 방법이 있으려나. 우리 마을 몇몇 사람들이 선택한 길은 새벽 요가 수련이다. 청수탕 건너편 청룡빌딩 3층에 자리 잡은 아름다운마을 요가수련실에서 6시부터 한 시간 가량 굳은 몸을 풀고 몽롱한 정신까지 일깨운다. 동작 하나하나 따라 하다보면 처음엔 내 몸이 내 몸 같지 않아서 놀라고, 어느 순간 굳은 몸이 부드러워져서 놀란다. 이렇게 한달 두달, 한해 두해 수련하면서 정돈되고 활기를 얻는 일상 때문에 또 놀란다.

물론, 몸을 바꾸는 것은 담배나 커피 같은 기호식품을 끊는 것 이상으로 어렵다. 평생 몸에 익은 기질을 바꾸고 생활하며 붙은 좋지 않은 습관을 덜어내는 게 호락호락한 일은 아니다. 낮에 열심히 일하고 밤에 제대로 쉬는 생활이 자연스럽지만, 이 당연한 기본을 지키며 사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밤에 제대로 쉬지 못하고 계속 일한다(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 피곤이 덜 풀려 다음날 낮에도 맑은 정신으로 살기 힘들다. 낮과 밤 모두 정상이 아니다. 특히 도시에서는.

요가로 지친 나를 깨운다

요가는 몸을 자연 상태로 회복해주는 수련이다. 내 몸의 자연스러운 상태가 무엇인지 돌아보게 하고, 실제로 그렇게 살도록 이끌어준다. 낮과 밤이 교차하는 접점에 하는 요가는 생활을 다잡는 데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요가의 특성상 몸만 쓰는 것도 아니고, 고도의 정신 수련만 몰두하는 것도 아니다. 몸과 마음 모두를 동시에 살필 수 있다. 그러다 보면 몸과 마음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서로 영향을 주고받도록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마침 새벽은 몸과 마음을 돌아보기에 좋은, 돌아볼 필요가 있는 시간이 아니던가.

요가의 또 다른 장점은 수련 폭이 넓다는 점이다. 사람마다 차이도 있고, 같은 사람이라도 그날 그날 몸 상태가 다르기 마련이다. 그날따라 특히 더 몽롱하다든지 몸이 더 굳어 있을 수 있다. 요가를 지도하는 김수연 수련실장은 "수련하는 사람들 몸을 살펴보고 강도를 조절한다"며 "호흡을 고르며 같은 동작도 몸 상태에 따라 무리가 되지 않도록 지도한다"고 말한다.

관계 깊게 맺어가는 사람이 된다

아름다운마을 요가수련실은 일반적인 문화센터나 요가수련원과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 사실 요가 수련도 요즘 사람들이 좋아하는 코드에 맞춰 파는 상품이 되었다. 그래서 다이어트에 좋다고, 공부할 때 집중력을 높여준다고 광고한다. 배우는 사람은 눈에 띄는 변화가 빨리 나오지 않으면 쉽게 그만두고 자기 구미에 맞는 강사를 골라 떠난다. 게을러지면 그만두고 마음에 안 들면 옮기는 것을 간단하게 생각한다.

그렇지만 아름다운요가마을은 "요가뿐 아니라 어떤 일도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가르친다. 정성 없이 자기 삶을 대하면서 건강한 변화를 기대하는 건 무리한 욕심이라는 것이다.

조금만 자기 삶과 주변을 돌아보면 이 정도 생각은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을 누군가에게 이야기하는 건 불편한 일이다. 특히 자주 지각하거나 오지 않는 사람과 어떻게 지내는지 나누면서 충고하는 건 더욱 어려운 일이다. 사실 한 명이라도 더 잡아두려고 월말이면 수강생들 눈치 보는 게 문화센터나 수련원 강사들의 처지다. 당연히 듣기 싫은 이야기는 알아서 피한다.

아름다운마을 요가수련실은 이들과 다른 관계를 맺어가고 있다. 운동 잘 하고 땀을 빼고 가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요가 수련 시간 밖의 삶도 동시에 강조한다. 일상이 달라지면 요가 시간을 제대로 지키는 것도 그만큼 수월하다. 그렇다고 요가하는 시간에 잔소리하듯이 생활 지도를 하는 건 아니다. 온 지 얼마 안 되어 관계를 충분히 쌓아가지 않은 상태인데 설익은 충고를 하는 것도 아니다. 관계를 깊게 맺어가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스승과 제자'의 예절을 바탕으로 대화하고 있다.

덕분에 아름다운마을 요가수련실에는 길게 수련한 사람이 많다. 처음 우리 마을에서 문을 연 2001년 즈음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참여한 사람이 서너 사람이나 된다. 윤현경씨는 직장 일정이 바뀌어 중간에 잠깐 쉬기는 했지만 꾸준히 나오고 있고, 마을에서 태껸을 가르치는 김은영 씨도 거의 처음부터 최근까지 참여했다. 그러다가 새벽에 태껸을 하면서 쉬게 되었다.

신은영씨는 임신했을 때 임산부기체조교실에 참여한 것이 인연이 되어 출산 뒤 조금 쉬었다가 지금까지 꾸준히 참여한다. 신명심 씨도 마을로 이사해 참여한 뒤 직장을 쉬거나 바빠져도 꾸준히 참여하는 사람이다. 이들 외에도 수강생들은 한 번 참여하면 좀처럼 들락날락하지 않는다.

이처럼 사제 간 끈끈한 관계를 형성해 가기에 아름다운마을 요가수련실은 요가 기술만을 전달하거나 구미에 맞는 말로 사람들을 유혹하지 않는다. 그래도 항상 정원이 차 있고, 수련을 원하는 대기자가 넘친다. 예전에는 대기자가 7~8명이었는데, 3월 현재 16명이다. 대기자는 신청을 한 뒤 보통 1년 정도를 기다려야 자리가 비어 요가 수련에 참여한다.

단식 등 다양한 수련도 함께

수련을 원하는 사람이 늘었다고 수련 시간을 마구잡이로 늘리지는 않는다. 지금 월‧수‧금요일 새벽 6시에 하고 있는데, 김 수련실장도 한 때는 다른 요일에 한 반을 더 편성할까 고민한 적이 있다. 그렇지만 지금까지는 확장하지 않았다. 매일 새벽 수련을 하러 나오면 집에 있는 어린 가족들에게 엄마의 공백을 너무 자주 주기 때문이다. 지금은 아이들이 많이 성장해서 상황이 바뀌었다.

하지만 마침 요가 수련이 없는 요일 새벽에 태껸 수련을 하는 사람들이 생겨서 무리할 이유가 사라졌다고 한다. 관계를 중요하게 여기는 마음을 요가 수련 사제 간에만 이루어 가는 게 아니다. 마을에서 다른 종류의 수련을 하는 사람들과도 교감하고 있는 셈이다.

한편, 김 수련실장은 마을 안팎에서 요가나 임산부기체조를 강습하고 있다. 최근에는 마을 사람들과 단식 수련을 함께 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몸과 생활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일에 관심을 쏟으며, 스스로도 자연스러운 삶을 살 뿐 아니라 다른 이들에게도 함께 수련하자고 권하는 것이다. 올봄에는 김 수련실장과 함께 몸을 비우고 건강을 채우는 일에 동참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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