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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BS <극한 직업>
 EBS <극한 직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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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장 드라마', '막장 국회', '막장 대학' 이제 또 '막장' 무엇이 나올까?

"막장은 폭력이 난무하는 곳도 아니고 불륜이 있는 곳도 아니다." 며칠 전 석탄공사사장이 '막장'을 비하하지 말라며 항의하고 나섰다. 나올 말이 나왔다. '불륜'과 '폭력'으로 얼룩진 TV드라마를 비판하면서 '막장'이란 표현을 쓰는 것은 자가당착이다. 마치 피로 피를 씻는 격이다. 어제(3.7) 오전 방송된 KBS1 <TV비평 시청자데스크>도 예외는 아니었다. '소위'라는 말을 앞세우긴 했으나 이 표현을 반복적으로 사용함으로써 '막장'이란 표현의 유포에 편승한 꼴이 되고 말았다.

막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듣기엔 남의 신성한 '일터'를 함부로 비하하는 '막돼먹은'
언사가 아닐 수 없다. 시청율에 눈멀어 막 나가는 드라마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소금과 빛이 되는 진짜배기 '막장' 드라마를 소개한다.

바로 EBS <극한직업>이다. 이 드라마에는 '재벌'이나 '꽃미남' 따위는 등장하지 않는다. '막장'이 배경이고 거기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주연 배우다. '막장'은 막다른 갱도의 끝, '극한의 작업공간'이다. 땅 속 '막장'에서는 '광부'들이 일하고 있는 것처럼 바닷속 끝 에서는 '산업잠수사'들이 일한다. 하늘 위 막장도 있다. 지상 100m 상공에서는 송전탑을 짓는 이들과 긴급 전기보수팀이 일하고 있다.

EBS <극한직업>은 그 동안 방송에서 한 번도 제대로 주목하지 않았던 이들의 일터와 노동을 꾸밈없이 생생하게 보여준다. KBS1 <체험 삶의 현장>과 SBS <생활의 달인> 등 직업인의 세계를 옅볼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있지만 '극한의 직업세계'와는 거리가 있다.

<극한 직업>이 다큐멘터리니 따분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해다. 생사를 넘나드는 아슬아슬함이 있고 진솔함과 재미 그리고 교훈도 있다. 그래서 다큐멘터리지만 극본 없는 논픽션 드라마라고 보는 편이 옳을 것 같다.

 EBS <극한 직업>  '옥광산' 편 2008. 3.12 방송
 EBS <극한 직업> '옥광산' 편 2008. 3.12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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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하다보면 안전벨트가 제대로 채워져 있는지 모를 때도 있죠. 깜짝 깜짝 놀라죠. 보편적으로 안전벨트 확인을 하죠. 이게 생명이니까요." <송전탑 편, 2008.10. 1 방송분>

"이 소리는 무엇인가요?"
"활선경보기라고 고압전선에 가면 안전모에 활선 접근 경보기가 울리죠." <긴급전기보수팀 편, 2008. 8.27 방송분>

"작업하러 오면 첫 날 산에 제사를 지내죠, 사고가 안나게 해달라고 빌죠" <벌목 편, 2008.11. 5 방송분>

"8년이나 하셨으면 베테랑이신데요?"
"매번 들어갈 때마다 무서워요." <산업잠수사 편, 2008. 6. 4 방송분>

또 툭툭 던지는 노동자들의 말엔 진솔함이 담겨 있다.

"(하시는 일의) 매력이 뭡니까?", "먹고 살라고 하죠!" <옥광산 편, 2008. 3.12 방송분>

힘들게 벌어도 가족들하고 같이 살고...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으니까 행복하죠. <조선소 편,  2008. 7.10 방송분>

'일단 먹고 살려고 일을 하지만 힘든 일을 해서 후손들이 숲이 잘 자란 것을 보았을 때  산을 잘 가꾸어 놓으셨구나, 할 때 그게 남는 기쁨이지 다른 것은 없습니다. <벌목 편, 2008.11. 6 방송분>

 EBS <극한 직업>  '송전탑' 편 2008.10. 1 방송
 EBS <극한 직업> '송전탑' 편 2008.10. 1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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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때로 그들의 직업을 자조하기도 한다.

"지게귀신하고 광산귀신하고 제일 무섭다고 그랬어요, 떼어 내어 버리기가 제일 나쁘니까 제일 무섭다는 거예요." <옥광산,  2008. 3.13 방송>

하지만 나는 그 자조에 맞장구칠 자격이 없는 것 같다. 아무리 생각해도 나는 그들 만큼의 밥값을 하고 있지는 않은 것 같기 때문이다.

EBS <극한직업>이 진짜 막장 드라마다. 내가 EBS <극한직업>으로 확인한 '막장'은 우리 사회에서 가장 '밥값' 제대로 하고 있는 사람들이 일하고 있는 곳이었다. '막장 드라마'·'막장 국회'·'막장 대학' ?  막장 노동자들 만큼만 하라 그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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