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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피자 한 판은 몇 칼로리가 되나요?"

"글쎄, 얼핏 들은 얘긴데 감자 9킬로그램과 맞먹는다고 하더라. 대충 네 주먹만 한 감자 스무 개쯤은 한꺼번에 먹는 양이 될 거다. 엄청나지?"

"우와, 피자 한 판이 그렇게 칼로리가 높아요. 요즘 들어 피자 마니아였던 우리 고모가 전혀 피자를 안 먹어요. 이제 보니 먹고 싶은데도 몸매관리 때문에 억지로 참았던 거군요."  

 

논술수업 중에 규현이의 느닷없는 질문이다. 녀석은 먹성이 좋고 몸집도 크다. 그래서 그런지 수업 중에 음식과 관련된 질문을 곧잘 한다. 그렇지만 성격이 시원하고 행동이 재빨라서 다소 엉뚱한 질문을 해도 누구 하나 싫어하는 눈치를 보이지 않는다. 그러니 질문마다 세세하게 답변하지 않을 수 없는 노릇이다(그런 까닭에 간혹 배가 산으로 갈 때도 있다).

 

"규현아, 물론 사람에 따라 좋아하고 싫어하는 음식이 다 다르겠지만, 우리가 즐겨 먹는 음식에는 제각각 열량이 들어 있어.

 

탄수화물과 지방, 단백질같이 우리 몸에서 힘을 내는 열량소가 있는가 하면, 칼슘이나 무기질, 비타민처럼 에너지는 내지 않지만 우리 몸의 생리작용을 조절하는 데 꼭 필요한 것들이 있어."

 

"그렇다면 피자에는 열량소가 많이 들었겠네요."

 

"그런 셈이지. 그렇다고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몸에 해로워. 결코 지나쳐서 좋을 게 없다는 뜻이야. 우리 몸에는 냇물이 흐르는 것처럼 필요한 열량을 섭취하는 게 좋아. 물론 그게 힘들지. 그렇지만 높은 열량을 가진 음식을 자주 먹거나 많이 먹게 되면 열량소가 남아돌게 되어 저수지처럼 몸속에 고이게 되지. 그게 바로 비만의 원인이야."

 

"아하, 몸이 뚱뚱해지는 게 바로 그것 때문이었군요."

 

"규현아, 걱정돼? 그렇지만 크게 걱정할 것은 없어. 우리 몸은 스스로를 지켜내는 능력을 갖고 있어. 맛 좋은 음식을 기분 좋게 먹고, 또 적당하게 운동을 하면 몸속에 남아 있는 열량소를 다 소비할 수 있어. 가볍게 30분 정도 걸으면 몸속에 남아있는 지방이 산화(태우기)시작한다고 해."

 

"그렇군요. 매일 저녁을 먹고 나서 엄마아빠가 운동하는 이유를 알겠어요."  

 

그런데 정작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에는 얼마만한 칼로리가 들어 있는 것일까. 1인분 기준으로, 라면 500㎉, 스파게티 360㎉, 떡볶이 400㎉, 자장면 450㎉, 피자 290㎉(1/8조각), 불고기 180㎉, 돈가스 300㎉, 탕수육 320㎉, 잡채 300㎉, 김밥 440㎉, 카레라이스 450㎉, 샌드위치 420㎉, 햄버거 400㎉, 물냉면 450㎉, 설렁탕 220㎉, 만두 380㎉, 칼국수 400㎉, 떡국 480㎉, 비빔밥 570㎉, 오므라이스 580㎉, 맥주 185㎉, 소주 510㎉, 콜라 140㎉, 커피 28㎉ 등이다.

 

 

여러 음식(1인분 기준 열량)들로 대별해 볼 때 역시 피자는 칼로리가 월등히 높은 음식이다. 단지 한 판의 1/8조각만의 열량인데도 대부분의 음식과 비슷한 칼로리다.

 

만약에 서너 조각 이상을 먹어야 한 끼 식사로 만족하는 양이라면? 짐작하건대 실로 아득해진다!   

 

피자, 다른 것보다 칼로리 월등히 높은 음식

 

낱낱이 따져보면 식탁에 차려진 음식들 어느 것 하나도 선뜻 먹기가 겁난다. 몇 가지를 먹지 않아도 금세 하루 권장량에 웃도는 열량을 섭취하고 만다. 눈앞에 맛있는 음식을 두고도 그놈의 칼로리 운운하며 먹지 못하는 것은 차라리 비애다. 

 

음식하나를 먹을 때마다 칼로리를 따지고 먹는다는 그 자체가 또한 스트레스다. 더구나 푸짐한 몸집을 가진 사람들은 오죽할까.

 

그런데도 모든 음식이 다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것은 아니다. 잘 가려먹으면 실컷 맛나게 먹고도 살이 찌지 않는 음식은 얼마든지 있다.

 

그러한 음식은 아무리 배불리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다는 것이 특징. 그것이 바로 된장찌개이나 김치처럼 천천히 끓이거나 익혀서 먹는 슬로우 푸드다.

 

이는 가공식품이나 패스트푸드가 고칼로리로 살이 많이 찐다는 데 비해 슬로 푸드는 조리 시간은 많이 걸리나 건강에 좋고, 몸속에 불필요한 열량소를 남기지 않는 음식이다.

    

"선생님 말씀을 듣고 보니 피자 한 조각 먹기가 겁나요. 당장에 피자나 햄버거를 덜 먹도록 노력해야겠어요. 그렇잖아도 저는 된장찌개와 김치를 무척 좋아하거든요." 

 

"그렇지, 하지만 바쁜 생활을 하는 사람들에게 그게 결코 쉬운 일은 아냐. 대게 주문하면 빨리 나오는 햄버거, 피자는 먹는 것 자체를 즐기지 못하고, 무조건 빨리 먹어서 배만 채울 뿐이야.

 

그러나 슬로우 푸드는 다르지. 일단 식사 시간을 길게 잡아야 하고, 좀 더 느리게, 맛을 음미하고, 즐겁게 음식을 먹는 거지.

 

그래서 음식을 천천히 준비함으로써 마음의 여유도 찾을 수 있고, 정성이 들어간 음식이므로 기분 좋은 식사 분위기를 만들 수도 있지. 또 천천히 오래 음식을 먹음으로써 소화에 부담을 주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음식을 골고루 먹을 수 있으므로 건강에 매우 도움이 돼. 그렇기 때문에 달리 다이어트를 하지 않아도 자연히 정상적인 체중을 유지할 수 있는 식사법이야."

 

"네, 선생님! 알아듣기 쉽게 설명해 주셔서 고마워요."

 

"응, 그렇다고 네가 좋아하는 음식 너무 가려 먹지는 마라. 어떤 음식이든 맛 있게 잘 먹고소화 잘 시키면 그게 보약이다."

 

 

 

 

 

 

 

 

 

 

 

 

 

 

 

 

 

 

 

 

 

 

 

 

 

 


태그:#패스트푸드, #슬로 푸드, #피자, #햄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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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국기자는 2000년 <경남작가>로 작품활동을 시작하여 한국작가회의회원, 수필가, 칼럼니스트로, 수필집 <제 빛깔 제 모습으로>과 <하심>을 펴냈으며, 다음블로그 '박종국의 일상이야기'를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김해 진영중앙초등학교 교감으로, 아이들과 함께하고 생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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