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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 그래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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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 13일 오후 3시 20분]

"행정관이 경찰청에 개인 아이디어 전달해 경고".... 질문 안 받고 공식 인정만

청와대는 한 행정관이 '용산참사 대응에 연쇄살인사건을 적극 활용하라'는 이메일을 경찰청에 보낸 사실을 공식 인정했다.

청와대는 오후 3시 "청와대측의 자체조사 결과 국민소통비서관실의 한 행정관이 경찰청 관계자에게 개인 아이디어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일로 확인됐다"며 "사신(私信: 개인이메일)이긴 하지만 이런 이메일을 발송하는 것은 청와대 근무자로서 부적절한 행위라고 판단해 구두경고 조치를 내렸다"고 밝혔다.

하지만 청와대는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청와대는 민주당 김유정 의원의 폭로와 같은 지침이나 공문을 내린 바 없다"며 '청와대 이메일 지침 파문'이 개인행위였음을 거듭 강조했다.

청와대 공식견해를 밝히러 춘추관에 온 한 관계자는 이와 같은 공식 입장만 밝히고 행사 참석을 이유로 추가 질문을 받지 않고 서둘러 떠나는 바람에 기자들의 원성을 샀다.

'이메일 지침' 발신자는 이기택 민주평통 부의장 아들
청와대 이메일 지침 파문의 주역인 이아무개(36) 행정관은 이기택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 부의장의 아들로 확인됐다.

이 행정관은 이기택 수석부의장의 1남 3녀 가운데 막내다. 1974년생인 그는 케이블방송사 등을 거쳐 지난해 이명박 정부 출범 초기부터 청와대에서 근무했다.

경북 포항 출신인 이기택 부의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고향 선배이자 고려대 상학과 선배다. 2007년 7월 이 대통령 지지를 선언한 뒤 한나라당 중앙선거대책위 상임고문을 맡았다. 지난해 9월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에 임명됐을 때 '보은인사' 논란이 일기도 했다.

[1신 보강 : 13일 낮 12시 20분]

'용산참사 대응에 연쇄살인사건을 적극 활용하라'고 지시한 이메일 협조공문을 13일 청와대가 인정한 가운데, 김유정 의원의 폭로 내용을 공식 부인했던 한승수 국무총리가 국회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곤혹스런 표정을 하고 있다.
 '용산참사 대응에 연쇄살인사건을 적극 활용하라'고 지시한 이메일 협조공문을 13일 청와대가 인정한 가운데, 김유정 의원의 폭로 내용을 공식 부인했던 한승수 국무총리가 국회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곤혹스런 표정을 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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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용산참사 물타기 지시' 의혹이 불거진 지 3일 만에 "문제의 이메일을 보낸 사실이 있다"고 시인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13일 "경위를 파악한 결과, 이아무개 행정관이 개인적으로 경찰청 홍보담당관에게 이메일을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온라인 홍보를 담당해온 이아무개 행정관(국민소통비서관실 소속)으로부터 경위서를 받은 뒤 구두경고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12일)까지만 해도 청와대는 "<오마이뉴스>가 입수했다는 청와대 공문은 청와대에서 사용하는 공문이나 이메일 양식과 다르다"면서 경찰청에 이메일 지침을 보낸 사실을 부인했었다.

하지만 청와대가 이 행정관의 개인행위로 결론을 내려 논란이 예상된다. '정권 차원의 홍보지침'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꼬리 자르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청와대 안에서도 "이 행정관에게 구두징계만 할 경우 후폭풍이 우려된다, 좀더 강경한 인사조치를 취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추부길 전 비서관 "이 행정관은 똑똑하고 일 잘하는 친구였다"

'용산참사 물타기' 내용이 담긴 이메일을 경찰청 홍보담당관에게 보낸 이 행정관은 한때 추부길 전 홍보기획비서관 아래에서 '홍보업무'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행정관은 김유정 민주당 의원의 문건 폭로와 <오마이뉴스>의 이메일 전문 보도가 이루어진 지난 11일 저녁부터 외부와의 접촉을 완전히 차단했다. 그의 개인핸드폰으로 전화를 해도 받지 않았다.

이 행정관은 청와대에 입성하기 전 케이블방송사에서 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박 정부 출범 초기부터 청와대에 근무해온 그는 지난해 7월 청와대 조직개편이 실시된 이후 홍보1비서관실에서 국민소통비서관실로 자리를 옮겼다.

추부길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은 13일 오전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똑똑하고 일을 잘하는 친구였다"며 "주로 홍보쪽에서 일을 했다"고 전했다.

추 전 비서관은 이어 "모든 일을 위에 보고하지는 않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이메일을 보낼 수도 있겠다"며 "각 비서관실마다 권한 유임의 정도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자기 소관의 업무는 스스로 처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추 전 비서관은 청와대 근무 당시 대운하 사업을 주도했으나 지난해 반대하는 세력을 '사탄의 무리'라고 말해 구설에 올랐다가 사퇴했다.


태그:#용산참사 물타기 지시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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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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