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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이상 준비해 온 '인천광역시 대중교통체계 개편'이 지난 1월 30일부터 오는 7월까지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이번 개편은, 비록 인천 내에 한정돼 이뤄지는 개편이지만, 인천 시민들에게는 지난 2004년 7월의 서울특별시(수도권도시철도 포함)의 대중교통체계 개편에 맞먹는, (1981년에 이뤄진 인천의 '직할시 승격' 이후 최대 규모의) 상당히 큰 개편안이다.

이번 인천광역시 대중교통체계 개편의 형태와 명암에 대한 기획기사를, 1월 30일부터 싣고 있다. 당초 1월 30일, 2월 1일, 2월 3일 이렇게 3회 싣기로 했던 연재는, 2004년의 서울 개편과 다르게 예측할 수 없던 많은 '엽기적' 상황이 발생하며 두 편의 본편 이후 '특별편' 세 편과 '진행상황전달' 한 편이 추가된다. 결국, 이번 마지막 편은, 일곱번째 기사다.

금번 연재의 마지막이 될 본 기사에서는, 이번 개편이 가지는 의미를, '취재후기' 형식으로 살핀다. 타 기사와 달리 사적 견해가 다수 포함되는 것이다. 1차 노선개편의 진행과정을 되새기며, 향후 2차 노선개편, 준공영제 도입, 시스템 개편 등의 절차를 설명하며, 개편 이후 대중교통이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 시민과 전문가 등의 의견을 정리해 본다. - <기자 주>

과거 12번은 연안부두를 출발해 동인천, 송림동, 가정동, 부평역 등을 거쳐 일신동까지 가는 장거리 노선이었다. 하지만 12번은 이번 개편을 통해 부평역을 기준으로, 연안부두~부평역 구간을 운행하는 12번과, 부평역~일신동 구간을 운행하는 12-1번으로 나뉘었다. 하지만 분할을 하면서, 환승이 어렵게 한 구조로 인해 많은 민원을 받았고, 결국 부평역에서의 운행 방법을 변경해 환승 편의를 꾀했다.
▲ 옛 인천 12번 버스 과거 12번은 연안부두를 출발해 동인천, 송림동, 가정동, 부평역 등을 거쳐 일신동까지 가는 장거리 노선이었다. 하지만 12번은 이번 개편을 통해 부평역을 기준으로, 연안부두~부평역 구간을 운행하는 12번과, 부평역~일신동 구간을 운행하는 12-1번으로 나뉘었다. 하지만 분할을 하면서, 환승이 어렵게 한 구조로 인해 많은 민원을 받았고, 결국 부평역에서의 운행 방법을 변경해 환승 편의를 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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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광역시 대중교통체계 개편의 '첫 단추'인 1월 30일의 1차 노선 개편도 이제 마무리되어가는 단계이다. 1차 노선 개편을 통해 변경되었던 노선들이, 시민들의 엄청난 민원으로 인해, 재변경되는 과정을 거치더니 이제는 5일 이상 '현상 유지'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2월 5일 이후 추가로 변경된 구간이 있는 노선은 다음과 같다.

<2월 5일 이후 추가 변경노선>
* 3-1번 노선 : 가좌동 구간 변경 (구 3번 운행구간인 '가좌4거리~가좌교회~가좌초교~제물포중')
* 8번 노선 : 옥련동 마을길 및 송도역 삼거리 경유 (옥련터널 미경유)
* 12-1번 노선 : 부평역 회차 경로 변경 (부평역 북측 삼화고속 정류장 정차, 12번 바로 환승 가능)
* 16번 노선 : 옥련터널 경유 (옥련동 마을길 및 송도역 삼거리 미경유)
* 13번 노선, 46번 노선 : 2월 25일 2차 변경시기에 최종적으로 결정 예정, 현재는 기존 구간 운행

2차 노선 개편은 2주일 뒤인 2월 25일에 시행된다. 2차 노선개편의 핵심사항은, (비록 일반적인 간선버스에 비해 100원이 비싸지만) 정류장 간 간격이 2km 정도로 긴, '급행간선버스' 노선 11개(901~911)의 신설이다. 많은 사람들은 급행간선버스가, 인천광역시 내의 중·장거리 이동객을 대상으로, 빠르고 편리한 이동을 도울 것으로 전망한다.

그 외에 간선버스 1개 노선(722)과 순환버스 3개 노선(순환51, 순환81, 순환91)이 운행된다. 이 중, 인천교통공사에서 운행하는 순환버스 노선은 각각 논현·검단·송도 등 신규 개발지역을 순환하는 노선으로, 특히 '순환51번'은 그 동안 짧은 구간임에도 이동이 불편했던 동춘역·소래포구·논현동 지역을 짧은 배차간격(6~10분) 빠르게 이을 노선으로 기대된다.

참고로, 준공영제의 시행 및 준공영제 시행으로 인한 인천광역시 적자노선의 재정 지출에 따른 예정일도, 2월 25일로 예정되어 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준공영제에 반대하는 10개 버스회사가 인천광역시의 무료 보급 방침에도 '통합형 요금징수시스템' 구축 자체를 시행하지 않고 있어, 실제 정상적으로 시행될 수 있을 지는 미지수인 상황이다.

많은 인천버스 이용객들은 과연 1차 노선개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또한, 향후에 계획된 일정 중 이용객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항인 2차 노선 개편과 수도권통합요금제 참여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일까? 더불어, 이 문제를 지켜보는 각 대중교통 전문가들은, 지난 2주일 정도 동안 벌어진 1차 노선 개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이번 마지막 편은, 이러한 점들에 대해 집중적으로 살펴보도록 하고, 더불어 본 기자가 개편과 관련해 여러 경로로 취재를 하며 보고 느낀 점에 대해 '취재후기' 형식으로 정리하는 기회도 갖도록 하겠다. 지난 여섯편을 포함해, 이번 기사까지 총 일곱 차례의 기사로 만난 독자 여러분들에게,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깊은 감사의 말을 전한다. 

[시민 반응 ①] 나는 과연 무엇을 타고 목적지로 가야 하는가?

1차 노선 개편에 대해 시민들은 '어느 날 갑자기 바뀌어 어떻게 갈지도 모르겠다'의 반응과 '바뀐 노선을 숙지하고 버스를 타려고 했더니, 별다른 홍보 없이 또 바뀌어 큰 낭패를 봤다'라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1차 노선 개편 과정에서, 기존 이용객의 불편함에 대한 의견도 없지 않았지만, 그보다도 '홍보가 제대로 안 된 것에 대한 불만'이 더 큰 것이다.

가정동에 사는 김아무개씨는 "종종 만수동까지 갈 때에 7번을 탔는데, 7번 단축에 대해 딱히 들어본 적이 없다가, 동암역까지만 간다는 얘기에 황당했다"라고 밝혔다. 관교동에서 사는 최아무개씨는 "주 1회 남구청에 가는데 이 때 22번을 탔다. 근데 개편 첫 날에, 22번 버스가 제물포역을 지나 좌회전을 안 하고 직진하길래, 직진하는걸 보고 바로 내렸다. 바로 내려 큰 피해는 없었긴 하지만, 버스정류장에는 안내표기조차 없었고, 언론에서도 보도가 없었기에 당황스러웠다. 준비를 제대로 한 건가 싶었다"라고 밝혔다.

국제여객터미널에서 검암까지 17번을 자주 탔다는 최아무개씨는 "17번과 17-1번의 분할과 분할 후 이동경로는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노선을 죄다 잘라놓고, 분할노선들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동인천역에 안내원 하나 없어 이상했다"라고 말하며 "신포시장에는, 안내원과 열람용 안내책자, 배포용 전단지 등이 있었다. 동인천역은, 신포시장보다도 이용객이 더 많은데, 뭔가 이상했다"고 밝혔다. 최씨는 "내가 간 곳만 그랬는지는 모르겠는데, 희한하게도 버스 이용객이 적은 정류장에만 안내원이 있었다"라고 답변했다.

노선이 자주 바뀐 3번(3번·3-1번)과 28번(28번·28-1번)은, 초반에는 운행승무원(운전기사)과 버스회사를 향한 '항의'가 많았지만, 나중에는 '기사들이 안쓰럽다'는 반응이 많아지는 기현상(?)도 생겼다. 송림동 집에서 진료 차 정기적으로 인하대병원에 다니는 김아무개씨는 "3번을 타고 가다 인하대병원에서 내릴 때 기사들이 타려는 사람들에게 어디까지 간다 답하는데 기사 목소리가 쇳소리였다. 개편 후 꽤 불쌍했다"라고 말하며 "너무 자주 바뀌니, 심지어 '오늘은 어디까지 가요?'라고 농담하는 사람도 보였다"고 밝혔다.

사실 이러한 시민들의 불편에는 시의 책임이 크다는 것이 상당수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노선 개편 후 한 달 반 정도의 기간을 거쳐 종합적인 의견수렴을 통해 노선을 변경한 광주광역시와 달리, 인천광역시는 '집단성 민원이 있으면 곧바로' 노선을 바꿨다. 그 결과 '6일간 5회의 노선 변경'이 이뤄진 3번 계열(3번, 3-1번)을 비롯 '하루살이 노선'이 양산되었다.

'노선의 변경'이라는 정책적 측면은 물론 '변경안 홍보'에 있어서도 문제가 많았다는 지적이다. 사업시행 일주일간 안내물을 배포할 도우미의 당초 예정인원은 500명. 하지만, '500명' 뿐이었던 도우미도, 정원을 다 확보하지 못 해 300여 명만이 활동했다. 정규직 취업은 물론 임시직(아르바이트)조차 찾지 못해 힘든 최근의 사회 모습에 비춰보면, 인천광역시에서 얼마나 홍보 과정에 허술했는지를 파악할 수 있는 사례이다. '노선의 잦은 변경'과 '변경안 홍보 허술'은 지난 2주일간의 혼란이 있게 한 주요한 원인인 것이다.

개편 이후 인천터미널에서 독쟁이고개 인근 집으로 27번을 타고 이동했다는 박아무개씨는 "인천터미널에서 독쟁이고개 구간은 27번과 36번의 노선이 같다. 그래서 아무거나 타던 중 27번이 먼저 와서 탔더니 갑자기 제운사거리에서 직진했다. 돌아서라도 갔긴 했지만 많이 놀랐다"라고 말하며 "회사가 지방에 있어, 요즘엔 종종 인천 집에 올 때에 이 구간을 이용하는데, 딱히 안내문 같은 것을 본 적이 없다. 서울에서 개편할 때에는, 인천시민인 내가 대충이라도 알 정도였다. 과연 인천시는 홍보를 하긴 했느냐"라고 말했다.

인천 부평역에서 촬영한 부천 88번 버스. 인천 버스노선이 수도권통합요금제의 적용을 받지 않으면서, 인천에서는 2007년 7월의 경기버스의 수도권통합요금제 편입 이후 '경기도 면서 버스 골라타기'가 성행했다.
▲ 부천 88번 버스 인천 부평역에서 촬영한 부천 88번 버스. 인천 버스노선이 수도권통합요금제의 적용을 받지 않으면서, 인천에서는 2007년 7월의 경기버스의 수도권통합요금제 편입 이후 '경기도 면서 버스 골라타기'가 성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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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반응 ②] 수도권통합요금제 참여가 왜 그리 늦는 것일까?

시민들은 수도권통합요금제 참여가 늦는 것에도 불만이 많았다. 인천광역시도, 오는 7월부터 수도권통합요금제에 인천버스도 참여한다고 발표했지만, '왜 5개월이나 기다려야 하느냐'라는 의견이 대세였다. 구월동에 사는 윤아무개씨는 "10분 쯤 오르막길을 걸어가더라도, 버스를 타면 왕복 22회 계산해 월 2만원 정도 나간다. 그래서 인천지하철 인천시청역까지 가서 지하철을 타고 서울로 출근한다"라고 말하며 "왜 사람들이 '역세권'을 좋아하는지 서울 살 때는 못 느꼈는데, 이번에 인천에 이사온 뒤로 절실히 깨달았다" 라고 말했다.

논현동에 사는 이아무개씨는 "여기서 동춘역으로 가면 인천형할인제라고 해서 조금 싼 가격에 갈 수는 있다. 하지만, 송내역으로 가는 것보다 편도 30분 이상 더 걸리고, 할인금액도 수도권통합요금제의 이동거리의 증가로 거의 까먹는다. 결국, 조금이라도 싸게 가려 돌아가는 것은 '바보 짓'이고, 서울 가는 것은 '못 해먹을 짓'이다. 인천 살려면 소형 중고차라도 하나 있는 게 낫다는 것을 깨달았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이번 통합요금제가 몇 년째 준비해왔다고 뉴스에도 나오면서 왜 더 기다리라는지도 모르겠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수도권통합요금제 미참여의 경우 서구, 계양구, 부평구 등 경기도 면허의 버스가 활발하게 운행중인 지역일수록 더욱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다. 주요한 의견은 '인천 사람들이 인천 버스가 아닌 경기 버스를 타면, 인천광역시가 여러모로 손해가 아니냐'는 것이다. 이는, 세 구 어느 지역을 가도 공통적으로 들를 수 있었다.

당하지구에 사는 권아무개씨는 "서울의 직장으로 출퇴근할 때, 인천 버스는 다 피하고 김포시 버스인 66번을 탄 후, 검암역에서 정기권을 산 공항철도를 타고 김포공항역까지 가서 서울지하철 5호선을 탄다"라고 말하며 "66번 하차태그 시간과 서울지하철 5호선 승차태그 환승 시간은 다행히도 아슬아슬하게 30분을 맞출 수 있다. 그래서, 수도권통합요금제를 적용받고 다닌다. 근데, 공항철도야 민자 철도라 그렇다 치지만, 왜 인천버스는 수도권통합요금제에 포함되지 않아 인천 땅에서 66번만 타야 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라고 말했다.

집은 산곡동이고 서울 가산동에 있는 직장까지 출퇴근한다는 정아무개씨는 "산곡동이나 청천동에서 멀리 나갈 때에는 부천 버스인 88번을 타는 것이 상식이다. 인천에서 인천으로 가는 데에 왜 인천버스가 아니라 부천버스를 타야 하는지에 대해, 시에서는 생각이나 해 봤는지 모르겠다"라고 말하며, "산곡동·청천동은 88번, 계산동·작전동은 81번, 검암동·공촌동은 66번 등 인천에서 인천버스는 찬밥이고 타지 버스가 우대받는다. 시에서는 '돈이 없다'라고 말하는데 오히려 이런 현재의 상태가 시 재정 낭비가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인천에는 마을버스노선을 운행하던 회사가 시내버스노선을 인수한 경우가 많다. 현재 간선버스노선 운행의 40% 정도는 과거 마을버스노선으로 시작한 지선버스노선 중심의 버스회사가 맡고 있으며, 이는 이번 인천 대중교통체계 개편의 큰 장애가 되었다.
▲ 인천 65번 버스 인천에는 마을버스노선을 운행하던 회사가 시내버스노선을 인수한 경우가 많다. 현재 간선버스노선 운행의 40% 정도는 과거 마을버스노선으로 시작한 지선버스노선 중심의 버스회사가 맡고 있으며, 이는 이번 인천 대중교통체계 개편의 큰 장애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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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반응] 철저하지 못한 준비가 매우 아쉽다

대중교통 전문가들은, 이번 인천광역시 대중교통체계 개편 과정에서 일어난 일련의 문제에 있어, 가장 큰 원인을 '소통의 부재'로 보고 있었다. 노선의 변경에 따른 여러 문제, 수도권통합요금제 참여의 지연, 준공영제 추진 과정에서 벌어진 버스회사와의 갈등 등등에 '연구는 오래 했지만 진짜 필요한 열린 대화는 막상 부족한' 개편이라고 보는 것이다.

교통평론가 한우진씨는 "준공영제 추진에 있어서는 2004년의 서울특별시도 일부 버스회사와의 갈등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서울특별시는 시민들에게까지 이런 사실이 알려질 정도는 아니었다. 알려졌다는 것이 잘못됐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정도로 갈등 양상이 극심했고, 이것이 준공영제의 근간을 위협할 정도로 컸다면 이는 문제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인천광역시가 장기적으로는 경인선과 인천지하철 1호선 등 도시철도를 간선축으로 삼고 시내버스도 광역·간선·지선·순환 등 서울과 같은 형태로 효율적으로 구분하려 했다는 것도 알고 있다. 하지만, 인천광역시는 '간선은 간선답게, 지선은 지선답게' 운행할 수 있도록, 효과적으로 노선을 조정했어야 한다. 특히 인천은, 서울과 달리 간선과 지선의 역할이 뒤바뀐 경우가 많은 곳이라, 이 이해관계의 조정을 확실히 했어야 한다. 현재는, 그게 실패하면서, 비대해진 지선버스업계가 개편을 힘들게 하고 있다. 오래전부터 준비해 시간이 많았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여러모로 아쉽게 느낀다"라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인천 출생의 교통전문가는 "타지에 나와 살고 있지만 인천이 고향이라 인천 대중교통체계에 대해 꾸준히 지켜보고 있다. 그런데 인천은 간선이 간선답지 못하고 지선이 지선답지 못하다. 오히려 간선 중 일부는 지선같고 지선 중 일부는 편도 1시간이 너머가며 간선과 같은 선형이다. 평소 그 점에 대해 많은 문제가 있다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지선과 간선의 역할 구분에 실패하며 지선의 힘은 커졌다. '지선'이라고 하지만 서울과 달리 마을버스요금만 받는 노선이다. 근데 편도 10km가 넘는 노선이 하나도 아니고 여러개라는 게 말이 되는가? 결국, 수도권통합요금제 적용도 안 되는 인천이다보니, 싼 맛에 탄 시민들로 인해 지선버스는 큰 돈을 번다. 이제, 간선버스노선 업계보다 '기득권자'인 지선버스노선 대부분은, 인천 대중교통체계의 정상 발전을 저해하는 '괴물'이 됐다. 이제 커진 괴물은, (알면서 줬는지 모르고 줬는지 모르지만) 영양분을 공급해 준 시를 덮칠 것이고, 싼 맛에 지선버스를 탄 시민들에게도 발목을 잡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옥련동에서 동인천까지 갈 때에는 두 가지 노선이 있다. 하나는 사진의 16번 노선이고 다른 하나는 지선버스노선이다. 하지만, 16번 노선이 용현2·5동 지역을 거쳐 돌아가는 데에 비해, 지선버스노선은 해안도로를 따라 최단거리로 동인천에 도착한다. 그렇다고 16번 노선이 용현2·5동에서 많은 벌이를 하는 것도 아니다. 용현2·5동에서 동인천까지 운행하는 지선버스노선이 있기 때문이다.
▲ 인천 16번 버스 옥련동에서 동인천까지 갈 때에는 두 가지 노선이 있다. 하나는 사진의 16번 노선이고 다른 하나는 지선버스노선이다. 하지만, 16번 노선이 용현2·5동 지역을 거쳐 돌아가는 데에 비해, 지선버스노선은 해안도로를 따라 최단거리로 동인천에 도착한다. 그렇다고 16번 노선이 용현2·5동에서 많은 벌이를 하는 것도 아니다. 용현2·5동에서 동인천까지 운행하는 지선버스노선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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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기 ①] 7회에 걸친 취재와 기사 작성를 이제 마치며 (1)
- 인천광역시 대중교통체계는 서울특별시 대중교통체계를 초월할 수 있을까?

사실, 총 7회에 달하는 '인천광역시 대중교통체계 개편'에 대한 이번 연재 기사는, 급하게 계획됐다. 개편의 '첫 단추'인 1차 노선개편을 바로 코 앞에 둔 지난 1월 29일 오후가 되도록 '개편 준비가 거의 안 된' 모습을 살피며 이번 연재기사를 쓰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물론 '수도권통합요금제 참여 선언'은 과거에 비해 진일보한 결정이다. 하지만, '소폭의 노선 개편'과 '준공영제라 하기 민망한 사칭 준공영제'의 내막을 여러 경로로 접하던 입장에서, '설마 실천마저 문제가 생길까?' 하는 마음에 3회로 잡는다. 그러나 결국 7회가 됐다.

운행구간이 변경되는 노선의 기존 이용객 중 일부가 민원을 올리는 것, 개편 노선이 없는 영종도·강화도 지역에 개편 안내에 대한 홍보가 덜했던 것, 등이야 당연했다. 하지만, 일부 버스회사는 준공영제를 반대하며 시가 '무료 보급'을 약속한 통합형요금징수기의 설치를 거부하였고, 몇몇 버스노선은 안이한 태도로 버스차량을 준비하지 못해(주 : 현재 국내 양대 버스차량 제작사는 주문접수 잔량이 매우 많아 5개월 이상 대기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개편을 하고 싶어도 못 하는' 상황에 다다랐으며, 많은 유동인구가 찾는 주요 지역의 버스정류장에도 바뀐 버스노선에 대한 '운행구간 안내'는 쉽게 찾기가 어려웠다.

직감적으로, 시와 버스회사 둘 다 크나큰 문제가 있으며, 1차 노선개편이 순탄하게 이뤄질 수 없을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 이는, 평소 여러 매체에 교통·여행 분야 기사를 게재해 오며 인천버스체계에는 '타 시·도와는 다른' 많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기에, 더욱 그러했다.

결국, 불행하게도 그 '직감'은 맞아떨어져 1월 30일 이후 지금까지 큰 혼란이 지속됐고, 준공영제의 시행과 통합형요금징수기 도입 등은 지금까지도 완벽히 이뤄지지 못하고 있으며, 버스회사와 인천광역시 양 측이 서로를 헐뜯고 '추잡하게' 싸우는 난타전을 보여준다.

본래 본 기자는 서울에 살며, 2004년에 이뤄진 '서울특별시 대중교통체계 개편'에 대해, 개편 이전부터 다양한 경로를 통해 온 몸으로 접했다. 대한민국에 개념 자체가 생소했던 '통합요금제', 거의 대부분 노선의 운행 구간을 변경한 '노선개편', 일부 버스회사들의 극렬한 반대를 설득하고 대외적 잡음 없이 실시한 '준공영제', 더욱 효과적인 운영을 위한 'BMS·BIS 도입', 교통약자와 오염물질 저감을 위한 저상버스와 천연가스버스의 도입 등은 당시로서는 '혁명적' 변화였다. 더군다나 이는, 인천광역시와 같이 각 분야별로 순차적으로 시행한 것도 아니고, 2004년 7월 1일 첫 차부터 '천지개벽'처럼 모두 싹 바꾼 것이다.

물론, 서울특별시의 개편도, 초반에는 꽤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단 1주일을 채 못가 혼란은 가셨으며, 이제는 대중교통체계 개편의 세계적 모범사례가 되어 '코리아 스탠다드(KOREA STANDARD)'로 자리잡음과 동시에 수많은 외국 시찰단을 서울로 찾게 한다.

이번 인천 대중교통체계 개편의 완료예정일은 7월 1일이다. 7월 1일이 지나면 과거에 비해 나아질 수 있을까? 적어도, 5년 전 서울의 개편보다, 5년 후 실시한 이번 개편이 당연히 나아져야하지 않을까? 개인적으로는 '최종 결과'의 전망은 좀 더 지켜봐야 알 것 같다.

인천에는 도시규모 및 버스대수 등에 비해 저상버스차량이 많다. 특히 15번과 28번의 경우 예비차를 제외한 전 차량이 저상버스차량이다. 더군다나 두 노선은 10대 미만의 소형 노선이 아니라 25대 이상의 대형 노선이다. 인천에서 이제, 타 시도에서는 볼 수 없는 모범적인 대중교통행정을, 저상버스차량 도입 외의 분야에서도 볼 수 있기를 바란다.
▲ 인천 15번 버스 인천에는 도시규모 및 버스대수 등에 비해 저상버스차량이 많다. 특히 15번과 28번의 경우 예비차를 제외한 전 차량이 저상버스차량이다. 더군다나 두 노선은 10대 미만의 소형 노선이 아니라 25대 이상의 대형 노선이다. 인천에서 이제, 타 시도에서는 볼 수 없는 모범적인 대중교통행정을, 저상버스차량 도입 외의 분야에서도 볼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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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기 ②] 7회에 걸친 취재와 기사 작성를 이제 마치며 (2)
- 인천광역시가 고개를 숙여야 할 대상은 다수의 이용객들이다

본 기자는, 비록 지금은 서울에 살지만, 인천광역시에도 일정 정도의 연고가 있다. 인천에 총 10년 정도의 기간동안 살았고, 인천에 소재하고 있는 학교 출신이며, 지금도 인천 연고의 프로스포츠구단을 응원하는 팬이기도 하다. 인천에 많은 호감이 있는 것은 물론이다.

하지만 인천의 대중교통에 대해서는 과거부터 매우 '암울하게' 생각해 왔다. 서울버스·수도권전철·경기버스 등이 모두 참여하는 수도권통합요금제에 인천버스만 '예산문제'를 이유로 참여하지 못했고, 노선체계 또한 검단·검암·계양·논현·송도 등지의 개발 시작 이전의 시스템에 기반을 두고 있었으며, 광역버스 외 시내버스노선 중 인천 바깥의 시·도와 연결되는 시내버스면허 노선은 극히 적었다. 시의 교통행정은 버스회사에 '질질끌려가던' 상황이었고, 버스회사 직원들이 자신들의 목적달성을 위해 백주 대낮에 대로에서 10km 이하의 저속으로 운행하고 선량한 승객을 폭행하여도 시의 조치는 '솜방망이 처벌'일 뿐이었다.

오죽하면 인천광역시의회 의원(연수1 이재호 의원)이 제157회 1차 정례회 시정질문 질의 후 '시 대중교통 정책자문위원 자격으로 위원회에 참석했다 뜻하지 않은 봉변을 당했다. 당시 회의장 분위기는 버스업체대표들의 고압적 태도로 어떠한 결정도 내릴 수 없었다'라며 '버스노선조정을 위해 모인 자문위원들이 로비를 받은 정황이 분명하다'라고 직설적으로 말하고 '지역 버스업체 부당 행위가 도를 넘어섰다'라고(<인천신문> 2007.7.10) 했을까?

사실 본 기자도 시의 '버스회사 우대(및 시민 하대)'를 간접적으로 느꼈던 적이 있다. 작년 1월에 취재(오마이뉴스 교통기사 취재)차 시청을 찾았을 당시에 본 기자는, 인터뷰 도중에 "'조합장님' 오시니 빨리 나가셔야한다"라며 아무 사전언급 없이 당초 약속했던 시간의 절반 이상을 취소당하더니, '떠밀려 나가다시피' 바깥으로 쫓겨났던 경험이 있다. 이후, 밖에서 '조합장의 얼굴이 어떻게 생겼는가?' 하는 이상한(?) 호기심에 몰래 지켜보던 본 기자는, 고위직 공무원이 '조합장'(인천광역시버스운송조합 조합장)을 향해 '90도로 허리숙여' 인사하고, '조합장'은 '자연스레 손을 흔드는', 어처구니 없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인천광역시 홈페이지의 '시정에 바란다' 혹은 '시민불편신고센터 교통불편신고' 게시판에서 교통관련 항의·건의 게시물에 대한 답변을 지켜보면 종종 '성의가 없다'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 심할 경우, 속칭 'Ctrl+v → Ctrl+C'라고 불리는 'Copy & Paste' 답변이, 다수 올라오는 경우도 존재한다. 그래도 이는, 답변을 주로 달 하위직공무원들이 '자신의 권한에 한계가 있고 위에서 시키는 대로 해야 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에, 크게 항의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대중교통정책의 최종 발표를 볼 경우, 각 경우마다 '지역 버스회사에 지나치게 저자세로 일관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이번 개편에서도, 오래 전부터 독점 논란으로 몸살을 앓는 '인하대~주안역' 구간에 한 버스회사에 몰아주기를 시도했다가 다수 시민과 인하대 통학생의 집중적 민원으로 이를 폐기했고, 경쟁을 통해 서비스의 질을 향상시켜야 할 급행간선버스(주 : 입찰을 통해 일정기간 면허를 얻는 '한정면허'의 형태)에 있어 입찰을 받은 버스회사 중 1개사를 뺀 모든 버스회사의 통합을 시도하자 이를 허용했다. 시민을 위한다면 과연 이러한 일들이 일어났을까? 개인적으로는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 본다.

그래도, 준공영제를 반대하는 버스회사의 '호소문'에 대한 '반박문'에서, 인천광역시도 조금씩 달라져 감을 느낀다. 인천광역시가, 이번 개편과정의 험난한 파도를 순조롭게 넘고, '고개를 숙여야 할 대상은 버스회사 이전에 시민'이란 마인드가 생기기를 기대해 본다.


태그:#대중교통, #버스, #인천, #준공영제, #통합요금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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