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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장떡국 닭고기를 장조림해서 양념으로 넣고 끓인 떡국으로 전라도 토속음식이다
▲ 닭장떡국 닭고기를 장조림해서 양념으로 넣고 끓인 떡국으로 전라도 토속음식이다
ⓒ 김용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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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 음식 특징이라면 다량의 양념에서 우러나오는 깊은 맛을 들 수 있다. 바로 감칠맛이다. 떡국도 예외가 아닌데 감칠맛이 뛰어난 편이다. 비결은 '닭장'에 있다.

닭장이라 하면 닭고기장조림을 말한다. 내 어린 시절 소고기장조림은 언감생심이고, 꿩장이나 닭장을 더 많이 만들어 먹었다.

그렇기에 소고기장조림에서는 아무런 향수도 느끼지 못하지만, 닭장이나 닭장떡국을 대할 때면 그 시절의 기억이 떠오르곤 한다.

설을 쇠러 광주에 내려갔다. 막내누나는 닭장을 만들어왔다. 아마 지난 설의 기억 때문일 수도 있다. 포장마차에서 닭장떡국을 팔기에 주문을 했는데 닭장떡국 특유의 풍미가 느껴지지 않았다. 일반떡국이 나온 것이다. 관계자를 불러 이유를 물었는데 대답은 지금도 잊혀 지지 않는다.

“닭장이 떨어져서 그냥 떡국으로 나왔어요. 대신 깎아드릴게요.”

닭장이 동났으면 당연히 와서 손님의 의견을 물었어야 옳다. 더욱 기분 나쁘게 했던 말은 깎아주겠다는 말이다. 손님을 거지새끼로 보지 않고서야 도저히 나올 수 없는 발언이다. 가족 앞이라 조용히 물리기만 했지, 만약 나 혼자였다면 당장에 자리를 박차고 일어서고도 남았다.

어쨌든 누나는 광주사람으로서 또 우리를 그 집으로 인도한데 따른 책임을 느꼈던지, 생전 안해 오던 닭장을 만들어왔다. 만들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토종닭을 잘게 토막 내 국 간장에 푹 조리면 된다. 살과 뼈에서 우러난 육수는 그 자체가 완벽한 양념이 된다. 간이 삼삼하게 스며든 닭고기 먹는 재미도 제법 쏠쏠하다.

닭장을 바로 만들어 사용하는 법은 없다. 설 하루 이틀 전에 만들어서 숙성을 시키는 게 맛의 포인트다.

닭장 토종닭을 잘게 토막 내서 국 간장에 조린다. 떡국의 맛을 돋구는데 아주 그만이다
▲ 닭장 토종닭을 잘게 토막 내서 국 간장에 조린다. 떡국의 맛을 돋구는데 아주 그만이다
ⓒ 김용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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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장 하나면 분주한 명절에 떡국 끓이기는 일도 아니다. 때문에 손님이 찾아오면 즉석에서 떡국을 끓여 대접하곤 하였다.

원래 닭장떡국의 재료는 꿩이었으나 꿩을 구하기 쉽지 않게 되자 닭을 사용하게 되었다. 꿩 대신 닭이 된 것이다. 꿩고기로 끓인 떡국은 생치떡국이라고 한다. 전주 성미당에서는 아직도 생치떡국을 내놓고 있다.

명절 아침에 개운한 닭장떡국을 대하면서 어린 시절의 미각기억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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