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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상에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전기통신기본법 위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 박 모 씨가 10일 저녁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찰청을 나서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인터넷상에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전기통신기본법 위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 박 모 씨가 10일 저녁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찰청을 나서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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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발표는 경제학자와 외환딜러를 폄훼하는 것이다."

12일 검찰이 미네르바로 지목된 박모(31)씨의 글로 인해 정부의 외환보유고가 20억달러 이상 소모됐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헛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검찰의 발표는) 억지고 말이 안 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전성인 교수를 비롯해 많은 경제학자들은 "연말 외환시장의 움직임이 미네르바 때문이라는 검찰의 발표를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시중은행 딜러들도 "연말 외환시장의 거래량이 늘어난 건 환율 관리를 하겠다고 나선 정부의 탓이 크다"고 밝혔다.

'미네르바의 글로 인한 피해=외환보유고 20억 달러 이상 소모'라는 검찰의 성급한 발표가 경제학자와 외환 딜러로부터 "근거가 없다"는 지적을 받는 모양새다. 이에 따라 미네르바 구속에 대한 적정성 여부 논란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

검찰 "미네르바 글 때문에 외환보유고 20억 달러 소진"

검찰 발표에 따르면, 박씨가 지난달 29일 오후 다음 아고라에 '정부가 7대 금융기관 및 수출입 관련 주요기업에 달러 매수를 금지한다는 공문을 보냈다'는 글을 올리자, 외환시장의 거래량이 대폭 늘었다.

검찰은 "보통 오후 2시 30분부터 장 마감시각까지 달러 매수 주문은 하루 거래량의 20% 이내지만, 미네르바가 글을 올린 이날 이 시간대의 달러 매수 주문이 이날 거래량의 39.7%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튿날인 12월 30일 1일 평균 38억 달러인 외환시장 거래량은 폭증한 달러 매수세 탓에 60억달러에 이르렀고, 환율 안정을 위해 정부가 20억달러를 더 지출했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기획재정부를 조사한 검찰은 "박씨의 글이 외환보유고에 큰 손해를 미쳤다"고 강조했다.

기획재정부와 시중은행 외환딜러들에 따르면, 12월 29일과 30일 외환시장은 매우 중요한 날이었다. 한 시중은행 외환 딜러는 "연말 환율에 따라 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비율, 기업의 부채 및 파생상품에 따른 손실 규모가 달라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당시 정부는 연말 환율 관리의 중요성을 내비치며 시중은행과 기업에 달러 매수 자제 요청을 했지만, 12월 29일과 30일 달러 매수가 늘었다. 검찰은 이를 미네르바의 글 때문에 개인들이 달러 매수에 나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연말 달러 사재기의 가장 큰 이유는 정부 탓"

서울 중구 외환은행 본점 딜링룸(자료사진).
 서울 중구 외환은행 본점 딜링룸(자료사진).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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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일개 누리꾼이 외환시장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검찰의 발표는 "억지스럽다"는 게 많은 외환 딜러와 시장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우선 기업이 미네르바의 글에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은 적다. A은행 외환상품부 관계자는 "기업 안에는 외환 관리 전문가집단이 있는데, 한 누리꾼의 글 하나에 기업의 외환 관리가 좌우받았다고 보기 힘들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미네르바의 글이 개인에게 일부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은 없지 않다"는 말한다. B은행 외환 딜러는 "개인들은 환율을 예상하거나 전망하는 게 아니다, 외부적 상황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 12월 30일 개인들의 달러 매수세가 늘었다.

그렇다면 외환보유고 20억달러를 소진케 한 12월 29일과 30일의 달러 매수세 증가가 온전히 미네르바의 글 때문일까?

C은행 외환 딜러는 "연말에 당국이 종가 관리하겠다는 사실이 이미 시장에 퍼져있는 상황에서 원·달러 환율이 내려왔다"며 "개인과 기업이 저가 매수를 기다리다가 외환시장 마지막 날인 12월 30일 사재기에 나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미네르바가 개인들의 투기 수요에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은 있겠지만, 12월 30일 달러 사재기 폭등의 가장 큰 이유는 종가 관리를 공개적으로 밝힌 정부에 있다"고 강조했다.

D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개인은 시장을 이길 수 없다"며 "정부가 종가 관리하겠다는 방향성을 보이니, 연말 반사이익을 얻고 싶은 세력이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학자들 "강만수 경제팀이 더 많은 외환보유고 소모"

경실련은 지난해 10월 28일 오전 청와대 부근인 청운동사무소앞에서 '경제실정 책임, 강만수 경제팀 경질과 거국적 비상경제내각 구성 촉구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전 세계 금융시장 불안을 감안하더라도 국내 상황이 패닉상황으로 치닫게 된 것은 이명박 정부의 대처가 잘못되었기때문'이라며, '특히 강만수 경제팀의 판단미숙에 따른 정책실기와 안이한 대응, 부처간 혼선이 겹치면서 경제위기를 증폭시켰다'고 주장했다.
▲ '만수무강' 장관 이제 그만! 경실련은 지난해 10월 28일 오전 청와대 부근인 청운동사무소앞에서 '경제실정 책임, 강만수 경제팀 경질과 거국적 비상경제내각 구성 촉구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전 세계 금융시장 불안을 감안하더라도 국내 상황이 패닉상황으로 치닫게 된 것은 이명박 정부의 대처가 잘못되었기때문'이라며, '특히 강만수 경제팀의 판단미숙에 따른 정책실기와 안이한 대응, 부처간 혼선이 겹치면서 경제위기를 증폭시켰다'고 주장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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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자들도 검찰의 발표가 "황당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검찰의 발표를 두고 "특정인의 발언에 대해 외환시장이 좌지우지된다는 것은 외환 시장의 합리성을 폄훼하는 것"이라며 "우리나라 외환시장은 그토록 원시적이지 않다"고 밝혔다.

유종일 한국개발연구원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외환시장을 결정하는 요인은 수없이 많다"며 "미네르바의 글이 외환시장에 영향을 줬다는 것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시장 참여자들의 심리를 읽어야 하는데, 그렇게 정교한 (외환시장 분석) 모델은 존재하지 않고,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그는 또한 "(사실상 고환율 정책을 쓴) 강만수 경제팀이 외환시장에 더 영향을 미쳤고, 더 많은 외환보유고를 소모하지 않았느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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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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