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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2월 27일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엄청난 폭격을 가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일로 29일까지 사망한 팔레스타인인 숫자가 345명이었고, 부상자도 1450명에 달했습니다. 해가 바뀌어 유엔이 휴전을 제안했지만 그 중재안도 무시한 채 이스라엘은 미국을 등에 업고 폭격을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폭격을 가하는 이유는 다른데 있지 않습니다. 하마스를 없애기 위해서입니다. 하마스는 1988년 1월 이슬람을 기반으로 결성된 팔레스타인 정치조직이요, 2006년 1월 선거를 통해 집권당이 되었습니다. 그런데도 이스라엘은 미국과 손을 잡고 하마스를 테러리스트라 규정하고, 그들을 섬멸하려고 안간힘 쓰고 있습니다.

 

사실 1947년 유엔총회까지만 해도 이스라엘이란 나라는 팔레스타인에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2차 대전 이후 영국이 물러선 틈을 미국이 비집고 들어서자, 미국을 등에 업은 시오니스트들이 유엔총회를 움직였고, 그 일로 팔레스타인 내에 유대인 국가가 들어서게 된 것입니다.

 

그 일은 유대인들을 위한 정복 전쟁의 길을 터주는 것 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1948년 5월 14일 시오니스트들이 텔아비브에서 이스라엘 국가 건설을 선포한 다음날부터 미국의 지원을 받아 주변 아랍 국가들과 전쟁을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1967년 6월 5일 이스라엘이 이집트와 시리아를 공격하면서부터 시작된 '6일 전쟁'으로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와 서안지구를 지배하게 됩니다. 하지만 가자지구에 2006년 1월 팔레스타인 정치조직인 하마스가 집권하고, 이스라엘과 미국의 숱한 공격에도 불구하고 2007년 6월 하마스가 가자지구를 장악하자, 이스라엘은 미국과 함께 팔레스타인들을 철저하게 고립·구금·살인·폭격을 가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쯤 되면 누가 테러리스트들인지, 어느 나라가 진정으로 전쟁을 조장하고 있는지, 어느 나라가 자신들의 야욕에 더 큰 열을 올리고 있는지 확연하게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이와 같은 사실들은 팔레스타인평화연대가 펴낸 <라피끄 팔레스타인과 나>에 더욱더 명확히 드러나 있습니다.

 

언론부터 기업까지... 미국은 언제나 '이스라엘 편'

 

팔레스타인평화연대가 엮은 <라피끄 팔레스타인과 나>는 팔레스타인에 대한 이스라엘과 미국의 엄청난 야욕과 만행을 들여다 볼 수 있게 합니다. 하마스 정부 탄생 이후 이스라엘이 얼마나 극악무도하게 가자지구를 봉쇄해 왔는지, 그들의 봉쇄가 단순한 봉쇄가 아니라 보건과 교육과 생계 등 모든 유대관계를 차단하는 가장 비열한 통제 수단임을 알게 됩니다.

 

팔레스타인들은 1987년 우리나라의 민주화운동처럼 최루탄 가스를 마시고, 곤봉 세례를 받고, 감옥에 갇히면서, 폭압적인 국가를 향해 구호를 외치고 돌을 던졌습니다. 이른바 자신들의 농토와 주권과 국가를 회복하기 위한 자유의 투쟁이었습니다. 그것을 이른바 '인디파다'라고 부르는데, 그와 같은 자유를 위해 그들은 지금껏 몸부림 치고 있는 것입니다.

 

그것이 때로는 이스라엘 군인을 향해 돌을 던지는 팔레스타인 청소년들의 모습으로, 60대 할머니가 폭탄을 몸에 지닌 채 이스라엘군에 뛰어드는 자살폭탄의 모습으로, 그리고 국지전적인 총격전의 형식으로 비춰지기도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자신들의 땅과 자유와 주권을 회복하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일 뿐입니다.

 

그런데도 어떻습니까? <뉴욕 타임즈>나 <워싱턴 포스트>와 같은 미국 내 주류 언론들은 대부분 이스라엘과 미국 편에 서 있습니다. 더욱이 현재 이스라엘의 국방 예산 가운데 약 20% 가량을 미국이 지원하고 있고, 이스라엘은 그에 대한 보답으로 2009년 미국의 무기 구매에 33억 달러를 쏟아 붓는다는 예산안을 편성했으니, 그들의 가증스런 우의를 충분히 엿볼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이 미국의 이익에 별 도움이 되지 않거나 미국 내 여론이 크게 바뀌지 않는 한 앞으로도 미국 정부의 친이스라엘 정책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미국 내 팔레스타인 연대운동은 팔레스타인인이나 아랍인들의 목소리를 더 잘 드러내고 알리는 한편, 미국인들에게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관계의 진실을 교육하는 것을 주요 활동으로 삼기도 합니다."(182쪽)

 

2002년인가 성지 순례 차 이스라엘 땅을 밟아 본 적이 있습니다. 그때는 팔레스타인에 대한 이스라엘의 극악무도한 폭행과 폭격에 대해서 눈을 뜨기 이전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와 같은 일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이지 깨달았으니, 누군가 성지순례를 가겠다고 하면 말리고 싶은 심정입니다. 진정한 성지는 예수의 뜻을 좇아 평화를 일구는 땅에만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이 책을 통해 스타벅스나 코카콜라, 인텔 등의 기업들이 이스라엘을 물질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으니, 이 기업 제품의 구입도 고려해 봐야 할 듯싶습니다. 그것들을 구입했을 때, 본의 아니게 이스라엘의 무기구입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밖에도 이스라엘의 무기구입과 연을 맺고 있는 기업들이 있다면, 반구매운동을 통해 팔레스타인 평화정착에 힘을 더해주는 것도 좋은 일이지 않나 싶습니다.


라피끄 : 팔레스타인과 나 - 물고기 학교

팔레스타인평화연대 엮음, 메이데이(2008)


태그:#팔레스타인, #하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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