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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해 누가 가장 치열하게 살았을까? 갑자기 이 문제가 궁금했다. 그때 퍼뜩 떠오른 얼굴이 <부천타임즈> 양주승(57) 기자다. 그를 1월 9일 오전 11시께 <부천타임즈> 본사에서 만났다.

 

양 기자는 지난해 3월 17일,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부천 시청 기자실 인분 투척사건’ 주인공이다. 그는 지역 언론 개혁을 요구하며 부천 시청 기자들에게 인분을 투척했다. 이유는, 기자답지 않은 부천 시청 출입 기자들 행태를 세상에 낱낱이 알리기 위해서다.

 

양 기자에 따르면 부천시청 기자들은 출입기자단이라는 사조직을 만들어 관과 유착, 각종 이권에 개입했다. 또, 공보실에 압력을 넣어 그들에게 동조하지 않는 기자들에게 보도 자료 배포 금지 및 행정 광고 집행금지 등을 요청하기도 했다.

 

시청 공보실은 이들 눈치 보기에 급급했다고 한다. 때문에 이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수차례 기사를 통해 비판하고 개선을 촉구했다. 하지만 소용없는 짓이었다. 그래서 똥물로 응징할 수밖에 없었다고 지난 5월 6일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 이후 양 기자는 한동안 유명세를 탔다. KBS, MBC를 비롯한 각종 중앙언론으로부터 집중조명을 받았다. 이 당시를 양 기자는 갑자기 유명해져서 기쁘기도 했지만  얼굴이 너무 알려져서 어깨가 무거웠다고 회상한다. 

 

하지만 곧 시련이 닥쳤다. 양 기자는 인분투척 사건 이후 석 달 만인 6월 23일에 광고주를 협박했다는 혐의와 기자들에게 인분을 뿌렸다는 이유로 구속됐다. 당시, 담당검사는 구속영장 청구서에서 범죄가 중대하고 재범의 우려가 있고 피해자, 중요 참고인에 대한 위해 우려가 있어 구속한다고 밝혔다.

 

양 기자는 ‘절대 그런 일 없다’고 강하게 반발하며 자신을 구속한 것은 표적수사라고 주장했다. 구속되자마자 자신의 정당성을 주장하기 위해 단식투쟁을 계획하기도 했다. 결국 양 기자는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지난 10월 23일 석방됐다.

 

"구치소 수감 중 이유 없이 일주일간 면회금지도 당했다"

 

 

양 기자는 비록 자유의 몸이 되었지만 아직도 억울함을 풀지 못하고 있다. 감옥 갈 때 굉장히 억울해 했는데 지금은 어떤가? 라고 질문하자 이렇게 대답했다. 

 

“지금도 억울하다. 처음, 구치소 수감 됐을 때 일주일간 면회 금지시켰다. 이유를 물으니 수사기법이라고 밝힐 뿐 더 이상 언급도 없었다. 이것이 문제다. 당시, 범죄 혐의는 검찰 나름대로 취합한 상태였고 증거인멸이나 도주 우려가 없는데도 접견 금지시켰다. 이것은 엄연히 인권 유린이다. 지금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소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구치소 내에서 당한 부당한 대우만큼이나 자신에게 내려진 구형에도 불만이 많았다. 양 기자는 정상적인 구형이라면 벌금 50만 원이나 기소유예 정도가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인분을 투척한 것은 어찌됐든 잘못한 것이기에 벌금 정도는 감수할 수 있지만 광고주 협박 등 혐의는 전혀 인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잘못된 구형이다. 기자들에게 인분을 뿌린 것은 어찌됐든 잘못된 일이다. 인정한다. 언론을 통해 사죄도 했다. 하지만 광고주 협박 문제는 이의 있다. 검찰에서 일방적 수사로 죄를 만들었다. 이 점이 억울하다. 특히 T업체를 협박했다는 사실은 정말 억울하다. 당시, 이민선 기자가 협박당하지 않았다는 진술도 인터뷰에서 받아내지 않았나? 하지만 검찰과 재판부(법원)에서는 그 녹취록도  인정하지 않았다”

 

양 기자가 구속되기 직전, 양 기자에게 협박당했다고 검찰에서 진술한 T업체 직원을 전화 인터뷰한 적이 있다. 당시, 그는 협박당한 적 없다고 분명히 밝혔었다. 그 녹취록을 검찰에서 증거로 인정하지 않았다는 것.

 

양 기자는 석방되자마자 항소를 준비, 지난 11월에 ‘1심 재판부가 선고한 형량이 과하다’는 내용의 항소장을 제출했다. 또, 만약 고등법원에서도 자신의 무죄가 밝혀지지 않으면  대법원까지 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법원까지 갈 생각이다. 이쯤에서 멈추는 것이 편할 듯도 하지만 지속적인 언론 개혁 측면에서 볼 때는 계속 싸워야 한다. 또, 광고주 협박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 자체가 내겐  불명예다. 때문에 그냥 넘어 갈 수 없다.”

 

"똥물 맞은 기자중, 기자 생활 포기한 사람도"

 

 

양 기자가 구치소에 있을 때 수많은 사람들이 면회를 했다. 일주일간 접견 금지 기간이 끝나자마자 약 150명이 줄을 서서 면회 날짜를 기다렸다고 한다. 그는 줄 서있는 면회객들을 보며 울분을 가라 앉혔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정당함을 믿어 준다는 생각에서다.

 

하지만 구치소에서 나와 다시 취재 현장에 섰을 때는 두려움도 있었다고 한다. 진실을 모르는 분들이 혹시 피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에서다. 양 기자는 잠시 이 문제 때문에 의기소침해 한 적도 있다고 고백한다. 하지만 걱정은 기우였을 뿐이다. 오히려 만나는 사람마다 격려해 주었던 것. 그 격려 덕에 자연스럽게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며 환하게 웃었다.

 

치열한 1년간 삶이 무의미하지는 않았다. 양 기자가 구치소에 가 있는 동안 부천 시청 기자실에는 작은 변화는 있었다고 한다.

 

기자단 회장은 횡령 및 배임 혐의로 지난 7월 17일 구속되어 징역 1년 6월 실형을 언도받았고 부회장은 변호사법 위반으로 2년 6월을 선고받았다. 또, 총무는 약식 기소돼 벌금 1000만원을 받았다. 그들에게 횡령 배임 혐의가 적용된 것은 광고를 일괄 수주해서 기자들에게 배분하지 않고 회장과 부회장, 총무가 독식했기 때문이다. 회장이 모 주상복합아파트 시행사로부터 받은 광고비는 총 1억1800만원이다. 그 후 나머지 출입기자들에게도 변화가 있었다고 전한다.  

 

“인분투척 사건이후 고통스러웠다고 고백하는 기자도 있고 똥물 맞은 기자 중에는 기자 생활 아예 포기한 사람도 있다. 무엇인가 스스로 반성을 한 듯하다. 부천시 공보실장도 소주 한잔 하며 풀자고 말했다. 예전 같으면 그런 말 하지 않았을 것이다. 똥물 뿌리기 전에도 공보실하고는 사이가 무척 좋지 않았다. 그런데 풀자는 것이 단순히 마음 풀라는 것인지 제대로 된 언론하자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양주승 기자 1년에 박수를

 

 양 기자가 억울함을 풀고 죄 없음을 증명하는 길은 아직도 멀고 험해 보인다. 법정싸움을 이겨서 정당함을 증명하는 것이 그리 호락호락 하지 않기 때문이다. 비록, 법정에서 죄 없음을 아직 증명하지는 못했지만 양 기자는 세상 사람들에게 한마디 말로서 자신이 결백함을 주장한다.

 

“사실(事實)은 인간이 판단하고 진실(眞實)은 하느님이 알고 있다. '사실'과 '진실'은 다른 것이다. 이번 기회를 통해 그 교훈 얻었다. '사실'은 눈에 보이는 현상이지만 '진실'은 눈에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그것을 세상 사람들이 알아줬으면 좋겠다. 나를 모르는 분 중에는 뭔가 있겠구나 의심하는 분도 있을 터. 그런 분들에게 이 말을 하고 싶다. ‘난 결백하다’”

 

양 기자를 만난 것은 지난 2007년 5월 6일이다. 인분 투척 사건 주인공을 인터뷰한 것이 인연이 됐다. 그 후 양 기자가 구속됐을 때는 석방시켜 달라고 탄원서도 작성했다. 협박당했다고 검찰에서 진술한 광고주와 전화 통화해서 양 기자가 죄 없음을 확신했기 때문이다. 그 광고주는 꽤 자세하게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양 기자가 협박한 적 없다”고 똑똑히 말했다.

 

양 기자가 명예를 위해 대법원까지 가는 지난한 법정 투쟁을 결심했다는 말을 들었을 때 내심 기뻤다. 내 판단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양 기자가 보낸 치열한 1년은 지역 언론의 실상을 낱낱이 세상에 알린 시간이었다. 또, 지역언론 발전을 위해, 시민들이 제대로 알권리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고민하게 만든 1년이었다. 치열하게 살아온 양주승 기자의 1년에 박수를 보낸다.

덧붙이는 글 | 안양뉴스 유포터 뉴스에도 송고했습니다.


태그:#양주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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