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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 가득한 자연의 선물 매생이가 제철이다. 감칠맛에 속을 편하게 해주고 소화도 잘되는 매생이국이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한번 맛을 보면 다시 찾게 되는 매생이국은 도대체 어떤 맛일까.

 

사람들은 흔히 부드러운 음식에 대해 "입에서 녹는다"고 표현한다. 아마도 "입에서 살살 녹는다"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음식이 매생이가 아닐까 싶다.

 

매생이국은 비단 실타래와 같이 결이 곱고 부드러워 입 안으로 사르르 스며들듯 넘어간다. 그 뜨끈한 부드러움이 너무 좋다. 한번 먹어보면 누구나 혀끝에 착 감기는 시원하고 부드러운 그 맛에 단번에 매료되고 만다. 매생이는 순수한 우리말로 '생생한 이끼를 바로 뜯는다'는 뜻이다.

 

매생이국은 추워야 제맛이다

 

 

우리나라 남부지방 해안에서 생산되는 매생이국은 추워야 제맛이다. 추울수록 맛이 좋은 매생이는 날씨가 따뜻하면 잘 자라지 않는다. 알칼리성 식품인 매생이는 각종 미네랄은 물론 비타민과 식이섬유·무기질이 풍부한 바다의 영양덩어리이다.

 

매생이는 철분·칼륨·단백질 등이 풍부해서 각종 성인병을 예방해주며 해양 엽록소가 풍부하여 노폐물의 배설을 돕고 피를 맑게 해주는 효능이 있다. 겨울철 청정바다에서만 나오는 해조류인 매생이는 간을 해독시키는 무기질 성분들이 풍부하며 조선시대에는 임금님께 진상하기도 했다.

 

옛날에는 김밭에 매생이가 생기면 김을 망친다고 천대받았지만, 요즘은 매생이가 김보다 훨씬 대접받는다. 어부들은 이런 매생이를 보고 "바다에서 용이 났다"고 한다. 추운 겨울 한철만 생산되어 겨울철 별미였던 매생이가 최근에는 냉동보관 기술의 발달로 두고두고 사시사철 요리해 먹을 수 있게 되었다.

 

물과 햇빛만 먹고사는 매생이는 완전 무공해 식품이다. 매생이국에다 피로회복에 좋은 굴을 넣어먹으면 한층 맛이 배가 된다. 매생이와 굴은 서로 부족한 영양소를 보완해준다. 매생이는 수용성 식이섬유와 칼슘·무기질·생리활성물질이 풍부해 콜레스테롤과 고혈압을 저하시키고 변비에도 효과가 있다.

 

 

정약전 <자산어보>에는 매생이를 "누에실보다 가늘고 쇠털보다 촘촘하며 길이가 수척에 이른다, 빛깔은 검푸르며 국을 끓이면 연하고 부드러워 서로 엉키면 풀어지지 않는다' 맛은 매우 달고 향기롭다"고 기록하고 있다.

 

매생이국을 먹을 때면 으레 전남 강진의 바닷가 횟집에서 먹었던 낙지매생이탕이 떠오른다. 청정바다에서 나온 매생이와 인삼 한 근과 맞먹는다는 뻘낙지가 만나 만들어낸 낙지매생이탕.

 

영양 가득하고 달콤한 매생이와 맥 못추는 사람에게 최고인 뻘낙지는 맛과 영양 면에서 가히 환상적이었다. 매생이의 시원한 감칠맛과 자연산 석화의 부드러움, 뻘낙지의 쫄깃함이 어우러져 만들어낸 오묘한 맛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매생이국 만드는 법을 소개한다

 

주재료인 매생이와 굴을 준비하고 양념재료로는 국간장(조선간장)과 다진마늘·참기름을 준비한다. 매생이 국을 끓일 때에는 물을 가능한 적게 넣어야 한다.

 

① 매생이를 물에 서너 번 헹궈 소쿠리에 받쳐 물을 뺀다.

② 굴은 소금을 넣어 으깨지지 않도록 살살 헹궈 소쿠리에 받쳐 둔다.

③ 냄비에 참기름을 두르고 매생이와 굴·조선간장을 넣어 2분 정도 볶는다.

④ 매생이에 물을 적당량 붓고 굴 물이 우러나오도록 살짝만 끓인다.

⑤ 이때 참기름과 마늘·생강 등을 약간 넣고 조선간장으로 간을 한다.

 

매생이와 생굴은 오래 끓이면 고유의 향이 없어지므로 살짝만 끓인다.

 

곧바로 끓여낸 뜨거운 매생이국은 입안에 착 감기는 맛이 일품이다. 매생이가 입안으로 사르르 녹아들면 가슴이 시원하게 뻥 뚫린다. 아무리 먹어도 물리지 않은 뜨끈한 매생이국, 그 어떤 음식도 속풀이에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태그:#매생이, #매생이국, #낙지매생이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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