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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함 많은 제 기사와 인연을 맺기 시작하여, 결코 짧지 않은 2008년 한 해 동안, 희노애락을 함께 나눠주셨던 모든 독자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여러분 모두가 한마디 한마디 안부와 따듯한 관심, 넉넉한 배려, 그리고 날카롭고 진솔한 말씀과 혜안을 댓글로 아낌없이 나누어주셨기에, 그로 더불어 힘을 얻고 용기를 내며, 지친 삶도 견뎌올 수 있었습니다. 돌이켜보면, 그래서 지난 한 해, 더없이 행복할 수 있었습니다.

올 2008년 지는 한 해를 보내고, 2009년 뜨는 새 해를 맞고 있습니다. 이제 하루도 채 남지 않은, 몇 시간 정도의 2008년을 남겨놓고 있습니다. 지금쯤 제가 아는 분들과 독자들 가운데에도 해가 뜨는 동해나 바닷가, 지리산이나 높은 산을 찾은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그곳에서 설레는 맘으로 2009년의 첫 날, 첫 뜨는 해를 기다리고 있는 분들이 많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지난 한 해동안 보내주신 성원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는 사정이 있어 해뜨는 현장을 안타깝게도 직접 찾지는 못하지만, 올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는 많은 행사들에, 저만의 색채와 방법으로 저도 동참하려고 합니다. 오래 전부터 오늘을 위해 준비하고 모아두었던 그림 가운데 고민해 고른 모네(Claude Monet, 프랑스, 1840~1926)의 "지는 해, 뜨는 해"와 관련한 작품 4점을 함께 감상하고 나눌 것입니다. 올해를 마무리하고 또 새해를 조용하게 준비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제가 소개한 많은 작가들과 아름다운 그림 작품들 가운데, 가장 많은 그림들을 소개한 화가가, 관심 많은 독자들은 벌써 추측하셨겠지만 아마도 인상주의(Impressionism, 印象主義) 화가, 모네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만큼 다양한 빛과 색채, 그리고 색다른 다양한 소재와 변화를 보이는 다양한 주제로 일생의 모든 열정을 그의 그림에서 만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자리를 빌어 모네를 비롯한 많은 화가들의 순수한 영혼과 삶, 그리고 열정적인 창작활동에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표합니다.

순간 순간 변화하는 빛의 흐름을 한 순간에 포착해 캔버스 위로 그대로 옮겨 싣고자 노력했던 화가, 모네를 그래서 많은 비평가들이 '빛의 화가'라고 부르며, 그의 작품들과 업적을 높이 평가합니다. 빛의 마술에 걸려 한평생 실외의 자연과 그런 현장의 빛만을 쫒아다녔다고 해도 지나친 표현이 아닐 만큼, 생생한 빛과 인상적인 풍경을 화폭에 옮겨 담아냈던 화가입니다.

모네의 초상화  .
▲ 모네의 초상화 .
ⓒ m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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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주의라는 표현과 용어 자체도 물론 그 흐름의 선구자로 평가받기에 충분한 모네의 그림 하나에서 시작되었습니다. 1874년, 실증주의(positivism)와 사실주의(realism)의 흐름이 주류이던 당시에는 파격적인 작품으로 평가, 인정받지 못하던 인상파 화가들이 독립적으로 "앙데팡당 전시회, 독립전(Independant)"를 개최하면서 계기가 되었습니다.

인상주의 화가, 모네가 전해준 연하장

그의 이 첫 번째 전시회에서, 당시 샤리바리 잡지사(the Charivari)의 기자였던 루이 르로이(Louis Leroy)가 그의 작품, "인상, 해돋이(Impression, sunrise)"를 본 후, 느꼈던 시각적 인상을 전달하기 위해, 작품의 제목을 따라 '인상주의자들의 전시회'라는 조롱섞인 기사로 소개하고, 용어를 사용한 것이 오히려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 후, 모네를 중심으로 한 화가집단에 이 인상주의란 이름이 붙여진 것입니다.

이렇듯 당시의 의미는 부정적으로 쓰였습니다. 그러나 모네는 그 후에도 빛을 사랑하고 동경하여 그 포착에 그의 일생과 열정을 다 바칩니다. 뽀얀 아침 안개와 빛으로 물드는 일출의 바다, 은비늘처럼 빛에 반짝이는 포플러나무, 정원 내 연못의 수련, 해돋는 국회의사당, 루앙 대성당, 바닷가의 교회풍경, 지붕처럼 쌓아올린 노적가리 등 사물 본래의 특징보다는 빛에 의해 변화하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진동하는 대기의 양상을 주로 연작으로 많이 표현하였습니다.

이 기회에 연작 그림을 많이 남긴 모네의 "정원" 관련 그림과 그의 멋진 자화상 그림들을 비롯하여 앞에서 소개했던 "포플러나무 관련 작품"들도 함께 비교하여 살펴보시면 좋을 듯합니다. 모네의 약력과 작품활동에 대한 소개도 그 글들을 참조해주시길 바랍니다.

라바코트 세느강의 해넘이 (Sunset on the Seine at Lavacourt, Winter Effect), 1880, Musee du Petit Palais, France
▲ 라바코트 세느강의 해넘이 (Sunset on the Seine at Lavacourt, Winter Effect), 1880, Musee du Petit Palais, France
ⓒ m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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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세느강의 해넘이(Sunset on the Seine in Winter) 1880, Private collection
▲ 겨울 세느강의 해넘이(Sunset on the Seine in Winter) 1880, Private collection
ⓒ m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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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연작을 즐겨 그렸던 모네는 다양한 시간과 계절, 대기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자연의 모습과 하나의 풍경을 묘사하였습니다. 즉 변화하는 풍경과 그러한 변화가 일으키는 감각적인 인식을 포착하는 데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오늘의 여섯 작품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모네의 작품은 그림 하나가 "순간적으로 정지된 풍경"을 옮긴 것이 아닌, 시대와 공간을 초월한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영상을 보는듯한 착각에 빠져들곤 합니다.

기온의 차이와 감각적인 인상을 색채현상으로 다르게 포착한 연작

19세기에 모네를 비롯한 화가들이 점차 그림을 야외에서 완성하기 시작하면서 순간적인 기후의 인상을 묘사하는 것이 주된 관심사가 되었습니다. 물론 야외 스케치는 이보다 훨씬 오래전부터 화가들의 기본적인 수련과정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때까지만 해도 다른 선배화가들과 마찬가지로 화실에서 그림을 완성하였습니다.

그런데 19세기 말의 인상주의 화가들은 야외에서 직접 자연을 보고 그린 스케치와 같은 작품을 진정한 완성작이라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들은 야외에서 느낄 수 있는 색채현상과 표면적인 감각의 효과를 조금 더 직접적인 시각적 인상으로 제시하고자 노력하였습니다. 그러므로 많은 인상주의 화가들은 프랑스 북부나 파리 근교의 시골과 노르망디, 브르타뉴 등 자연과 더불어 가까이에 거주하며 그림을 그렸습니다.

이렇게 인상주의 화가들은 시골과 전원 풍경이 가득한 마을에서 변화하는 기온과 급변하는 기후의 양상을 관찰하며 그러한 변화들을 포착하여 화폭에 담았습니다. 이와 같은 프랑스 화가, 모네의 그림그리는 현장에 관한 기자들의 생생한 기록에 의하면, 얼어붙은 눈 속에 이젤을 세워놓고 두꺼운 옷을 겹겹이 껴입은 채 장갑을 낀 손으로 그림을 그렸다고 전합니다.

이처럼, 현장을 찾아다닌 모네의 열정과 노력은 위 세 그림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1880년인 같은 해, 같은 장소, 같은 시각, 같은 구도로 그려진 위 세 그림은 빛의 강도와 흐름, 그 효과만이 다르게 포착되었습니다. 첫 그림에서의 저녁 해넘이는 붉은 색채로 따듯하게 표현된 반면, 세 번째 그림에서의 해넘이는 푸른 감청색 그림자를 통해 겨울의 차가운 빛을 대조적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아카의 해뜨는 바다풍경(Sunrise aka Seascape) 아카의 해뜨는 바다풍경(Sunrise aka Seascape), 1873, Private colletion
▲ 아카의 해뜨는 바다풍경(Sunrise aka Seascape) 아카의 해뜨는 바다풍경(Sunrise aka Seascape), 1873, Private colle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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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 해돋이(Impression, Sunrise) 1873, Private colletion
▲ 인상, 해돋이(Impression, Sunrise) 1873, Private colletion
ⓒ m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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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들, 특히 인상주의 화가들에게 있어서 "특별한 장소"란 의미는 그 장소의 빛, 즉 그 곳과 그 풍경의 빛이 얼마나 뜨겁고 강렬한지, 아니면 얼마나 희미하고 차갑게 퍼져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이처럼 빛의 묘사는 인상주의 화가들에게 특히 더 중요하며, 태양의 직접적인 광선이나 달빛이 그림의 주제들을 비추는 방식을 묘사하는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청록색의 싸늘한 해돋이와 주황빛의 따듯한 해넘이 연작

모네가 86세의 짧지 않은 생애를 살아오며 그의 노년 약 10년 동안, 시력을 잃은 채 살 수 밖에 없었던 이유 가운데 하나는 바로 위의 작품에서처럼 빛을 따라다니며 그 인상을 포착해냈던 평생의 열정과 신념 때문입니다. 특히 맨 마지막의 "인상, 해돋이"라는 제목의 작품은 그가 인상파라는 최초의 평가와 함께 인상파 화가로 분류되는 계기가 되었을 정도였기 때문입니다.

위에서도 볼 수 있는 것처럼, 햇빛의 강도는 구름층이나 그 밖의 다른 대기 조건에 따라 부분적으로 변화하며, 하루를 주기로 변화하는 순환과정에 따라 부분적으로 변화합니다. 모네는 새벽의 첫 여명이 밤하늘을 뚫고 구름의 아랫면과 돛단 배들의 실루엣, 바다의 물결에 비추는 장면을 탁월하게 묘사하였습니다.

이처럼, 모네를 비롯한 다른 화가들도 밤과 낮, 또는 새벽과 황혼을 대비적인 주제로 그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러한 그림들에서는 위 모네의 해넘이와 해돋이처럼, '변화하는 빛의 묘사'가 잘 드러나 있으며, 그런 묘사가 돋보입니다. 이러한 회화적 전통의 정상에 위치하는 모네는 아침의 싸늘한 청록색 대기로 물든 해돋이 장면과 저무는 태양의 따듯한 주황빛이 감도는 해넘이 장면을 연작으로 남긴 것입니다.

그림을 한 점, 한 점씩 세세하게 살펴보며 감상하다 보면, 빛의 변화를 순간적으로 포착해낸 그의 섬세하면서도 거친 붓질을 실감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빛의 다양한 색채와 시시각각 변화하는 오묘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 더욱 즐겁고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더불어 해넘이와 해돋이를 바라보며 숙연하고 차분하게 남은 이 해를 정리할 수 있어 감사드립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뉴스앤조이와 초하뮤지엄.넷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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