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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재단 기후변화센터와 일본 시민단체 피스보트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아시아 민간교류 프로그램, 피스앤 그린보트가 11월 20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된다. 한국측 300명, 일본측 300명이 함께 크루즈를 타고 아시아 주요 지역을 방문하는 피스앤 그린보트는 참가자들이 평화의 소중함을 재확인하고 환경친화적인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평가받고 있다. <오마이뉴스>는 환경재단 기후변화센터와 함께 '피스앤 그린 피플'이란 주제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본다. [편집자말]
다행스럽게도 운전면허 없습니다. 따라서 물론 자동차도 몰고 다니지 못합니다. 기후변화시대, '대중 교통 이용' 구호에 본의 아니게 떳떳해진 개인사입니다. 헌데 이런! 아무 생각 없이 즐기고 있는 고기 소비에 일침을 맞을 줄은 몰랐습니다.

"파차우리 박사는 '쇠고기 1㎏을 만드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36.4㎏ 발생한다'며 '이는 승용차로 250㎞ 주행할 때 나오는 양'이라고 말했다. 에너지로 따지면 100W 전구를 20일 동안 켜놓는 셈이라고도 했다. 따라서 자동차 사용을 절반으로 줄이는 것보다 고기 소비를 반으로 줄이는 게 지구온난화를 막는 데 더 효과적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지난 4일자 <한겨레> '조홍섭의 녹색살이'를 통해 접한 충고입니다. 조홍섭(51) 환경전문기자. 평소 환경 문제에 관심이 있다면, 한 번쯤 들어봤을 이름이죠. 새만금·매향리·천성산 등 수많은 환경 분쟁지역을 20여년 누비고 다닌 경력부터 <한겨레> 최초로 부장이란 직책을 스스로 반납하고 계속 기자로 남게 해달라고 했다는 전설까지…. '피스앤 그린 피플'을 핑계삼아 그를 만나고 싶었습니다.

인터뷰 요청할 때마다 공교롭게도 '지하철'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 이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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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지난 5일 통화 내용. "조홍섭 기자님이시죠?" "그렇다"는 대답이 주위 소음에 묻혀 잘 들리지 않습니다. 지하철 안이랍니다.

다시 8일 통화. 주말인데, 또 시끄럽습니다. 역시 지하철, "환경과 공해 연구회 생태 나들이 가는 길"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11일, 한겨레신문사에서 만나자마자 첫 질문은 이랬답니다.

- 자동차 없으신가봐요?
"아닙니다. 차는 있어요. 그런데 갈수록 할 일이 많은 것 같아요. 기사 써야지, 사진 찍어야지, 필요하면 캠코더 들고 다녀야지, 운전까지 하려니까 죽겠더라고요. 가능하면 차 안 갖고 다니려고 해요. 서울이란 대도시에서는 차 없는 게 더 편하잖아요? 운전을 하지 않으면, 양손도 자유롭잖아요. 자료나 책도 이동하면서 읽을 수 있고."

액면 그대로 들리지 않습니다. 무슨 특별한 이유를 기대하고 왔습니다. 기자 이전에 1970년대 말 공해반대운동에 참여했던 그의 이력이나 <한겨레> 최초라는 전설을 듣고 왔기에 더욱 그랬습니다. 억지를 써 봅니다. 그래도 무슨 계기가 있었을 것 같은데요?

"아내도 환경운동가입니다. 결혼할 때 '공해 반대 운동하는 부부' 이런 식으로 한 여성잡지와 인터뷰를 했어요. 그때 그만 '우리 부부는 자동차 안 갖겠다'고 해버렸네(웃음)? 결국 빈 약속을 한 셈이죠. 언론사 환경이 '느린 삶'과는 잘 맞지 않잖아요. 그래서 멀리 현장 취재 갈 때만 자동차를 이용한다는, 일종의 타협을 한 거죠. 글로는 환경 실천을 이야기하면서 생활 속에서 잘 뒷받침이 안 되는, 그런 딜레마가 사실 있어요."

사회부장 직책 반납 "그저 내가 좋아하는 선택한 것 뿐"

그런 딜레마 하나에서 멈췄으면 좋았을 것을. "음식도 안 가리는 편이고, 취재하다 급하면 패스트푸드도 먹을 때가 있다"고 자진납세까지 합니다. 다른 분야도 그렇겠지만, 특히 환경기자는 자기 검증 또는 생활 검증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런데도 왜 꼭 환경전문기자를 고집하는지 말입니다.

"특별한 이유 없어요. 숙명이라고 할까요? 학교 다닐 때부터 지식인으로서 이 사회에 기여하는 방법의 하나로 환경운동을 잡았어요. 그 후 살아오면서 문제가 해결되긴커녕 자꾸 문제가 더 퍼지고 세계적으로 넓어지는 것을 목격하면서, 의무감도 더 강해졌다고 할까요. 공부만 하고 편히 살아온, 사회적으로 혜택받은 사람이 사회에 돌려줘야 할 책무라고 생각합니다.

<한겨레>도 환경전문기자 하겠다고 입사한 것인데, 우리나라 신문이 전문기자가 계속 활동할 수 있는 그런 시스템은 아니잖아요. 그래서 사실 중간에 과학·사회부 데스크, 마지막에는 부국장 등 여러 직책을 거쳤죠. 순수한 형태의 전문기자라기보다 기존 기자가 전문기자로 바뀌어가는 과도기적 형태라고 할까요? 중간에 갈등도 있었죠. 요즘과 다르게 '환경'이 그렇게 인기있는 분야도 아니었고, 그래서 독점할 수 있었던 것뿐입니다."

- 사회부장 직책을 반납하고 굳이 환경전문기자로 남은 이유가 궁금하던데?
"우리 회사, 부장 하는 것 별로들 좋아하지 않아요(웃음). 저 스스로 문제를 파헤치는 스타일이라서 관리직과도 잘 맞지 않구요. 그저 평생 글을 쓰고 연구하고 이런 걸 좋아하기 때문에, 자기 좋은 거 한 거죠. 뭐. 아직 알려야 할 것이 많잖아요."

"환경도 보존하고 개발도 하고? 세상에 공짜는 없다"

- 무엇을 알리고 싶습니까?
"다소 지루하거나 딱딱할지라도 뿌리까지 알리고 싶습니다. 예를 들면 건강에도 좋은 등푸른 생선으로 시작하죠. 다음은 '초식성 생선을 먹으면 어떨까요'로 나아갑니다. 육식 생선용 사료를 만드는 데 세계 어획량 3분의 1이 사용되니까요. 결국 세계 기아 문제까지 관련된 문제입니다.

이런 문제까지 생각하며 생선을 고르는 실천을 할 수 있도록 언론인이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실천의 목적은 우리가 사는 삶, 이 세상에 대한 깊은 눈을 얻는 것입니다. 그런 깨달음을 통해 근본적 잘못을 고치기 위한 운동도 하고 투표도 할 수 있잖아요. 언론인이 기여해야 할 대목도 바로 여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현 정부의 이른바 '녹색성장'이 그의 눈에는 어떻게 보일까요? 그는 11일자 <한겨레> '조홍섭의 녹색살이'를 통해 "현 정부는 '녹색'과 '친환경'을 입에 달고 다니지만 실제로는 그 반대로 간다"면서 "'녹색성장'이 공허한 눈속임이 되지 않으려면 실천이 뒷받침되어야 하고 신뢰를 얻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 현 정부에 대한 '녹색성장' 비판을 좀 더 보충하신다면?
"세상에는 공짜가 없어요. 환경도 보존하고 개발도 하는 식으로 쉬운 타협은 없습니다. 그런데 지금 정부가 어떤 식으로 홍보합니까. 마치 에너지 쓰던 대로 다 쓰면서도 선진국이 되는 양 환상을 자꾸 심어주잖아요. 상당히 고통이 따르는 실천이 담보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사실을 명확히 알려주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 정부가 그저 놀라울 따름입니다. 물론 자동차 타지 않는 것 중요하죠. 허나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동차 도로 잔뜩 넓혀놓고 자동차를 타지 말라는 정책이 잘못됐다는 것입니다. 자꾸 길은 뚫어 놓으면서 '요일 제한 지켜라' 이 자체가 모순이라는 거죠. 철학이 빈곤합니다. 현 정부가."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 이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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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기업·언론을 상대로 환경운동?... 풀뿌리로 가자"

기왕 말이 여기까지 나왔으니, 시민단체 이야기도 안 할 수 없습니다. 사실 이번 환경운동연합 횡령 사건이 터지기 훨씬 전부터 조 기자는 환경운동 진영에 아쉬움을 표시했는데요. '한국사회포럼 2006'을 통해 "정책 결정자는 시민들의 신뢰를 얻어야 하고 운동가들은 대중의 여러 의견을 들어야 한다, 이를 듣지 않으면 대안이 나오지 않는다"고 지적한 것이 그 중 한 예입니다.

"지역 차원의 환경문제 하나 해결하는 데 몇 년씩 시간 걸립니다. 중앙 언론에서는 기사거리가 되기 어렵겠죠. 오히려 퍼포먼스 하는 것이 기사거리도 되고 회비 확보에도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아요. 헌데 사실 이런 것이 시민단체나 운동을 더 허약하게 만드는 것이거든요. 최근 10년 동안 일부 환경운동이 땅바닥에 뿌리를 내리지 못한 측면이 있어요. 정부·기업·언론을 상대로 주로 운동했지, 실제 현장에서 대중을 상대하는 부분은 줄었어요.

하지만 이런 비판과 시민운동의 필요성은 별개입니다. 모든 시민운동이 그렇다는 식으로 지금 흐를 수 있는데요. 자칫 건강한 시민운동들이 자라나는 데 저해요소가 될 것 같아 걱정입니다. 그 지역 행정이나 정치가 바뀔 수 있도록 바닥부터 바꿔나가는 것이 풀뿌리 운동의 위력입니다. 이런 풀뿌리 조직이 저변에 곳곳에 깔려있을 때, 그 위력이 또 장기적으로 우리 사회 전체가 갖고 있는 취약성을 바꿔나가는 토대가 되는 것이죠.

실제 우리 환경 NGO 중 활동가 수십명을 갖고 있는 곳은 채 손가락 다섯 개도 안 들어갑니다. 수많은 작은 단체가 있고, 또 상당수는 건강합니다. 한편 영양실조 상태이긴 하죠. 시민 지원이 없으니까요. 이런 단체 활동에 참여하고 돈도 내고 자원봉사하는 것이 좋은 아파트에 사는 것과 똑같이 자신의 품격을 높이는 일인데…. 이런 인식이 아직 적기 때문이죠."

녹색살이는 자기 만족 아니다. 풀뿌리 시민운동도 튼튼하게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 이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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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녹색살이란 무엇일까요.
"태안 기름유출 사고 때, 수많은 사람들이 자원봉사했어요. 좋은 일이죠. 칭찬할 만한 일인데, 그렇다고 그 사건 자체에 대한 면죄부를 받을 수는 없다고 봅니다. 석유를 많이 쓰는 삶, 그래서 기름을 많이 수입하고, 이런 체계를 바꾸려는 노력도 하지 않는 등등의 이런 근본적인 문제를 덮는 구실이 돼서는 안 됩니다. 자칫 자기 만족 수준에 그치는 실천에 머물러선 안 된다는 얘기죠.

미국·유럽에 비행기 타고 놀러가는 사람들, 그런 여행 한 번에 배출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1년치와 맞먹습니다. 어마어마하죠. 그래서 되도록 해외여행은 자제해야 하고, 우리나라에서 의미있는 여행지를 찾으려는 노력도 굉장히 중요한 실천이라는 거죠. 녹색살이는 자기 만족이 아닙니다. 세계를 바꾸는 거죠."

- 그런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풀뿌리 시민단체도 튼튼해지고요.
"더욱 튼튼해지겠죠."

어떻습니까. 조홍섭 환경전문기자의 '녹색살이'가 조금은 분명해지셨는지요?

저는 이렇게 이해했습니다. 자기 만족 차원의 실천에서 벗어나는 것이 녹색살이고, 녹색 삶을 사는 이들이 많아져야 풀뿌리 시민단체도 튼튼해진다. 그래서 그런 사람들이 더 많아질 수 있도록 "지루하거나 딱딱할지라도 뿌리까지" 알리련다. 이것이 그가 '조홍섭 부장' 대신 '조홍섭 기자'를 선택한 이유 아닐까요.

- 끝으로 '피스앤 그린보트' 승선자들에게 덕담 한마디.
"원래 피스보트의 의미는 해외에 나가더라도 의미를 찾는 여행이 되자는 것이라고 봐요. 그런 취지를 잘 살릴 수 있는 자세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 여행 자체도 온실 가스를 배출하니까, 그 이상으로 배우고 현지 주민들과 교류하면서 자기 마음을 바꾸자는 그런 자세가 있었으면 합니다. 공부하는 마음으로요."

조홍섭 환경전문기자의 '물바람숲 노드' 오픈

마침 때가 맞았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의 '온라인 녹색살이'가 <한겨레> 홈페이지 입주를 코 앞에 두고 있다.

오는 17일 열릴 예정인 조홍섭 기자의 '물 바람 숲(ecotopia.hani.co.kr)', 올해 <한겨레>가 새롭게 선보이고 있는 '노드 프로젝트'의 다섯 번째 '노드(node)'가 될 예정이다. '노드'는 주로 통신망의 분기점이나 단말기의 접속점을 이르는 말. <한겨레>의 '노드'는 사실상 '기자'를 의미한다.

그렇다고 '기자 블로그'는 아니다. 해당 기자가 작성한 기사는 물론 여행·건강·환경 등 각각의 '기자 전공'과 관련 있는 동영상이나 외부 기고 등 다양한 콘텐츠로 꾸며진다. 여기에 독자 커뮤니티 기능까지 갖추고 있어 일종의 '기자 포털'로 보는 것이 맞다. 현재 권복기, 조현, 곽윤섭 전문기자 등의 '노드'가 주제별로 열려 있는 상태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는 "기자가 생산하는 콘텐츠를 최대한 넓게 활용해보자는 뜻에서 새로운 형태로 만들게 된 것"이라면서 "독자들과의 온라인 소통은 물론 오프라인에서 독자들이 해당 기자와 함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쌍방향 소통을 위한 새로운 모델"이라고 소개했다.

또한 조 전문기자는 "노드 운영은 기자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온라인팀, 동영상팀 등으로부터 여러 지원을 받게 된다"면서 "이처럼 조직적인 지원으로 서평 코너나 동시 토론장 개설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함으로써 노드가 일종의 독립적인 매체가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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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인터뷰 후기는 blog.ohmynews.com/bangzza 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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