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대원중이 입학전형 자료로 만든 학교장 추천서.
 대원중이 입학전형 자료로 만든 학교장 추천서.
ⓒ 윤근혁

관련사진보기


국제특성화 중학교로 지정된 대원중(대원국제중)이 입학전형에서 종합품성과 영어실력, 공동체의식 등 12개항을 평가한 뒤 '상위 1%를 알려 달라'는 내용의 학교장 추천서를 만들어 11월 초 서울시교육청에 보고한 것으로 14일 밝혀졌다.

하지만 초등학교에서는 이 같은 상위 1%를 가리는 상대 평가를 하지 않고 있어, 일부 교장은 "교장더러 가짜 서류를 작성하라는 얘기냐"라면서 난색을 표하고 있다. 참교육학부모회와 진보신당 등은 "극단적인 초등학교 내신 줄 세우기를 조장하는 학원가를 위한 종합선물세트"라면서 반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사교육 범람, 현실로 다가오나"

대원국제중이 제작해 서울시교육청에 보고한 A4 5쪽 분량의 학교장 추천서를 보면 12개항에 걸쳐 4등급(탁월함, 우수, 보통, 미흡)으로 학생 성적을 표기하도록 했다. 특히 '탁월함'이라고 표시할 경우 상위 '1% 이내' 학생으로 제한하도록 했다.

평가항목 또한 독서능력, 창의적 아이디어, 자율적 사고력, 공동체 의식,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 종합 품성 등 주관적인 항목(정의적 요소)이 많아 상위 1%를 가려내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영어 실력 등을 묻는 3개 항목에 대해서도 상위 1%를 가려내도록 하고 있어, 학교별 일제고사를 부추기는 행위란 지적을 받고 있다. 내신 과외도 조장할 것이란 분석이다.

2008년 현재 서울지역 6학년생은 모두 11만 4200여 명. 이 가운데 상위 1%는 1420여 명으로 서울 전체 초등학교가 578개인 점에 비춰보면 학교별로 2~3명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장은 "학교에 온 대원국제중 입학 안내문을 봤더니 교장에게 거짓말을 하게 하는 황당하고 유치한 내용이었다"면서 "상위 1%를 분류하라는 추천서를 쓰려면 법에도 없는 학생 줄 세우기를 해야 하고 그렇게 하지 않으려면 가짜로 작성해야 할 판"이라고 비판했다. 

박범이 참교육학부모회 서울지부장은 "일부 학부모는 자기 자식을 상위 1%로 만들기 위해 학교에 변별력을 따지면서 단답식 시험을 보도록 요구하게 될 것"이라면서 "대입내신 산출하듯 중학교 입시전형이 생긴 탓에 초등학교 내신 사교육 범람이 현실로 다가왔다"고 비판했다.

시교육청, 보고 받고도 전형요강 승인

이에 대해 11월 초 대원중으로부터 추천서 등 입시전형 자료를 보고 받은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6일 이 추천서에 대해 특별한 지도 없이 전형요강을 승인했다.

서울시교육청 중등교육정책과 관계자는 "추천서 양식은 대원국제중에서 판단할 문제라 별다른 지도를 하지는 않았다"라면서도 "학교장의 민원이 있다면 초등학교 교장들을 모시고 추천서 내용 변경에 대한 의견을 듣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원국제중 관계자는 "교육청에 보고한 추천서는 확정된 것이 아니라 예시안일 뿐이므로 바뀔 수도 있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 종합병원 입원한 종부세, 하지만 최종심은 국민의 손에
☞ 오바마, 왜 그리 자동차산업에 목매나
☞ 월드베이스볼클래식 드림팀, 꼭 꾸려야 하나?
☞ [E노트] 미네르바 "이제 마음에서 한국 지운다"


태그:#국제중, #대원중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