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10일 오후 2시 KBS 앞에 모인 민언련과 참여연대·토지주택공공성네트워크 관계자들은 저마다 "이런 기자회견을 열게 돼 착잡하다"는 얘기를 했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이 들고 있는 펼침막에는 이렇게 써 있었다.

 

'강만수 장관 헌재 판결 부당 개입 적극보도 촉구 기자회견'

 

지난 11월 6일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국회 대정부질문 과정에서 "헌재 주심재판관을 만났다" "(종부세 관련) 일부 위헌 판결이 나올 것이라는 보고를 받았다"고 발언해 파문이 일었다.

 

이 날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정부가 헌재 판결에 개입한다는 것은 삼권분립을 짓밟고 헌정을 유린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강 장관의 '헌재 접촉' 발언과 거짓 해명은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 추궁이 이뤄져야 할 중대사안"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런 이유 때문만이었다면, 기자회견 장소를 KBS 앞으로 잡지 않았을 것이다. 이날 기자회견의 목적은 따로 있었다 .

 

"그러나 방송 3사는 강만수 장관의 '헌재 접촉' 발언이 갖는 문제점이 무엇인지 적극적으로 보도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강 장관의 '해명'이 거짓으로 드러났다는 사실조차 제대로 보도하지 않았다."

 

 민언련, 참여연대, 토지주택공공성네트워크 관계자들이 10일 오후 2시 KBS앞에서 "방송사들은 강만수 장관의 헌재 판결 부당 개입 사실을 적극 보도하라"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들은 강 장관 '헌재접촉' 언급 사실에 대한 방송 3사의 모니터링 결과도 공개했다.

 

KBS는 6일과 7일 관련보도를 각각 한 꼭지씩 하는데 그쳤으며 헌재의 해명을 보도하면서도 강 장관의 해명이 거짓으로 드러난 사실은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KBS는 강 장관이 '헌재 접촉' 발언 파문을 일으킨 6일 보도에서도 강 장관 발언, 야당비판, 정부 해명 및 한나라당 사과, 헌재 해명을 나열하는 데 그쳤다.

 

SBS는 6일과 7일 총 네 꼭지를 보도했으며, 7일 헌재가 발표한 보도자료 내용을 단신으로 따로 보도했으나 '정부에 자료요청을 하지 않았다'는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SBS는 보도의 대부분이 '여야공방'에 치우쳤다. 6일 강 장관의 "헌재 접촉" 발언 보도에서는 "여야의 공방에 불이 붙었다"며 여야의원들의 주장을 나열했다. 7일 강 장관 사퇴를 요구한 대정부질문 보도에서도 "강 장관 사퇴론을 둘러싼 공방으로 볼썽사나운 소동을 빚었다"고 보도했다.

 

그나마 MBC는 방송3사 중 유일하게 강만수 장관이 해명이 '거짓'이라는 것을 언급했다. 7일 보도에서 MBC는 국회가 진상조사위원회 구성에 합의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헌법재판소는 정부에 자료 제출을 요구한 적이 없다고 강 장관의 해명을 부인했다"고 언급했다. 앞선 6일 보도에서도 "헌법재판소는 선고를 하기 전까지 그 판결이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외부로 절대 공개해서는 안된다"는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의 발언 실어 강 장관 발언의 문제점을 분명히 해 다른 방송사와 차이를 보였다. 하지만, MBC 역시 6일과 7일 각각 한 꼭지씩 관련 보도를 내보내는데 그쳤으며, 강 장관의 "헌재 접촉" 발언의 문제점을 분석하는 심층보도를 하지 않았다.

 

8일에는 방송3사가 관련 보도를 한 건도 하지 않았으며, 9일에는 KBS와 SBS는 각각 한 꼭지, MBC는 단신으로 보도했다. 보도에서 방송3사는 한승수 총리가 한 TV프로그램에 출연해 강만수 장관의 발언에 대해 "부적절하다"며 "국민여러분에게 심려를 끼쳐드리게 된 것은 대단히 죄송스러운 일"이라고 사과했다고 전했다. 또 "국회가 진상조사를 하면 강 장관의 해명이 사실로 밝혀질 것"이라는 발언을 단순 전달하는데 그쳤다.( ▶기자회견문 전문 보기)

 

고영근 토지정의시민연대 정책부장은 "강만수 장관의 어처구니 없는 헌정 유린 사건에 대해 왜 우리가 방송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목소리를 높여야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이를 제대로 보도하지 않는 방송사들은, 눈치보고 알아서 기는 것인지 벌써 장악된 것인지 확실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송지혜 민언련 모니터부장은 "KBS앞에서 보도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게 되어 착잡하다"면서 "KBS 등의 방송이 과거 정권의 나팔수라는 모욕적인 꼬리표를 다시 달게 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참석자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방송 3사가 정권의 눈치를 보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면서 이렇게 주장했다.

 

"우리는 이번 강 장관의 '헌재 접촉' 발언에 대한 방송보도를 보며 방송3사가 이명박 정권의 눈치를 보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이명박 정권의 잇단 방송장악 시도에 방송3사의 보도가 점점 무비판적으로 되어가고 심층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강 장관 파문에 대한 방송 보도는 이와 같은 지적에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그동안 지상파 방송, 그 중에서도 공영방송은 수구보수언론의 왜곡보도에 여론이 휘둘리지 않도록 어느 정도 균형을 잡아오는 역할을 해 왔다. 지상파 방송사들마저 정권의 눈치나 살피며 권력감시 기능을 소홀히 할 때, 국민도 방송사도 모두 불행해진다. 과거 권위주의 정권 시절 방송사들이 국민으로부터 얼마나 불신을 받았던가? 방송사들이 진정 두려워해야 할 대상은 권력이 아니라 국민·시청자들이다."

 

 민언련, 참여연대, 토지주택공공성네트워크 관계자들이 10일 오후 2시 KBS앞에서 '강만수 장관 헌재 판결 부당 개입 적극보도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주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