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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좌편향' 논란을 빚고 있는 근·현대사 교과서와 관련하여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서울시교육청 대강당에서 열린 '균형잡힌 근현대사 교과서 선정 관련 고등학교장 연수'에 참석한 학교장들이 연수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교장들이 어련히 다 알아서 할 텐데···. 한 곳에 불러모아 이미 아는 이야기를 술취한 사람처럼 또 하니 참···."

 

서울 K고등학교 교장은 시선을 다른 곳에 두고 옅게 웃었다. 그리고는 입을 다물었다. 다만 마지막으로 자리를 뜰 때 "교과서 선정 문제로 교장들을 다 '집합'시킨 건 이번이 처음이다"며 "오늘 같은 일은 수십년 교직에 있었지만 듣도 보도 못했다"며 다소 불편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교육청이 10일 오전 10시 서울시내 200여 학교 교장을 교육청 건물 11층으로 '집합'시켰다. 이들 교장들의 학교에서는 선택 과목으로 한국 근·현대사를 가르치고 있다.

 

"다 알아서 할텐데 술 취한 것처럼 같은 이야기 반복"

 

 최근 '좌편향' 논란을 빚고 있는 근·현대사 교과서와 관련하여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서울시교육청 대강당에서 열린 '균형잡힌 근현대사 교과서 선정 관련 고등학교장 연수'에 공정택 서울시교육감과 학교장들이 참석하여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이 이들을 불러모은 건 지난 달 30일 교육과학기술부가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 수정 권고안을 낸 배경과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이날 '교과서 연수'는 한 마디로 '금성출판사 교과서를 선택하지 말라'는 내용으로 채워졌다.

 

교육과학기술부 쪽 인사는 영상자료 등을 이용해 "대한민국은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달성한 승리의 역사를 갖고 있다"는 식의 '뉴라이트 역사관'을 주장했다. 또 서울시교육청은 "내년 1학기에 배울 교과서 주문이 이미 끝났지만 이달 안으로 변경하면 된다"며 노골적으로 교과서 교체를 주문했다.

 

공정택 서울시교육감은 연수에 앞서 인사말을 통해 "6종의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 중 일부는 올바른 역사 교육방향에 부합하지 않아 학생들에게 균형잡힌 역사인식과 국가관을 심어주기 어렵다"며 "이를 그대로 방치하면 미래 세대의 국가관에 문제가 생긴다"고 밝혔다.

 

심은석 교과부 학교정책국장은 이날 연수에서 직접 교과부가 역사교과서 수정 보완을 요청했던 이유와 근거, 그리고 직접 예시를 통해 현행 한국 근·현대사 역사 교과서의 문제점과 오류를 설명했다.

 

심 국장은 "교과용도서에관한규정 제26조 1항에 따르면 교과부 장관은 교과용 도서의 내용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될 때에는 국정도서의 경우에는 이를 수정하고, 검정도서의 경우에는 저작자 또는 발행자에게 수정을 명할 수 있다"며 교과부의 수정 보완 요청은 적법한 절차를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친일파 미숙청이 현대사를 옥죄었다는 건 주관적 견해"

 

 최근 '좌편향' 논란을 빚고 있는 근·현대사 교과서와 관련하여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서울시교육청 대강당에서 열린 '균형잡힌 근현대사 교과서 선정 관련 고등학교장 연수'에 참석한 학교장들이 연수를 받고 있다.

이어 심 국장은 일부 교과서의 원문과 교과부의 수정 권고 사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심 국장이 문제라고 지적한 한 교과서의 친일파 처벌에 관한 내용을 보자. 아래는 교과서 원문이다.

 

"제2차 세계대전 후 프랑스에서는 나치 협력자로 150만~200만명이 조사를 받았다…(중략)…1만여 명이 사형 선고를 받았으며, 수천명이 실제로 사형에 처해졌다…(중략)…대한민국에서는 1949년 9월 반민특위가 해산할 때까지 취급한 사건은 682건에 지나지 않는다…(중략)…재판이 종결된 38명 중 사형 1명과 무기 징역 1명을 포함해 징역형이 12명, 공민권 정지 18명, 무죄 6명, 형 면죄 2명이었다…(중략)…이처럼 광복이후, 친일파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과오는 우리 현대사를 옥죄는 굴레가 되었다."

 

이 내용에 대해 심 국장은 "친일파를 프랑스처럼 대량으로 처형하지 못했던 것에 대하여 '우리 현대사를 옥죄는 굴레가 되었다'라고 표현한 것은 지나치게 주관적 견해"라고 설명했다.

 

또 심 국장은 사립학교장들을 인식한 듯 "일부 교과서는 사학재단의 비리와 문제점을 기술하고 있다"며 "이는 그동안 대한민국의 무지몽매를 깨기 위해 노력한 사학재단을 일방적으로 매도한 것"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심 국장은 'KBS 아트비전'이 제작한 것이라며 동영상 한편을 약 10분간 상영했다. 이 동영상에는 이승만 정권 출범을 포함해 우리나라가 산업화와 민주화에 성공하고 스포츠 강국으로 부상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또한 이 동영상에는 이명박 대통령의 모습도 두 번 나온다. 즉 동영상에 등장하는 전·현직 대통령은 이승만 전 대통령과 이명박 현 대통령뿐이다.

 

 최근 '좌편향' 논란을 빚고 있는 근·현대사 교과서와 관련하여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서울시교육청 대강당에서 열린 '균형잡힌 근현대사 교과서 선정 관련 고등학교장 연수'에 참석한 학교장들이 연수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동영상 등장 대통령은 이승만과 이명박 뿐... "좋은 교육 자료"

 

이에 대해 심 국장은 "일선 학교에 CD로 모두 배포한 것"이라며 "학생들에게 좋은 교육자료가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심 국장에 이어 허동현 경희대 학부대학 학장이 '고등학교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 문제를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주제로 짧은 강의를 했다. 허 학장은 "현재 일부 역사 교과서에 문제가 있는 건 사실"이라고 전제한 뒤 "하지만 뉴라이트 진영의 '교과서포럼'이 만든 역사교과서 역시 국부로 이승만만 내세운다는 점에서 천박하다"고 밝혔다.

 

이날 연수에 참석한 교장들은 대체로 말을 아끼며 소감 피력을 삼갔다. 질의 응답 시간도 없이 2시간 연수가 끝난 뒤 몇몇 교장은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고, 일부는 "결국 역사교과서를 바꾸라는 요구였다"며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현재 일선 학교에서 검정교과서의 선정 과정은 먼저 해당 교과 교사들이 3종을 골라 학교운영위에 추천하고, 이를 학운위가 심의해 순위를 매기면 학교장이 마지막으로 1종을 채택하게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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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