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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면회 한국역사연구회 회장은 3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세 번에 걸쳐 좌편향 논란 일축했던 교육과학기술부가 정권 바뀌자 자기 부정에 나섰다"며 "교육과학기술부의 교과서 직권 수정 권고는 국정교과서로의 역주행"이라고 비판했다.
 도면회 한국역사연구회 회장은 3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세 번에 걸쳐 좌편향 논란 일축했던 교육과학기술부가 정권 바뀌자 자기 부정에 나섰다"며 "교육과학기술부의 교과서 직권 수정 권고는 국정교과서로의 역주행"이라고 비판했다.
ⓒ 이경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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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3일 전국 초·중·고·대학 역사교육자 1301명이 전면 신문광고를 냈다. 1301명의 이름 위에는 "정권이 바뀐다고 역사 교과서까지 바꿀 텐가?"라는 글귀가 새겨졌다. 교과서 집필진, 국사편찬위원회에 대한 설득에 실패한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가 결국 지난달 30일 직권으로 현행 검인정 근현대사 교과서 6종에 대한 수정권고안을 낸 것에 대한 '분노'였다.

역사교육자만이 아니다. 역사학자들도 뒤이어 성명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역사연구회, 한국역사교육학회 등 21개 역사 학회들은 지난달 28일부터 한국역사연구회 홈페이지, 이메일, 휴대전화 문자를 통해 '전국 역사학자 선언'에 대한 서명과 신문광고기금 마련을 위한 성금을 받고 있다. 3일 오후 12시 30분 현재 서명에 동참한 역사학자 수는 총 297명. 성금은 661만원이 넘게 모였다.

실무를 맡고 있는 한국역사연구회 회장 도면회 교수(대전대 역사문화학과)는 3일 오후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1987년 <한국민중사> 국가보안법 사태 이후 역사학자들이 이렇게 집단대응에 나서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며 "지난 2004년부터 세 번에 걸쳐 교과서에 대해 '문제가 없다'고 말한 교과부가 정권이 바뀌자 스스로 자기 결정을 부인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교과부의 이번 수정권고안은 검인정 교과서 제도를 국정 교과서 제도로 후퇴시키는 것"이라며 "근현대사 교과서 수정을 요구하고 있는 '교과서포럼'은 이미 나온 교과서에 시비를 걸지 말고 그 역량을 발휘해서 교과서를 내 검인정에 합격하도록 해라"고 꼬집었다.

다음은 도면회 교수와의 인터뷰 전문이다. 

"3백명이 넘는 학자들 서명 나서... 학회지에 특집으로 다루려는 이들도 있어"

교육과학기술부의 고등학교 한국근현대사 교과서 수정방침에 대해 한국사연구회, 한국역사교육학회 등 21개 역사학계 대표자들이 지난 10월 8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소모적 이념논쟁 중단' '교과서 검인정제도 정신 훼손 중단' '교과서 집필자에 대한 부당한 외압 중단' 등을 촉구했다.
 교육과학기술부의 고등학교 한국근현대사 교과서 수정방침에 대해 한국사연구회, 한국역사교육학회 등 21개 역사학계 대표자들이 지난 10월 8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소모적 이념논쟁 중단' '교과서 검인정제도 정신 훼손 중단' '교과서 집필자에 대한 부당한 외압 중단' 등을 촉구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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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 오후 12시 30분 현재 '이명박 정부의 근현대사교과서 수정을 반대하는 전국역사학자 선언에 서명한 학자들의 수가 297명이 넘은 것으로 알고 있다. 
"지금 3백명이 넘었다. 서명하시는 분 가운데는 "교과부와 이번 수정안을 협의했다는 전문가협의회에 참여한 이들을 공개해야 한다"고 분노하시는 분들도 계신다. 안식년을 맞아 외국에 나간 학자 중에서도 "멀리 있지만 이렇게라도 동참하고 싶다"며 이메일을 보내시는 분도 계신다. 충북대 호서사학회의 경우 금번 학회지의 주제로 '근현대사 교과서 수정 논란'을 특집화해 낼 계획도 갖고 있다. 이미 원고도 4건이나 청탁한 상태로 알고 있다."

- 역사학자들이 이렇게 집단적으로 서명에 나서는 것은 사상 초유의 일 아닌가?
"지난 1987년 풀빛출판사의 <한국민중사> 국가보안법 위반 사태 때 역사학계뿐만 아니라 지식인 사회 전체가 서명에 나선 적이 있다. 그 이후로 처음 있는 일이다."

- 언제까지 서명운동을 진행할 생각인가.
"원래 4일까지 서명과 성금모금을 마감할 생각이었지만 외국에서 연구하는 이들도 합류한다는 소식이 와 연장할 것을 생각하고 있다. 대략 5백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앞서 역사교사들이 먼저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원래부터 추진됐던 계획인가?
"사실 지난 2005년 뉴라이트 계열의 교과서포럼이 계속 문제를 제기하면서, '근현대사 교과서 공동준비 대책위원회'를 만들었다. 역사학계부터 역사를 가르치는 교사들까지 망라한 기구로 즉각 대응에 나설 수 있도록 계획을 짰다. 그 때 역사교사들이 먼저 서명과 신문광고를 내보내고, 이후 역사학자들이 그 뒤를 잇는 계획을 짰다. 그 이후 역사 교사·학자 공동대회를 열기로 했다. 그런데 좌편향 논란에 대해 교과부가 문제가 없다고 판단을 여러 차례 내리면서 유야무야 됐던 것이 지금 다시 가동된 것이다."

"세 번에 걸쳐 좌편향 논란 일축했던 교과부, 정권 바뀌자 자기 부정"

도면회 한국역사연구회 회장
 도면회 한국역사연구회 회장
ⓒ 이경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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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근현대사 교과서의 좌편향 논란은 지난 2004년부터 시작되지 않았나?
"그렇다. 교과부는 처음 '좌편향' 논란이 불거졌던 지난 2004년부터 2006년까지 세차례에 거쳐 '문제 없다, 괜찮다'고 했다. 그런데 정권이 바뀌자 교과부가 자기 부정적인 행태를 보이기 시작했다. 지난 3월부터 야금야금 '교과서포럼'의 주장을 수용하기 시작하더니 결국 직권 수정을 권고하기까지 이르렀다.

직권 수정안에는 법적 문제도 있다. 법조항을 보면 교과부는 출판사에 교과서에 대한 수정을 명할 수 있고, (출판사가) 명을 거부했을 경우 검인정 자격을 취소하거나 1년 정도의 발간 정지를 취할 수 있다. 그러나 직접 교과서 문안을 수정할 수 있다는 조항은 없다. 교과부가 각계의 반대에 부딪히자 빈약한 근거를 가지고 교과서 수정을 강행한 것이다."

- 국정교과서로의 회귀를 꾀한다는 비판이 가장 강한 것 같다.
"사실 그 부분이 가장 우려스럽다. 교과부가 수정을 요구한 부분들은 사실상 국정 교과서로 '역주행'한 것이다. 검인정 교과서 제도는 십수년 간의 싸움 끝에 1997년 YS 정부 말에 들어서야 검인정으로 가겠다는 방침을 얻어냈다. 그 때 학자들이 국정 교과서 제도에 대해 비판하는 내용으로 써낸 논문이 수백편이 넘을 것이다. 반면 현행 검인정 제도 하에서 출판된 '교과서 포럼'의 논문은 기껏해야 50편 정도 밖에 안 된다. 그런데 교과부가 태도를 바꿨다. 하기야 대통령까지 나서서 말하는데 교과부가 '아닙니다' 할 수 있겠나."

- 다른 이들의 압박도 상당하다.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의 경우 '북한 교과서를 베꼈다'고 하기까지 했다.
"북한 교과서를 베꼈다고 하지만 사실 금성출판사 근현대사 교과서 경우 현행 검인정 교과서 중 유독 사회주의 운동에 대한 서술이 거의 없다. 일제시대 신간회 운동을 서술하면서 한 줄 언급될 뿐이다. 그런 금성출판사의 교과서가 북한교과서를 베꼈다는 이야기를 듣는 것은 상당히 아이러니컬한 일이다."

- 집필진과 출판사에 대한 압력이 존재하진 않았나.
"교과부에서 5월 전후에 출판사에 이러저러한 조항을 수정했으면 좋겠다는 공문을 보냈다. 그런데 필자를 모아서 회의를 하고 회의내용을 보고하라는 전무후무한 일을 저지르기도 했다. 또 8차 교육과정에 사용될 검인정 교과서가 한국사, 동아시아사, 한국문화사 모두 세 가지인데 근현대사 교과서를 냈던 출판사 모두 여기에 매달리고 있을 것이다. 아마 교과부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검정 절차 통과가 까다로워지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을 것이다. 상당한 압박이다. 출판사로서는 생명이 걸린 문제다. 교과서 1종을 연구하는 데 1억이 넘는 예산이 소요된다. 과거 국정교과서에 1500만~1600만원이 들었던 것에 비하면 큰 차이가 있다."

- 교과부의 직권 수정이 교과서포럼의 주장을 상당히 수용했다는 비판도 있다.
"직권 수정한 것 중 10곳 정도가 상당히 문제가 된다. 교과서포럼의 주장을 상당 부분 담아냈다. 금성출판사의 남·북한 단독정부 수립에 대한 기술을 수정할 것을 요구한 것이 대표적이다. 해당 책을 펴면 왼편(264쪽)에 남한의 단독정부 수립이, 오른편(265쪽)에는 북한의 단독정부 수립이 기술돼 있다. 남한 정부가 1948년 8월, 북한 정부가 1948년 9월에 수립된 순서였는데, 교과서포럼은 1946년 북한인민위원회가 '민주개혁'이라는 이름 아래 정책을 시행하는 등 실질적인 단정 활동을 했다며 '분단의 책임소재에 대한 학습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양 쪽의 순서를 바꿀 것을 요구했고, 교과부가 그를 받아들였다.

또 265쪽에서 266쪽에 기술된 친일파 청산 실패로 인해 '민족정신에 토대를 둔 새로운 나라의 출발은 수포로 돌아갔다'는 기술에 대해 교과서포럼의 '친일파 청산이 철저하지 못했던 것은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이후 새로운 나라의 출발은 수포로 돌아갔다는 표현이 지나치다고 수정을 요구한 것도 받아들였다."

"교과서 포럼, 다른 검인정 교과서 내서 시장 평가 받아라"

일부 보수단체들이 좌편향 교과서로 지목한 대한민국 역사교과서와 사회교과서.
 일부 보수단체들이 좌편향 교과서로 지목한 대한민국 역사교과서와 사회교과서.
ⓒ 윤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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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 정통성에 대한 입장차이 때문으로 보이는데.
"국민 국가 형태를 가진 모든 나라는 역사학을 청소년을 훈육하고, 국민으로 '호명'하는 절차에 사용한다. 하지만 정통성에 대해서는 연구자들이 각기 다르게 생각할 수 있다. 사실 검인정 교과서도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인정한다'는 지침에 맞게 기술된 것이다.

그런데 교과서포럼은 이를 두고 '아버지(역대 대한민국 정부를 지칭)를 살해하는 역사'라고 한다. 기가 막힌다. 그에 대해 한홍구 교수가 '아버지가 자식이 빨갱이고, 빨갱이 일 수 있고, 빨갱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 많이 죽일 수 있냐'고 비판한 바 있다. 아주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시민사회가 국가의 부도덕한 일을 징죄해야 한다는 인식까지 존재하는 지금 교과서포럼의 주장은 학자로서도 오만하다 생각한다.

정통성의 정의를 놓고 서로 다툴 수는 있다. 하지만 이는 그간의 한국사 연구 성과에 의거해 치열하게 싸움이 전개되어야 한다. 그런 절차와 과정이 아직 끝나지도 않은 상황에 정치권력에 야합했다. 그 분들에게 차라리 검인정제도를 이용하라고 제안하고 싶다. 검인정에 합격하면 될 일 아닌가. 이후 시장에 나와서 평가를 받으면 된다. 이미 통과된 교과서 가지고 시비를 걸 필요 없다.  법과 절차가 왜 만들어졌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개인적으로 드는 생각이 많을 것 같다.
"집필진 중 한 명인 상명대 주진오 교수가 '학자가 좋은 논문 등으로 문화면에 뉴스가 나와야 하는데 요즘 정치판 따라다니는 사람처럼 사회면에 등장한다"고 현실에 대해서 한탄한 적 있다. 나도 참 공감한다. 지금 같은 분위기에 대해 많은 분들이 학문의 자유, 교육의 중립성이 무너질까 걱정하고 계시다. 교과부도 지금 일사부재리(一事不再理)의 원칙을 어기고 있다. 삼사부재리(三事不再理)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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