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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보는 한나라당 연극 '환생경제'
ⓒ 김윤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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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경제' 한다더니, 욕설만 다시 환생인가? 유인촌 장관의 욕설 파문 때문일까? 위태로운 경제 때문일까? 4년 전 공연한 연극 한 편이 누리꾼들 사이에서 다시 화제다. 적나라한 욕설 파문도, '경제' 때문에 난리인 상황도 닮았기 때문이다. 더구나 그 당시 죽어가는 '경제'를 살리겠다며 호언장담했던 이들 면면이 돋보인다. 4년 전, 한나라당 의원들은 "노무현 대통령이 '경제'를 죽였다"며 연극 무대에 섰다.

2004년 8월 28일 한나라당 의원들은 전남 곡성에서 열린 한나라당 연찬회에서 독특한 연극 한 편을 공연했다. 제목도 '환생경제'였다. 한나라당 의원들 24명이 결성한 '극단 여의도' 창립 작품이었다. 주호영, 주성영, 이혜훈, 정두언, 정병국, 나경원, 박순자,  송영선, 심재철 의원 등이 배우로 총출동했다. 연극 제목의 '환생'은 말 그대로 "다시 살린다"는 뜻이고 '경제'는 있는 그대로 '경제'다. '환생 경제'는 "죽은 경제를 다시 살리겠다"란 뜻이다.

'노가리'역을 맡은 주호영 의원이 무대인사를 하던 도중 "나라 절단낼까요"하자, 의원들이 손을 내젖고 있다.
 '노가리'역을 맡은 주호영 의원이 무대인사를 하던 도중 "나라 절단낼까요"하자, 의원들이 손을 내젖고 있다.
ⓒ 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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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노가리'역을 맡은 주호영 의원과 큰아들 '민생'역을 맡을 심재철 의원이 이사를 둘러싸고 싸우고 있다.
 아버지 '노가리'역을 맡은 주호영 의원과 큰아들 '민생'역을 맡을 심재철 의원이 이사를 둘러싸고 싸우고 있다.
ⓒ 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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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내용은 단순하다. 무능한 술주정뱅이 '노가리'(주호영 의원)의 둘째 아들 '경제'가 '후천성 영양 결핍'으로 죽었다. "성장기 때 영양 공급을 하지 못해서"다. 하지만 그 아버지 '노가리'는 여전히 정신 못 차렸다. 아들 '경제'가 죽었는데도, 여전히 정신 못 차리고 술에 절어 집터 탓만 해대며 '이사' 타령만 해댄다. 경제 어머니 '근애'만 죽은 아들 '경제'를 살리기 위해 헌신한다. 이 정도 내용이면 두 번 생각하고 분석할 것도 없다. 이 연극이 무슨 내용인지 모를 사람이 있을까?

그때 이 연극은 연극 내용도 내용이지만 적나라한 욕설 대사가 화제였다. 극중 주인공 '노가리'는 부인 친구들로부터 '경제'를 죽였다며 온갖 지독한 욕설을 들었다. 그런데 '노가리'가 누구일까? 누가 봐도 극중 주인공 '노가리'는 노무현 대통령을 일컫는 걸로 보였다. 결국 아무리 연극이라지만, 국회의원들이 한 나라 대통령한테 이렇게 욕설을 퍼부어도 되는지 논란이 됐다. 하지만 한나라당 의원들은 "연극은 연극일 뿐"이라며 "뭐가 문제냐?"는 반응을 보였다.

아버지 '노가리'역을 맡은 주호영 의원과 번영회장역을 맡은 송영선 의원, 부녀회장역을 맡은 박순자 의원이 둘째아들 '경제'를 죽인 책임을 얘기하며 서로 욕설을 퍼붓고 있다.
 아버지 '노가리'역을 맡은 주호영 의원과 번영회장역을 맡은 송영선 의원, 부녀회장역을 맡은 박순자 의원이 둘째아들 '경제'를 죽인 책임을 얘기하며 서로 욕설을 퍼붓고 있다.
ⓒ 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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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화제가 된 연극 대사는 이랬다.

노가리 부인 '근애(이혜훈 의원)'의 친구인 부녀회장(박순자 의원)은 '경제'가 죽은 이유를 설명하며, 친구 남편인 노가리를 가리켜 말했다. "애가 아파도 돈이 있어야 병원에 가지. 아휴. 육*럴 놈."

이어서 소주병 나발을 불고 나타난 노가리더러 부녀회장이 말했다.
"인사를 해도 욕을 하는 뭐 이런 개잡놈이 다 있어?"

그 말을 듣고 노가리가 말했다.
"이쯤 가면, 막 가자는 거지요?"

그러면서 다시 소주병 나발을 불자, 부녀회장이 다시 노가리한테 소리를 질렀다.
"야! 사내로 태어났으면 불*값을 해야지. 뭐가 잘했다고 마누라 친구들한테까지 난리야? 육*럴 놈."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죽은 '경제' 때문에 우는 '근애'를 붙잡고, 부녀회장이 말한다.
"근애, 너 이혼하고 그놈더러 그거나 떼 달라고 그래."

번영회장(송영선 의원)이 놀란 듯이 묻는다.
"그거?"

그러자 부녀회장이 힘주어 말한다.
"그래. 그 거시기."

그러자 부녀회장이 큰 소리로 웃으며 말한다.
"그래, 그 놈은 거시기 달고 다닐 자격도 없는 놈이야."

4년 전 연극이지만 섬뜩하다. 어쩌면 이 연극은 묻는다. 과연 지금 '환생 경제'하고 있나? 혹시 '환생 욕설' 아닌가?

저승사자역을 맡은 주성영 의원.
 저승사자역을 맡은 주성영 의원.
ⓒ 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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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경제' 공연 당시 박근혜 대표와 김덕룡 원내대표가 웃으며 관람하고 있다.
 '환생경제' 공연 당시 박근혜 대표와 김덕룡 원내대표가 웃으며 관람하고 있다.
ⓒ 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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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4년 8월 28일 한나라당 의원들로 구성된 '극단 여의도' 창단을 기념해서 '환생경제' 공연을 마친 박근혜 대표와 배우, 주민들이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지난 2004년 8월 28일 한나라당 의원들로 구성된 '극단 여의도' 창단을 기념해서 '환생경제' 공연을 마친 박근혜 대표와 배우, 주민들이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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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단장 박찬숙 전 의원, '저승사자'역을 맡은 주성영 의원, '경제' 친구역을 맡은 나경원 의원, '번영회장'역을 맡은 송영선 의원(현 친박연대), '노가리'역을 맡은 주호영 의원, '민생'역을 맡은 심재철 의원, '박근애'역을 맡은 이혜훈 의원, '부녀회장'역을 맡은 박순자 의원(현 최고위원), '수집상'역을 맡은 이재웅 의원, '번데기'역을 맡은 정두언 의원, '5천년 역사바로세우기 위원장'역을 맡은 정병국 의원.
▲ 한나라당 의원들의 '환생경제' 공연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단장 박찬숙 전 의원, '저승사자'역을 맡은 주성영 의원, '경제' 친구역을 맡은 나경원 의원, '번영회장'역을 맡은 송영선 의원(현 친박연대), '노가리'역을 맡은 주호영 의원, '민생'역을 맡은 심재철 의원, '박근애'역을 맡은 이혜훈 의원, '부녀회장'역을 맡은 박순자 의원(현 최고위원), '수집상'역을 맡은 이재웅 의원, '번데기'역을 맡은 정두언 의원, '5천년 역사바로세우기 위원장'역을 맡은 정병국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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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환생경제,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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