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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아부 여름성경학교 기도시간
 유아부 여름성경학교 기도시간
ⓒ 이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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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부에 들어와 처음으로 아이들의 교사가 된지도 벌써 10개월이 지나고 있다. 그 동안 매 주일마다 아이들과 엉겨붙으면서 놀기도 하고, 여름성경학교 땐 함께 물장구도 쳤던 기억들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교회를 다니다 보면 이따금씩 자신의 신앙을 뒤돌아볼 때가 있다. 나의 믿음이 진정으로 옳은 행동을 하고 있는지. 혹 잘못된 것이라면 그 이유는 무엇인지에 대해서 생각을 자주한다. 그러던 와중에 어린 아이들로부터 깨달은 바가 있다.

물론 모두가 그렇지는 않지만, 나이가 들수록 대부분의 사람들은 간직해오던 순수함을 잃어가고있다. 나 역시도 예외는 아니었다. 예컨대 우리는 헌금이란 것을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것을 바치는 것이라고 끊임없이 배워왔다. 하지만 나의 머릿속엔 오로지 금전적인 생각 밖에 떠오르질 않는다. 다른 사람들보다 얼마를 더 많이 헌금했냐가 내 머릿 속엔 가득할 뿐이었다.

그래서인지 오늘도 아이들이 헌금함에 넣었던 헌금봉투를 끄집어 내어 단순히 얼마의 헌금이 모였는지 세고 있었다. 이따금씩 여러장의 지폐가 들어있는 봉투를 보면 괜스레 그 봉투에 적혀있는 아이의 이름으로 눈이가게된다. 그렇게 모여든 돈을 모아서 얼마인지 세기 시작했다. 총 23,000원의 헌금이 모였다. 한 쪽에다가 헌금을 모아두고, 빈 봉투를 정리하던 찰나에 그 속에서 무언가 짚히는게 있었다. 동전인줄만 알고 봉투를 열어보니, 자그마한 '캐릭터스티커' 두개가 있었다. 누가 넣었는지 그 봉투의 이름을 보았다. 예배가 시작되기 전에 나에게 와서 그 '캐릭터스티커'를 자랑하며 보여주었던 아이였다. 달라고 했더니 보여주지도 않으며, 소중히 다뤘던 '캐릭터스티커'였다.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었다. 돈이아니었다. 부서별로 모아진 헌금은 봉투에 넣고, 얼마인지 기입한다음에 재정부로 전달된다. 그래서인지 봉투에 어떻게 써야할지 몰랐다. 물론 많은 사람들이 아이의 장난이나 실수로 집어 넣은 단순한 스티커에 불과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아이가 얼마나 그 스티커를 애지중지 하였는지 알고있다. 그런 물건을 헌금봉투에 넣었다는 것. 가장 소중한 것을 헌금하였다는 것이다. 결국 고민고민 끝에 봉투에는 '23,000 + α'라는 글자가 적혀졌다.

재정부에 계신 어른들이 이것을 본다면 어떤 반응을 하실지 생각도 해보며 망설이기도 했었다. 그러나 진정으로 생각이 깊으시다면, 이해하실 것이라고 믿고 적었다. 진정한 헌금이란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것을 드리는 것이란 것을.

이렇게, 때론 내 자신의 부족한 신앙을  순수한 아이들을 보면서 채워나갈 때도 있다. 때묻지 않고, 순수함과 맑디맑은 성품을 가진 아이들. 모두가 이 아이들을 무작정 보호의 대상으로만 생각하기보단, 이 아이들의 이 순수함을 배웠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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