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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전 서울 삼청동 감사원 별관에서 열린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박영선 민주당 의원이 감사원의 KBS감사와 관련된 의혹과 관련해서 국민감사청구심사위 회의록을 보며 질의하고 있다.
 6일 오전 서울 삼청동 감사원 별관에서 열린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박영선 민주당 의원이 감사원의 KBS감사와 관련된 의혹과 관련해서 국민감사청구심사위 회의록을 보며 질의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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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의원 "감사원이 국민감사청구와 별도로 자체 감사계획을 갖고 있었다고 했지만, 감사원의 어떤 문서에도 이를 뒷받침할 기록이 없었다."

김황식 감사원장 "(KBS 감사에)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생각하며, 정파적 이해관계를 떠나 시기·절차·방법에 오해가 없도록 하겠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인 박영선 의원(서울 구로을, 민주당)은 지난 6일 감사원 국정감사에서 KBS 감사에 대한 문제점을 끈질기게 지적해, 결국 김황식 감사원장으로부터 시인을 받아냈다.

대법관 출신인 김 원장으로터 이런 성과를 얻어낸 것은 자료제출 거부에 '필사'로 맞서는 열정 때문에 가능했다.

박 의원은 뉴라이트전국연합의 신청을 받아들여 KBS에 대한 감사 실시를 결정했던 감사원 '국민감사청구심사위원회' 회의록을 달라고 요구했으나, 열람으로만 제한당했다. 결국 박 의원실의 최규화 비서관은 회의록을 필사해 나왔다. A4용지 11쪽이었다.

심사위원들의 "(KBS 경영실적을 비교한 도표를 가리키며) 보도자료 내실 때 뺐으면 좋겠다, 왜냐하면 이렇게 되면 정연주 사장 경영 잘했네라고 보인다" "특별승진을 하는 과정에서 부정부패가 있었다, 뇌물을 받았다면 그게 당연히 감사의 대상이 되겠지만 그게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특정한 사람을 특별승진시켰다라는 것만으로 이게 감사의 대상이 되는 것인가"라는 등의 발언이 소개됐다.

"여기에 적힌 게 조금 더 부패에 확실한 사항들을 적어놓고 해야지 저희도 모양새가 조금 그럴 듯하지 않을까 싶다"는 말까지 나오면서, KBS에 대한 감사의 문제점이 상당 부분 부각됐다. 감사원 직원들의 술자리에서는 "박영선 때문에 돌겠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KBS감사·쌀직불금, 자료제출 거부하자 필사로 맞서

박영선 민주당 의원이 21일 국회 법사위의 대법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이메일 압수수색에 관해 질의하고 있다.
 박영선 민주당 의원이 21일 국회 법사위의 대법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이메일 압수수색에 관해 질의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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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직불금 문제와 관련해서도 필사가 위력을 발휘했다. 이명박 정부 인수위 단계에서 이 문제에 대한 논의가 있었는지 찾아보려했으나 열람만 허용되자, 다시 자료를 손으로 베낀 것이다. 인수위 단계에서 문제점이 거론된 것을 찾아냈고, 3월 국무회의에서도 거론된 것을 알아냈지만 그 다음은 10월 7일에야 정부가 쌀직불금 개정안을 낸 것이었다.

박 의원은 17일 감사원에 대한 긴급국감에서 "이명박 정부는 7개월 동안 무엇을 했느냐, 문제를 알고 있던 감사원과 농식품부는 직무유기를 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몰아부쳤다. 남일호 감사원 사무총장은 "농식품부가 상반기에는 조직개편이라든지 쇠고기 문제로 인해 정신이 없었던 것 같다"고 인정해야 했다.

검찰이 "본인 통보 없이 이메일에 대해 광범위한 압수수색을 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검찰은 물론 대법원도 문제점을 인정했다.

박 의원은 지난 10일 서울고·지검 국감에서 "이메일 압수수색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어 국민의 사생활을 침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명동성 서울중앙지검장은 "적절한 지적을 해주셨다"고 답변했고, 김용담 법원행정처장도 "현행 형사소송법이 미비한 부분이다, 입법 전까지 행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본인통보없는 이메일 압수수색'은 박 의원 본인이 지난 대선 때 BBK 의혹사건을 파헤치다가 검찰의 수사대상이 되면서 경험하게 된 것이다.

박 의원실의 민현석 보좌관은 "이번 국감처럼 정부에서 자료를 주지 않는 건 처음이었다, 싸우다 싸우다 필사로까지 맞설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피감기관뿐 아니라 법사위내 민주당과의 비율이 4:9로 절대우위인 한나라당에 대해서도 전투력을 과시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국정감사장에서 "종합부동세 개정안을 낸 분들의 대부분은 강남이 지역구인 한나라당 의원들"이라고 강펀치를 날린 것이다. 한나라당 의원들이 "사과하라"며 압박하자, "이건 팩트(사실)다, 속담에 '(도둑이) 제 발 저린다죠"라는 반격으로 제압한 것은, 각 언론에 두고두고 회자되었다.

법사위원 대부분이 법조인이거나 하다못해 법대 출신인 것을 감안하면, 지리학을 전공한 방송기자 출신 비법조인이라는 그의 경력은 국감장에서 더 도드라지게 보인다.

17대 때 '삼성 저격수'... MB에게 "저 똑바로 못보시겠죠" 강단도

박 의원은 재정경제위원회 소속이던 17대 때 금산분리 문제 등을 둘러싸고 삼성을 비판해 '삼성 저격수'라는 별명을 얻었고, 지난 대선 때는 정동영 후보의 최측근 참모로 활동하면서 이명박 후보를 공격했다.

기자 시절이던 2000년 11월  BBK사무실에서 이명박 후보를 인터뷰했던 화면을 유튜브에 공개해 대박을 터뜨렸고, 한 행사장에서 우연히 이 후보를 만나자 "저를 똑바로 보지 못하시겠죠"라고 말하는 강단을 보이기도 했다.

민주당에서 7명뿐인 서울지역 의원 중 한 명인 그를 주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태그:#국정감사, #박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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