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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저도 그리 착한놈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꽤 나쁜놈도 아닙니다. 그런데 지금껏 살아오면서 나쁜 짓(자신의 양심을 속이고 남을 해하거나 가슴 아프게하는 등) 한 대가를 치르는지, 간혹 소중히 아끼던 것들을 도둑맞거나 잃어버리곤 합니다.

오늘(14일) 오후에는 지난 짧은 자전거 여행을 함께 했던 접이식 자전거(동생껍니다.)를 도둑 맞았습니다. 먼 길을 함께 여행한지라 자전거 브레이크와 기어가 고장나 애를 먹긴 했지만, 그 자전거가 있어 용기내어 여행길에 오를 수 있었고 여행에 돌아와서는 브레이크와 기어도 수리해 도서관 출퇴근할 때 편히 다닐 수 있었는데 말입니다.

자전거여행을 함께 했던 나의 애마
 자전거여행을 함께 했던 나의 애마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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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도서관이 아닌 집에서 도둑맞고 말았습니다. 출퇴근하는 도서관에서 걸이식 자전거 바구니를 도둑맞은 적이 있어 더욱 조심했는데도 도리가 없었습니다. 오늘은 도서관 정기휴관일이라서 집에서 블로깅을 하고 있었는데, 아침만해도 있었던 자전거가 저녁 때 보니 깜쪽같이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1층에 세워둔 자전거가 사라진 것을 눈치챈 것은 제가 아니라 저녁때 밭에서 고구마를 캐다 돌아온 아버지였습니다. 저희 집은 3층 건물에 살고 있는데 1, 2층은 세를 놓고 있습니다. 지하와 2층은 세가 나가지 않아 빈채로 남아있고요.

집 안까지 들어와 자전거 훔쳐가는 무서운 세상

자전거를 들어 2층 화장실에 넣어두는 것이 번거롭고, 매일 아침 자전거를 끌고 나가기에 1층에 세워둔 자전거를 누군가 몰래 들어와 집어가고 만 것입니다. 아버지 말대로 계단 기둥과 자전거 바퀴에 자물쇠를 채워뒀어야 하는데 한 순간의 실수가 소중한 애마를 도둑맞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자전거 바구니를 훔쳐가더니 이제는 자전거 통째 훔쳐가버린 것입니다.

아버지처럼 자전거를 계단 기둥에 묶어뒀어야 하는데...어리석었다. 세상이 그리 미덥지 않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아버지처럼 자전거를 계단 기둥에 묶어뒀어야 하는데...어리석었다. 세상이 그리 미덥지 않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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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구니를 훔쳐가더니 이제는 자전거 통째 훔쳐가버렸다.
 바구니를 훔쳐가더니 이제는 자전거 통째 훔쳐가버렸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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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 긴 한숨만 나옵니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누군가 자전거를 노리고 있었나 보구나'하고 되레 역정을 내십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여름 땀흘려 수확한 고추를 말리려고 밭에 있는 하우스에 널어두었는데 그것을 밤새 누군가 훔쳐가기도 했고, 봄철에는 하우스에 놔둔 고추모를 도둑맞은 적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외에도 1층에 놓아둔 물건이나 농작물들을 누군가 훔쳐가는 일들이 빈번하게 일어났기 때문입니다.

예전에는 대문도 활짝 열어놓고 살았는데 택지개발이다 뭐다해서 빌라, 아파트와 외지인들이 들어선 마을은, 예전같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런 일들이 계속 벌어지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길가라 낯선 이들도 자주 오가고 말입니다.

자전거를 도둑맞아 내일부터는 산고개를 걸어서 다녀야한다.
 자전거를 도둑맞아 내일부터는 산고개를 걸어서 다녀야한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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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참 난감합니다. 경찰에 도난 신고라도 해야 할까요? 생각해보니 신고해도 대한민국 경찰이 이런 일까지 제대로 신경써줄 리 만무하니 포기할 수밖에 없고, 그러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또 한숨만 나옵니다. 내일 아침부터 자전거로 산고개를 넘어 도서관에 출퇴근하던 것은 걸어서 다닌다쳐도, 서리가 내리기 전에 나설 생각이었던 새만금 자전거 여행은 당분간 접어야 할 것 같습니다. 백수라서 돈이 없어 당장 새 자전거를 사기도 어렵고 해서.

여하튼 자전거 이용하시는 분들은 다들 자전거 도둑 조심하시길~ 혹시 자전거 도둑을 잡거나 목격하시면 주저말고 경찰에 신고하시길~ 그리고 혹시 인천시 서구 공촌동·연희동 일대에서 사라진 제 애마를 보신 분은 연락 좀 주시길 바랍니다.

사라진 애마의 특징은 차체의 가운데 WILL이라는 로고가 있고, 자전거는 삼천리 것입니다. 도둑놈이 떼어냈겠지만 안장은 젤커버가 씌어져 있습니다.
 사라진 애마의 특징은 차체의 가운데 WILL이라는 로고가 있고, 자전거는 삼천리 것입니다. 도둑놈이 떼어냈겠지만 안장은 젤커버가 씌어져 있습니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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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블로거뉴스에도 송고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자전거도둑, #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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