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탤런트 최진실씨의 사망 이후 인터넷 댓글을 규제하는 '사이버 모욕죄' 신설 논란이 벌어지자, 누리꾼 사이에 이른바 '선플 달기'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인터넷 누리꾼 사이에서는 비판 대상에 대해 '악플'을 달기보다 반어적 의미로 풍자하는 '선플 달기'가 한창인 것이다.

"'선플' 남겨서 정치 제대로 하게 하자"

인터넷 포털 다음 '아고라' 자유토론방에 누리꾼들이 반어적 의미의 '선플'을 올리고 있다.
 인터넷 포털 다음 '아고라' 자유토론방에 누리꾼들이 반어적 의미의 '선플'을 올리고 있다.
ⓒ 정미소

관련사진보기


인터넷 포털 다음 '아고라' 자유토론방만 살펴봐도, 글 제목 앞에 '선플' '선플 운동' '선플 달기'라고 쓴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닉네임 '폐인' 누리꾼은 댓글 규제에 대해 "인터넷에서 괜히 시간낭비하면서 댓글을 달았는데, 참 쓸데없는 짓이었다는 걸 깨달았다"며 "앞으로도 열심히 해서 인터넷에 댓글 남기는 사람들이 한계를 절감하게 해주길 바란다"고 자신의 심정을 반어적으로 표현한 글을 남겼다.

이어 닉네임 '난넘' 누리꾼은 "지금 정부가 악플 때문에 정치를 제대로 못하는 거 같으니깐, 이제부터 명박이와 만수에게 악플 대신 '선플'을 남겨 욕설이나 꾸지람보다는 칭찬을 해줘야 한다"며 "칭찬은 고래도 춤을 추게 한다"고 반어적 '선플' 남기기를 적극 지지했다.

닉네임 '삐돌이' 누리꾼은 이명박 대통령에게 "코스피+코스닥+환율=3000을 축하드린다"며 "멋진 크로스이다"고 전하는 글을 남겼고, 닉네임 '진주바늘' 누리꾼은 "국민들에게 민주주의 교육을 확실하게 시켜주고 있는 우리의 대통령님이다"며 "칭찬받아 마땅하다"고 풍자했다.

또 닉네임 '별과함께' 누리꾼은 "위대한 지도자 이명박 각하는 나라를 전부 되돌리기 위해 짱 먹고, IMF 2연패가 빛나는 강만수님은 경제를 10년 전으로 되돌려 놓고 있다"며 "국민을 두들겨 팰 줄만 아는 경찰청장님은 사회를 20년 전으로 되돌려 놓고 있다"고 그들만의 신기한 능력을 풍자적으로 칭송했다.

경찰 표적수사에 대해 닉네임 '해가 진다' 누리꾼은 "이 땅의 경찰님들은 어느 시골학교 역사교사에 대한 자료를 4300장이나 모은다"며 "한 좌파스러운 단체의 회원 집 앞에서 한 달 동안 잠복을 하는 등 '수집' 특기를 키우고 있다"고 비꼬아 말했다.

이명박 "최고", 강만수 "자랑스러워", 공정택 "훈훈"

닉네임 '아이볼' 누리꾼은 "각하의 은혜로운 전략은 나 같은 사람은 상상도 못하는 역발상에 있었구나"라며 "못난 서민들은 아직 역발상의 미학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고 기상천외한 역발상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여기서 '역발상'이라고 말한 경우는 '부자들에게 감세 폭탄을 퍼부어서 서민들을 살리겠다는 역발상', '자립형사립고와 특수목적고의 수를 늘려 사교육비를 줄이고 공교육을 살리겠다는 역발상', '대운하를 뚫어 강변가에 카페들을 즐비하게 하여 녹색성장을 주도하겠다는 역발상' 등이다.

또한 개인 블로그에 글을 올린 '세상에 대한 쓴 소리' 누리꾼은 "공정택 서울시교육감의 제자가 대형학원 운영하면서 모은 돈을 교육감선거 때 쓰라고 공정택에게 수억 원을 빌려주었다는 사실이 얼마나 아름다운가"라며 "이런 훈훈한 사실을 접하게 되면 얼었던 가슴이 봄 눈 녹아내리듯 녹는다"고 풍자했다.

인터넷 포털의 자유토론방이나 개인 블로그 외에도 신문에 실린 기사에 대해 '선플'을 남기는 경우도 늘고 있다.

지난 6일 인터넷 경제신문 <머니투데이>에 실린 "금융위기, 실물경제로 이미 파급"이라는 기사에 대해 다음 닉네임 '러브레터' 누리꾼은 "이자폭탄에 외환위기, 우리 이러다 올 겨울에 단체 노숙자 되는 거 아닌지 모르겠다"며 "이명박 대통령 최고입니다"라고 찬사(?)의 글을 남겼다.

또 7일 <오마이뉴스>에 실린 "야당의원 '국민 80% 종부세 완화 반대', 강만수 '1%가 내는 걸 왜 80%에 묻나'"라는 기사에 대해 아이디 'rohy43' 누리꾼은 "인류 역사상 어느 유명인이 이런 명언을 했던가"라며 "세계 기네스북에 오를 수 있는 명언을 한 (강)만수가 자랑스럽다"고 풍자했다.

8일 <한겨레>에 실린 '공정택 후보 교육감 당선 뒤 선거비 준 교장·교감 셋 승진'이라는 기사에 대해 아이디 'bs0153' 누리꾼은 "배고픈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꼴로, 공교육은 물 건너갔고 사교육으로 몰리고 있다"며 "돈 많은 사람들만 골라서 교육시켜서 대대손손 이어가라"는 댓글을 달기도 했다.

덧붙이는 글 | 정미소 기자는 <오마이뉴스> 대학생 인턴기자입니다.



태그:#선플, #악플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인턴기자 활동을 통해 '기자'라는 꿈에 한걸음 더 다가가고 싶습니다. 관심분야는 사회 문제를 비롯해 인권, 대학교(행정 및 교육) 등에 대해 관심이 있습니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