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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권 출범 7개월 만에 '미국 스파이 의혹 사건'의 재조사를 요구하는 보수 우파의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라이트코리아를 주축으로 30여개 우파성향 단체들이 모인 '국가쇄신국민연합'(국민연합)이 '미국 스파이 의혹 사건'을 '정치공작사건'으로 규정하고 오는 29일 오전 11시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연다.

국민연합측은 "자칭 인권, 개혁, 진보를 주장하던 노무현 정권에 의해 벌어진 국가정보유출사건, 일명 미국 스파이 사건과 관련 피해자들이 기자회견을 통해 좌파권력이 기획 조작한 이 사건의 진상규명과 관련자 고발 등 사법적 대응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미국 스파이 의혹 사건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돼 있는 배영준 전 US아시아 코리아 사장과 황장수 전 국민중심당 대표 비서실장, 강동순 전 KBS 감사 등이 참석해 발언할 예정이다.

'미국 스파이 의혹 사건'의 핵심은 리차드 롤리스 당시 미 국방부 부차관보가 백성학 영안모자 회장와 배영준 전 사장 등을 통해 국가정보를 수집했다는 것이었다. 특히 미국 정부가 한국에 '스파이단'을 운용하고 있다는 의혹까지 제기돼 한미간 외교현안으로까지 비화됐다.

"노무현 정권이 미국 고위관리에게 누명을 씌운 사건"

국민연합측은 "이 사건은 한미동맹이 최고도로 분열되고 남북위기가 급속도로 악화된 시점에서 친북좌파적 노무현 정권이 기획해낸 고도의 반미 시나리오 중의 하나"라며 "노무현 정권 당시 청와대 핵심인사들이 주도 기획해 전방위로 각계각층의 공권력과 하수인을 총동원하여 스파이 혐의를 억지로 덮어 씌운 정치공작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연합측은 "이 사건과 관련한 주요 증거로 채택된 D-47문건과 그 영문판은 조작되었다"며 "(배영준 전 사장 등이 기자회견에 참석해) 방송위, 국정원, 검찰, 경찰, 국회의원 등 공권력의 전방위 개입에 대한 정황을 폭로한다"고 밝혔다.

국민연합측은 "보수 우파를 표방하는 MB정권 출범 이후에도 이 사건의 진상 및 실체규명, 관련자 처벌이 지연되고 있는 것을 반성하고 재소사와 명예회복을 촉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기자회견을 주도하고 있는 봉태홍 라이트코리아 대표이자 국민연합 집행위원장은 26일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이 사건이 공작사건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기 때문에 기자회견을 열게 됐다"고 말했다. 

봉 대표는 '정치공작사건'의 근거와 관련,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뒤 이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했을 때 미국 정부측이 이 사건의 재조사와 진상규명을 요구했고, 김양 국가보훈처장이 이 사건을 '노무현 정권이 미국 정부의 고위관리인 리차드 롤리스에게 누명을 씌운 사건'이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봉 대표는 "이 사건의 배후에 노무현 정권 인사들이 있고, (백성학·배영준 등을) 스파이로 몰고 간 세력은 검찰, 청와대, 국정원, 정치권까지 포진돼 있다"며 "이 사건을 수사했던 검찰, 노무현 정권의 핵심 인사들에 대한 수사를 요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미국 스파이 의혹'을 받았던 백성학 영안모자 회장이 9월 초 청와대·외교통상부·대검찰청·국정원 등에 "나는 성실한 기업가일 뿐이지 미국 스파이로 활동한 적이 없다"는 요지의 진정서를 냈다.

보수 성향의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와 안응모 전 내무부장관도 지난 9일 백 회장의 선처를 바라는 탄원서를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제출했다. 

유명환 장관 "백성학 사건, 한미관계 복원 걸림돌 아니다"

국내 보수 우파 단체들이 '미국 스파이 의혹 사건'의 재조사 등을 요구나선 것은 미국 정부의 움직임과도 무관하지 않다.

최근 <내일신문>이 "미국 스파이 의혹 사건이 지난 4월 한미 정상회담 때 비공식 의제로 다뤄졌다"고 보도했고,  지난 6월 초 김양 국가보훈처장이 리차드 롤리스 미 국방장관 특보를 만나 미국 스파이 의혹 사건과 관련한 의견을 교환한 사실까지 확인된 바 있다.

결국 미국 정부가 한국 정부에 '미국 스파이 의혹 사건'을 재조사하도록 압력을 넣었고, 이에 이명박 정부가 김양 처장을 메신저로 내세웠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하지만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어제(25일) 워싱턴 특파원들과의 기자간담회에서 "(미국 스파이 사건이) 지난 4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외교적으로 논의된 바 없다"고 의혹을 일축했다. 

유 장관은 '백성학 회장 사건이 한미 양국 관계에 어떤 영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지 않다"고 답한 뒤 "백성학 회장 스파이 의혹 사건 정도가 한미관계 복원에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태그:#미국 스파이 의혹 사건, #백성학, #리차드 롤리스, #국가쇄신국민연합, #봉태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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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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