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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부평구 일신동에 설립하기로 예정됐던 가칭 일신중학교 개교가 2008년에서 2009년, 2011년으로 자꾸 연기되면서 중학교 설립 자체가 무산될 위기에 처하자 부개1동과 일신동 및 구산동 주민들이 스러져가는 중학교 개교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인천 북부교육청에 따르면 (가칭)일신중학교는 2001년도에 부평구의 지역 간 중학교 수용시설 불균형 완화와 일신동·부개동 지역 학생의 원거리 통학에 따른 불편 해소를 위해 설립계획이 수립되어 2003년 말 일신동 79-29번지 일원 1만1141㎡에 부지를 지정 고시하였고, 2006년 3월 24학급 규모로 개교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2004년 6월 중학교 학생수용계획 수립에 따라 2008년으로 개교가 연기됐다가 2005년 9월 저출산에 따른 학생수용계획 재검토 지시에 의거 2009년으로 다시 연기됐다. 그리고 2006년 6월 교육인적자원부의 학교신설 점검 결과 개교년도가 2011년으로 다시 조정됐고 현재 상황으로 2012년에도 개교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일신동 주민들이 지난 2006년 12월 “원래 예정대로 중학교를 지어 달라”는 연서명을 교육청에 전달하였고, 지난 8월 29일에는 ‘부개1ㆍ일신ㆍ구산동 지역 중학교 설립 추진위원회’를 구성하여 교육청과 교육위원, 구청 및 지역 정치인들을 초청하여 공청회를 개최하기에 이르렀다. 공청회에서 주민들은 한 목소리로 지역 차별을 없애기 위해서라도 중학교를 하루빨리 신설해달라고 요구했다.

 

중학교 설립 추진 8년째 '감감'

 

이 지역에서 중학교 설립을 추진한 기간이 계획입안단계까지 감안하면 벌써 8년째이다. 부평6동, 부개1동, 일신동과 구산동 등 경인전철 부평역과 부개역 사이의 남쪽에 있는 이들 4개동에 초등학교는 5개가 있지만 중학교는 하나도 없다. 이 때문에 학생들이 3~5㎞ 정도 원거리 통학으로 고생하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학부모들은 자녀가 초등학교 4~5학년이 되면 벌써 중학교가 가까운 지역으로 이사 갈 생각부터 한다. 그래서 이 지역에서 중학교 신설은 주민숙원사업 중 하나이다.

 

그러나 교육청에서 개교를 미루는 사이 학교 부지는 150억 원으로 지정 당시보다 3.2배나 올랐고, 건축비도 82억 원으로 2배 정도 올랐다. 이 비용을 지출하고도 그 자리에 중학교를 신축해야하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면 당연히 지어야한다.

 

그러나 저출산으로 인해 2012년에는 이 지역 학생수가 2007년보다 3753명이 감소하여 규정된 학생 수를 채우기 힘들 것으로 예상되자 교육당국의 고민이 시작된 것이다. 더구나 230억 원이란 국가의 예산낭비도 걸림돌이다.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주민들의 이해관계 조정도 만만치 않다.

 

일신동 주민들은 “기존에 부지를 지정해 놓고 왜 그 자리에 중학교를 세우지 않느냐”며, 교실이 남아도는 일신초등학교에 대해서는 “실업자 구제를 위해서라도 교사를 더 채용하여 1학급을 25명 이하로 운영하면 될 것 아니냐”고 교육청 관계자를 몰아세우는 주민도 있다. 우리 지역에 학교를 세우기 위해서는 국가의 세금이 낭비되는 것쯤은 상관없다는 투이다.

 

그러나 부개1동의 철길 서쪽과 부평6동 주민들은 “일신동에 지정된 부지는 부평구의 변두리 끝인데 그곳의 중학교에 가느니 차라리 현재의 부평동중이나 부평여중으로 가는 게 더 낫다”고 반대 입장을 표시하고 나선다.

 

3가지 방안을 주민투표로 결정하자

 

주민들이 요구하는 지역균형발전과 학생들의 원거리 통학 난 해소, 이와 연관된 교통 및 주택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이 지역 주민들의 중학교 설립 요구는 당연한 것이다.

 

교육청도 이런 사정을 감안하여 가장 효율적인 중학교 설립 방안으로 이 지역의 초등학교를 재배치하는 방안과 교실이 많이 남는 일신초등학교에 중학교를 통합하여 운영하는 방안을 (가칭) 일신중학교 신설방안과 함께 검토 중이다.

 

그러나 예산문제로 지정된 부지에 신설하는 문제는 실현가능성이 낮고,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한 학교에서 통합 운영한다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렵다. 따라서 부개・일신・금마초등학교 중 1개교를 폐교하고 중학교로 재배치하는 것이 유력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 경우 3개 초등학교 중 어느 학교를 중학교로 재배치하느냐 문제인데 중학교는 한번 정해지면 오랫동안 변경할 수 없기 때문에 지역적인 여건을 두루 감안하여 결정해야 한다. 따라서 현재 거론되고 있는 방안 중 부개초등학교를 부개중학교로 변경하는 안이 지역 여건이나 주민의 정서에 부합하는 안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방안에 대해 부개초등학교 동문회가 반대하고 나서 현재로선 논의 자체가 되지 않고 있다. 이 지역에 거주하는 동문들의 반대에다 역사가 오래된 만큼 많은 동문들이 학교 폐교 반대에 합세했기 때문이다. 이 지역 정치인들도 동문들의 반발을 의식하여 폐교 안에 대한 언급을 회피하고 있다. 교육청에서는 부개초등학교를 아예 폐교하는 것이 아니라 여건이 더 나은 지역에 최우선적으로 학교를 배정하여 전통을 이어가도록 하겠다는 안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동문들은 학교의 이전 자체를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중학교 신설 문제는 동문들의 의사도 중요하지만 지역주민 대다수의 의사가 반영되어야 한다.

 

교육청에서는 더 이상 논의가 진행이 안 되자 매번 중학교 개교시기를 연기한 채 시간만 보내고 있다. 그렇다고 주민들의 숙원사업을 마냥 시간만 축내고 있을 수는 없지 않은가! 그 누구도 건들고 싶어 하지 않는 얽힌 실타래를 누군가는 나서서 풀어야 한다. 그래서 나는 감히 교육청과 지역주민들에게 다음과 같은 제안을 한다.

 

일신초등학교에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통합 운영하는 방안과 부개초등학교를 중학교로 재배치하는 방안, 현재 지정된 학교부지에 중학교를 신설하는 방안을 주민투표에 부치자. 주민투표에 참여하는 주민은 같은 학군에 속하는 부평6동・부개1동・일신동・구산동 주민이 참여해야 한다. 그리고 결정된 안으로 의사를 결집하여 중학교 신설문제를 하루빨리 해결해야 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최병선(jipsale@hanmail.net) 기자는 부개한국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입니다.


태그:#일신중학교, #주민투표, #공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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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선은 (사)전국아파트연합회 사무총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물론 새우양식도 한다 그리고 아파트저널(www.aptj.kr) 발행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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