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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복, 문어, 촌닭, 이들 셋이 만나 어우러진 음식의 맛은 환상이다. 영양도 챙기고 맛도 챙기고 스트레스까지 잡았으니 더 이상 무엇을 바랄까.
▲ 전복문어삼계탕 전복, 문어, 촌닭, 이들 셋이 만나 어우러진 음식의 맛은 환상이다. 영양도 챙기고 맛도 챙기고 스트레스까지 잡았으니 더 이상 무엇을 바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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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른하다. 유난히도 무더웠던 올 여름 가마솥더위에 시달리며 삼복을 넘어섰더니 피곤이 가시지 않는다. 이제 처서다. 무더위도 한풀 꺾이고 아침저녁으론 제법 선선하다. 그런데도 아침이면 온몸이 무겁고 세상과 만나는 것이 귀찮다. 고달픈 세상살이 하루쯤 늘어지게 푹 쉬었으면 하는 마음뿐이니. 이렇듯 지친 몸과 맘을 추스르는 데 좋은 보양식은 뭘까.

언뜻 삼계탕이 떠오른다. 세상살이 고달프다보니 많은 스트레스가 생긴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비타민C와 단백질 등의 소모가 많아진다. 고단백 식품인 영계 한 마리에 스트레스도 풀고, 입맛을 돋우는 데 좋은 쌉쌀한 인삼에다 찹쌀, 마늘, 양파, 대추, 생강, 황기, 대파뿌리와 여러 한약재를 적당량 넣어 푹 고와낸 삼계탕이 어떨까.

한국 전통 보양식 삼계탕

삼계탕은 한국 전통 보양식이다.
▲ 삼계탕 삼계탕은 한국 전통 보양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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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계탕은 한국 전통 보양식이다. 건강을 챙기는 데에는 시원한 음식보다 따끈한 음식이 개운하고 몸에도 좋다. 닭은 단백질과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하고 소화흡수가 잘 되는 산성식품이다.

옛날 우리네 어머니들은 사위가 오면 씨암탉을 잡았다. 또 땀을 많이 흘려 입맛이 없고 기운이 없을 때는 영계백숙이나 삼계탕으로 몸보신을 시켜주곤 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즐겨 먹는 닭고기는 비타민과 무기질이 부족하므로 해조류나 채소와 함께 먹는 것이 좋다.

원기회복에 아주 그만인 전복

전복회는 오도독~ 쫄깃쫄깃하다.
▲ 전복회 전복회는 오도독~ 쫄깃쫄깃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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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어보에는 전복을 복어라는 이름으로 소개한다. "살고기는 맛이 달아서 날로 먹어도 좋고 익혀 먹어도 좋지만 가장 좋은 방법은 말려서 포를 만들어 먹는 것이다"고 기록되어 있다.

전복의 효능을 살펴보자. 전복을 쪄서 말리면 표면에 흰 가루가 생긴다. 이 성분은 타우린으로 콜레스테롤을 낮춰주고 신장 기능을 향상시키며 간장의 해독작용을 돕는다. 그래서 전복은 환자의 병후 원기 회복에 좋다고 한다.

전복 내장은 기름장에 찍어먹으면 별미다. 일반적으로 전복 요리에는 3년산 전복을 많이 사용하는데 전복 껍데기 안의 나이테를 통해 나이를 가늠할 수 있다. 전복회는 오도독~ 쫄깃쫄깃하다.

전복죽은 혀끝에 감기는 부드러움이 압권이다. 전복죽은 입안에서 부드럽게 녹아든다. 이따금씩 꼬들꼬들 씹히는 전복의 조갯살이 즐거움을 더해준다. 전복 요리 또한 영양은 기본이고 만족감이 크다.

고단백, 저칼로리에 쌈빡한 맛 촌닭

이글거리는 숯불 석쇠에 왕소금을 뿌려 구웠다.
▲ 촌닭불고기 이글거리는 숯불 석쇠에 왕소금을 뿌려 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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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고기 요리는 고단백, 저칼로리 식품으로 다른 육류에 비해 맛이 쌈빡하고 지방분이 적어 인기식품이다. 닭은 백숙으로 요리해도 그 맛이 일품이다. 닭백숙은 닭의 내장을 제거하고 잘 손질해 갖가지 재료를 넣고 압력솥에 푹 삶아낸 것이다. 양념에 살짝 버무린 닭가슴살 육회도 그 맛이 별미다.

산바람이 가슴에 스트레스를 걷어가는 산장이면 더욱 좋겠다. 졸졸거리는 계곡의 물소리가 가슴을 파고드는 산장에서 먹는 음식은 세상도 아름다워 보이고 맛이 더 배가 될 테니 말이다.

이글거리는 숯불 석쇠에 왕소금을 뿌려 구워내도 좋다. 잘 익은 닭고기 한 점을 반으로 자른 양파에 넣고 풋고추, 마늘, 쌈장 함께 한입 먹어보라. 이렇게 먹으면 양파의 아삭함과 숯불 향 그윽한 닭고기의 독특한 어우러짐이 너무 좋다. 촌닭불고기는 먹기 직전 양념을 해야 신선함이 살아난다.

촌닭의 참맛은 옛날 우리 조상들이 해먹던 그대로 가장 촌스럽게 만들어야 진짜 촌맛이 난다. 손질한 촌닭을 숯불에 올려 노릇해지면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구워낸다. 센 불에 굽다가 노릇해지면 중불에서 굽는다. 이때 닭고기는 삼겹살과 달리 빨리빨리 뒤집어줘야 타지 않는다. 노릇노릇한 닭고기는 묵은지와 싸먹으면 환상적인 궁합이다.

초장에 찍어먹으면 죽여주는 문어

문어가 이렇게 부드러울 수가,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다.
▲ 문어 문어가 이렇게 부드러울 수가,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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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삶아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문어를 초장에 살짝 찍어먹으면 입 안에서 사르르 녹는다. 정말 부드럽고 감칠맛난다. 문어 한 점에 한 잔 술을 곁들이면 마음은 파도가 되어 출렁인다. 밤안개 자욱한 날 술꾼들이 부나비 되어 하나둘 모여드는 장소면 더욱 좋겠다.

이것만으로는 뭔가 부족하다 싶다. 그렇다면 삼계탕에다 영양가가 높고 귀한식품인 전복과 빈혈방지에 상당한 효과가 있다는 문어를 함께 넣어 요리를 해보면 어떨까. 피로, 나른함, 지친 몸과 마음을 추스르는 데는 아주 그만일 듯싶다.

전복, 문어, 촌닭, 이들 셋이 만나 어우러진 음식의 맛은 환상이다. 영양도 챙기고 맛도 챙기고 스트레스까지 잡았으니 더 이상 무엇을 바랄까. 올가을에는 전복문어삼계탕으로 몸을 추슬러보자.


태그:#전복문어삼계탕, #전복, #문어, #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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