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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꼬레아, 코리아 - 서양인이 부른 우리나라 국호의 역사> 겉그림
 <꼬레아, 코리아 - 서양인이 부른 우리나라 국호의 역사> 겉그림
ⓒ 책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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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 속 개인을 살피는 일에 남다른 관심을 지닌 한국 사회에서 이름은 쉽게 다룰 일이 아니다. 20세기 초반 일본에게 나라 이름을 빼앗기는 ‘잊지 말아야 할’ 기억을 갖게 되면서, 한국 사회는 이름에 대해 더욱 남다른 애착을 갖게 되었다. 어느 순간부터 그냥 '한국'이 아니라 '대한민국'으로 자기 자신을 부르기 시작한 한국 사회가 자기 이름을 보는 눈빛은 한일 축구 그것을 넘고도 남는다.

남과 북으로 나뉜 뼈아픈 한국 역사는 나라 이름에 대한 뜨거운 관심에 한 몫 단단히 한다.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남과 북으로 나뉘어 같고도 다른 두 가지 한국 사회를 형성한 우리는 통일을 이루게 될 그 어느 날에 이름에 대한 논란을 반드시 거쳐 갈 게다.

통일 한국이 언제 어떤 형태로 이루어질지는 아직 아무도 모르지만, 그 때에 우리나라 이름에 대한 논란은 21세기 '개인' 한국이 자신을 새롭게 규정짓는 작업이기도 하거니와 ‘공동체’ 세계에서 어떤 식으로 우리 자리를 형성하느냐 하는 문제가 되기도 할 게다. 여하튼, 한국 사회는 우리나라 이름에 대한 논란을 쉽게 거둘 수 없는 많은 이유를 지니고 있다.

엄청나게 많은 서양 각종 문헌과 고지도를 통해 '서양인이 부른 우리나라 국호의 역사'를 추적한 <꼬레아, 코리아>(오인동 지음/책과함께, 2008). 이 책을 살피는 일은 이처럼 이름에 관한 한 숨길 수 없는 강한 애착을 지닌 한국사회와 그 역사를 정면으로 응시하는 것과 같다.

우리는 장차 국호를 어떻게 정해야 하나

오인동(1939 ~ )
황해도 옹진에서 태어났으며, 제물포 고교를 거쳐 가톨릭 의대를 졸업했다. 1970년 미국으로 건너가 하버드 의대 조교수와 MIT 생체공학 강사 등을 거쳐 현재 L.A. 인공관절연구원 원장으로 재직 중이다. 2004년 미국 최대의 아시아계 포털 웹사이트 '골드시'에서 '가장 성공한 아시아계 전문인'의 의료 부문에 선정되기도 했다.

1990년대 중반부터는 L.A. 한인 사회에서 통일 연구 기구인 'Korea-2000'을 결성해 조국의 분단 극복과 통일을 위해 노력하는 한편, Corea 국호 되찾기 작업에도 전념하고 있다. <Corea 되찾아야 민족 주체성 회복 - 동서양 사료로 본 Corea, Korea 연원>(2003), <초기 서양지도와 문헌에 나타난 우리나라 표시와 표기>(2004), <우리나라 모습과 표기의 변천사>(2005) 등 우리나라 로마자 국호의 역사에 관한 논문을 다수 발표했다.

출처: <꼬레아, 코리아-서양인이 부른 우리나라 국호의 역사> 책날개에서
어떤 이는 우리나라 국호가 국제사회에서 'Corea'로 불리든 'Korea'로 불리든 그게 (국익과 관련하여) 무슨 상관이냐고 반문한다. 또 어떤 이는 각 나라 언어 체계에 따라 달리 표기되는 나라 이름에 관하여 지나친(?) 반응을 보이는 것에 이의를 제기하기도 한다.

그런데, 앞서 얘기했듯이, 통일 한국을 바라보는 우리로서는 이름에 관한 한 아직 마침표를 찍지 않았다. 그러므로, 우리 국호에 관한 뜨거운 논란과 치밀한 관심은 오히려 환영할 일이다.

역사학자도 아니면서, 뜨거운 관심과 치밀한 노력으로 13세기까지 거슬러가는 우리나라 이름에 관한 역사를 살펴 온 지은이에 대해 우선 박수를 보낸다.

또, 우리나라 이름 역사에 관한 그의 관심과 노력에 관하여 예비 독자나 다름없는 모든 한국인의 날선 평가를 기대해 본다. 그래서 지금 이 책에 담긴 '뜨거운 감자'를 조금 꺼내드리련다.

"이 책은 13세기 카르피니, 루브룩, 마르코 폴로가 남긴 초기의 기록에서부터, 마테오 리치의 지도와 하멜의 표류기, 서양 각국이 조선과 체결한 조약문서에 이르기까지, 서양의 각종 문헌과 고지도를 통해 우리나라 국호의 1000년 변천사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대항해 시대를 풍미한 Core, Cory, Coria, Caoli, Corai 등 각양각색의 표기들이 17~19세기를 거쳐 Corea로 수렴되는 과정, 그리고 20세기를 전후해 Corea의 C가 K로 변모하는 과정을 역사적으로 고찰함으로써, Corea와 Korea의 오랜 논쟁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 것이다."

논쟁에 해당하는 문제라는 말에는 굳이 토를 달 이유가 없을 듯하다. 그러나 이 책이 우리나라 이름에 관한 그 오랜 논쟁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 것 같다는 평가에는 쉽게 동참하기 힘들다. 통일 한국이 아직 미래에 속한 일이라는 것만 가지고도 이 오랜 논쟁은 거듭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차라리, 누구누구가 이 논쟁에 더 많이 참여해 줄지를 알아보는 게 더 낫지 싶다.

어쨌거나 이 책은 현 국제사회 외교 전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서양(특히, 미국) 역사에서 우리나라 이름이 어떻게 불리고 기록되었는지를 살펴보려 했다. 그것은 한국인 특유의 강한 민족성을 발견하는 또 다른 작업이기도 하고 엄연히 힘의 논리가 작용하는 국제 사회에서 통일 한국 위상을 미리 살펴보는 작업이기도 하다.

서문에서 이 책은 다분히 논란을 불러일으킬 'Corea인가, Korea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국제 통용어에서 우위를 점한 영어 역사에서 우리나라 이름 첫 자가 'C'와 'K'를 오갔다는 사실만으로도 이 질문에 대한 관심은 급상승한다.

지은이가 연구한 바에 따르면, 우리나라 이름은 서양 각국 기록에서 Core, Corea, Cory, Corij, Coria, Coreae, Caoli, Kaoli, Corais, Corai, Coray, Couray, Corey, Corei, Corie 등 다양하게 표기되었다. 조선에서 비롯된 국호 표기 역시 Tiauxen, Tiauxem, Tauxem, Taucian, Chau Sien, Cioscien, Chao Sien, Tchao Sien, Tschao Sien 등 여러 가지였다.

이같은 다양한 국호 표기 이면에는 서양 각국이 한동안 중국, 일본을 통해 한국 국호를 접한 사연이 역사를 따라 배경처럼 놓여 있다. 한편, 지은이는 조선 시대까지도 고려를 표음한 국호가 널리 퍼져있고 심지어 지금까지 영향을 끼친 점에 대해 무척 흥미로워하며 국호 연구 과정에서 이 점을 두루 살폈다.

이 같은 국호 변천사 연구 작업 과정은 국제사회(유럽)에서 우리나라 이름이 형성되는 데에 큰 영향을 끼친 '고려' 국호 전파와 관련하여 오랜 기간 형성된 역사 기록을 추적하는 것(1부 '高麗를 최초로 기록하다')으로 나아간다. 그리고 이것은 우리나라 이름을 다양하게 표기했던 각국 사연을 살피는 것(2부 '저마다의 발음대로 표기하다')과 연결된다.

참고로, 1부에 연결된 보론에서는 'Corea'라는 국호 어원이 된 '高麗'의 원래 발음이 '고리'였으며 이것이 우리 국호 변천사에서 중요한 요소가 되었음을 주장하고 있다. 한편, 2부에 보론에서는 서양 지도에 나타난 우리나라 지도 모양과 함께 국호 문제를 다루었다.

이 책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우리나라 이름이 국제사회(서양)에서 'Corea'라는 호칭으로 통일된 역사(3부 'Corea가 다른 표기들을 압도하다')와 19세기 후반 이후 'Korea'로 넘어가면서 지금까지 이어진 역사(4부 'Korea의 시대가 열리다')를 추적한 부분이다.

왜냐하면, 상대적으로 최근 역사에 해당하는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초반 역사 문제는 향후 통일 한국 이름을 (힘의 우위와 외교력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국제사회에 알리는 데 있어 그 무엇보다 유심히 참고해야 할 사항이 되기 때문이다.

통일 조국의 로마자 국호는 'Corea'로, 한글 국호는 '꼬레아'로

이쯤에서, 왜 남이 우리나라 이름을 부르는 문제를 따지느냐고 묻지 않을 수 없다. 또한, 그것을 따지고 또 오랜 기록까지 조목조목 살펴보는 게 왜 필요하느냐고 묻지 않을 수 없다.

이 같은 질문에는, (각종 문헌 기록 추적 결과) 16세기 말 등장하여 300여 년간 생존한 'Corea'가 19세기 말 이후 'Korea'로 옮겨 간 사연에 국제사회 새로운 강자가 되어 현재까지 그 지위를 누리는 미국의 영향이 짙게 드러웠다는 지은이의 주장으로 일단 대신하련다. 그리고 그 같은 국제 관계가 향후 통일 한국 국호 논쟁에 적잖은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생각해야 한다는 점을 덧붙여두련다.

한 가지 유념해야 할 것은, 지은이도 간간이 언급했듯, 각종 문헌과 고지도를 바탕으로 출간한 이 책은 그 특성상 다른 문헌과 고지도를 발견하면서 수정과 보완을 거듭해야 할 운명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이 같은 운명 자체를 이 책이 지닌 단점이라 보기 어렵지만, 문제는 오히려 엉뚱한 데서 발견할 수 있다. 통일 한국 국호에 관하여 책 말미에 제시된 지은이의 주장은 보기에 따라 신선할 수도 있고 파격적일 수도 있다. 하여튼 이것부터 (또는 여기서부터 새로) 논란거리가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지은이는 통일 한국 국호에 관한 자기 의견을 제시한다. 

"나는 이 책에서 서양인들이 우리나라를 부르고 그린 1,000년 역사의 기록을 살폈다. 그리고 통일 조국으로 가는 과정에서 로마자 국호는 'Corea'로, 한글 국호는 '꼬레아'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얻었다. 지난 100년 동안에 쓰였을 뿐이고 해방 후에는 차분한 성찰 없이 미국과 소련을 따라 써온 Korea를, 몇백 년의 풍상을 우리 민족과 함께 겪어온 Corea와 비교할 수는 없다. 그간 잃어버리고 살아왔던 Corea를 되찾아 우리 뜻대로 쓴다는 것 자체가 민족사적 긍지를 느끼게 해줄 것이라 확신한다. 이 자그마한 역사적 고찰이 통일 국호가 Corea로 채택되는 데 필요한 자료가 될 수 있길 바란다."(이 책, 277~278)

지은이는 우리 국호에 관한 자기 의견을 내놓으면서 이 책에 담은 내용을 다시금 두루 언급했다. 이 책이 무엇을 말하고자 했는가에 관한 것이 (이 책 출간과 관련하여 진행한 연구 결과 수준에서 제시한) 최종 주장에 고스란히 담긴 셈이다.

그가 진행해 온 오랜 진지한 연구 결과에도 불구하고, 우리 국호에 관하여 그가 제시한 의견은 다루기가 참 어렵다. 그가 제시한 한글 국호는 로마자 국호(연구)를 바탕으로 제시된 것과 다름없다. 'Corea'라는 국호가 국제사회에서 오랜기간 통용되었고 그 의미도 'Korea'보다 설득력 있다 말하는 것은 그렇다치더라도, (통일 한국 국호와 관련하여) 한글 국호를 로마자 국호를 바탕으로 제시하는 것은 아무래도 쉽게 받아들이기 힘들다. 기억해 두어야 할 점이다.

여하튼, 지은이는 얼마간 객관성과 주관성을 동시에 지닌 고문헌, 고지도 연구를 바탕으로 우리 국호에 관한 의견을 제시했으며, 부록에는 서양 문헌과 지도를 바탕으로 1246~1889년에 이르는 우리나라 이름 연혁을 담았다. 이런 그의 노력에 대한 보답 차원이 아니더라도, 이제 이 책을 읽을 만한 이유를 발견한 독자는 누구나 그의 주장에 찬반 의견을 달기 전에 그의 연구 과정과 그 결과인 이 책을 살펴보기 바란다.

참고로, 그는 땀과 열정이 담긴 이 책 마지막 글자를 적어 넣으며 이 책이 아직 완결판(?)이 아님과 그 완결판의 주인공이 누가 될지 알 수 없음을 내비쳤다. 물론, 그가 한 말은 이 책이 새로운 연구 결과에 손쉽게 제쳐질 수 없다는 겸손한 자부심을 담았는지도 모른다.

"이번 연구는 시작에 불과하다. 모쪼록 이 부족한 책이 앞으로 국호를 연구하는 많은 연구자들에게 조금이나마 길잡이 역할을 해주기를 바라마지않는다."(이 책, 278)

덧붙이는 글 | <꼬레아, 코리아- 서양인이 부른 우리나라 국호의 역사> 오인동 지음. 책과함께, 2008. 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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