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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저녁 서울 영등포 민주노총 앞에서 열린 촛불문화제에서 시민 200여명이 세찬 장맛비에도 촛불을 밝히고 있다.
 25일 저녁 서울 영등포 민주노총 앞에서 열린 촛불문화제에서 시민 200여명이 세찬 장맛비에도 촛불을 밝히고 있다.
ⓒ <노동과세계> 이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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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잘릴 놈, 죽일 놈, 나쁜 놈"

25일 대학생들이 어청수 경찰청장, 이명박 대통령,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을 두고 외친 소리다. 이들은 "국민들의 마음도 이와 같을 것"이라며 서울 영등포 민주노총 앞에서 촛불을 밝혔다.

장맛비가 세차게 쏟아지는 가운데, 이날 저녁 7시 30분 민주노총 앞에서 79번째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24일 오전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진영옥 수석부위원장·이용식 사무총장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된 후, 그날 저녁 촛불문화제에 이어 다시 민주노총 앞에서 촛불이 타올랐다.

광우병 대학생 대책위원회가 주최한 이날 촛불문화제에서는 대학생, 다음 아고라 회원 등 시민 200여명이 모였다.

경찰은 24일에 이어 이날 역시 경찰버스 20여대를 동원해 민주노총 인근을 둘러싸고, 곳곳에 전경을 배치하는 등 삼엄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하지만 대학생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신나는 노래를 부르고 율동을 선보여 시민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또한 오는 30일 서울시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가상 후보인 '캐발랄 젊은 후보 기호 0번 청소년'을 홍보를 하러 온 '하얀 가면' 학생들도 눈에 많이 띄었다.

이날 첫 발언자로 나선 '고대녀' 김지윤씨는 "이명박 정부는 촛불집회 때 우리와 함께 싸웠던 민주노총 지도부 3명을 체포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며 "민주노총 침탈을 막고 연대한다는 의미로 이곳으로 왔다"고 밝혔다.

25일 저녁 서울 영등포 민주노총 앞에서 열린 촛불문화제에서 한 학생이 오는 30일 서울시 교육감 선거 가상 후보인 '캐발랄 젊은 후보 기호 0번 청소년'을 홍보하는 포스터를 들고 있다.
 25일 저녁 서울 영등포 민주노총 앞에서 열린 촛불문화제에서 한 학생이 오는 30일 서울시 교육감 선거 가상 후보인 '캐발랄 젊은 후보 기호 0번 청소년'을 홍보하는 포스터를 들고 있다.
ⓒ <노동과세계> 이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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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그는 "체포영장 발부 이유가 7월 2일 총파업 주도하고, 조합원에게 미국산 쇠고기 출하저지를 지시하고 도로를 무단으로 점거한 것"이라며 "그렇다면 시민 강경진압과 미친 소 출하를 지시하고 청와대를 불법 점거한 이명박 대통령을 체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류민 성공회대학교 총학생회장은 "이명박 대통령은 고환율 정책 등으로 소비자물가를 올린 서민경제 파탄의 주범이고, 반값 등록금 공약도 못 지켰다"며 이명박 대통령을 두고 영화 <놈놈놈>을 패러디 해 "뻔뻔한 놈, 뻥치는 놈, 자기 약속도 못 지키는 놈"이라고 일갈했다.

하재근 '학벌 없는 사회' 사무처장은 "이명박 대통령은 엊그제 대학자율화 조치를 내놓았다, 그렇게 되면 등록금이 올라간다"며 "결국 국민이 이명박 대통령을 끌어내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24일 체포영장이 발부된 이석행 위원장 등 지도부는 민주노총 앞에서 열린 촛불문화제에 참석하지 못하고, 멀리서 이들의 촛불을 지켜봤다.

한편, 민주노총은 이날 "경찰이 민주노총 빌딩을 봉쇄하고 민주노총을 드나드는 차량에 대해 검문검색을 벌여 인권침해를 당했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긴급 구제신청을 했다. 민주노총은 '진정 및 긴급구제신청서'에서 봉쇄 자체가 일반적인 체포영장의 집행절차에 어긋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노총 빌딩 근무자 400여명은 체포영장이 발부되지 않았음에도 불심검문을 당해 헌법 제10조에서 규정하는 행복추구권·인격권·신체의 자유 등을 중대하게 침해당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촛불을 든 200여명은 밤 9시 30분께 자발적으로 해산했다.


태그:#촛불문화제, #민주노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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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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