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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선 역곡역 화장실 역곡역에서 화장실을 이용하려면 새로 지하철 표를 끊을 수 밖에 없다. 역무원을 불러 개찰구 밖으로 나올 수 있다고는 하지만 '표 파는 곳'과 개찰구 사이의 간격이 너무 멀어 역무원을 부르기는 역부족이다. 붉은색 사각형으로 표시된 곳이 '표 파는 곳'이다.
▲ 경인선 역곡역 화장실 역곡역에서 화장실을 이용하려면 새로 지하철 표를 끊을 수 밖에 없다. 역무원을 불러 개찰구 밖으로 나올 수 있다고는 하지만 '표 파는 곳'과 개찰구 사이의 간격이 너무 멀어 역무원을 부르기는 역부족이다. 붉은색 사각형으로 표시된 곳이 '표 파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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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선 역곡역 화장실 안내 표지판 맞이방 화장실을 이용하려면 개찰구 밖으로 나와야 한다.
▲ 인천선 역곡역 화장실 안내 표지판 맞이방 화장실을 이용하려면 개찰구 밖으로 나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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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을 탔는데, 갑자기 배탈이 났다. 급한 대로 다음역에서 내렸다. 얼른 화장실로 달려갔다. 그런데 화장실이 개찰구 바깥에 있었다.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첫째, 돈이 아깝지만 일단 밖으로 나온다.
둘째, 역무원을 부른다.
세째, 몰래 개찰구를 빠져나온다.

혹시 두번째 답을 택했다면, 당신은 낭패를 볼 수도 있다.

개찰구에서 역무원을 호출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 방법으로 화장실을 가려면 땀을 뻘뻘 흘려야 한다.

그럼 개찰구 안쪽에는 화장실이 없느냐고 물을 것이다. 물론 있기는 하다.

하지만 수도권 413개 지하철역(인천 지하철, 공항철도 제외 http://www.intersubway.com/ 통계 참조) 가운데 개찰구 안쪽에 화장실이 설치된 곳은 117곳 뿐이다. 지하철 탑승객이 화장실을 이용하려면 대부분의 경우 개찰구 밖으로 나와야 한다는 얘기다.

지하철을 탔는데 갑자기 배탈이 났다... 어떻게 해야 할까

인천지하철과 공항철도를 제외한 수도권 지하철 역 가운데 단 28%의 역에만 개찰구 안쪽으로 화장실이 설치되어 있다. 나머지 72%의 역에서 화장실을 이용하려면 일단 대합실까지 나와야 한다.

지하철 8호선과 일산선의 경우 상황이 더 심각하다. 8호선과 과천선(남태령-금정), 분당선(선릉-보정) 전역의 화장실이 개찰구 바깥쪽에 설치되어 있다. 결국 이 두 노선을 이용하는 승객은 어느 역에서도 쉽게 화장실을 이용할 수 없는 것이다.

서울메트로가 운영하는 4개 노선(1호선~4호선) 117개 역 가운데 개찰구 내부에 화장실이 있는 곳은 단 67곳이다. 도시철도공사에서도 4개 노선(5호선~8호선) 148개역을 운영하는데, 이 중 16개 역에만 개찰구 내부에 화장실이 있다. 한국철도공사가 운영하는 148개 노선 가운데는 34개 역에만 화장실이 개찰구 내에 있었다.

수도권 지하철을 운영하는 한국철도공사·서울메트로·도시철도공사의 홈페이지에는 "열차 이용 중 화장실 이용은 매표실 근무 직원의 안내를 받으면 된다"라고 쓰여 있다. 그런데 과연 그들이 말하는 그 '안내받기'가 항상 가능할까? 그렇지 않다.

일단, 개찰구 옆에 설치되어 있는 운임정산소에 역무원이 없다. 역무원 호출 벨이 설치된 곳도 많지 않다. 만약 호출을 하더라도 역무원을 기다리는 시간이 꽤 든다. 결국 급하게 화장실을 이용하려는 탑승객은 개찰구 밖으로 나와서 화장실을 이용한 뒤, 다시 새로 표를 구입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개찰구 안쪽 화장실 설치' 민원 개찰구 안쪽에 화장실이 없어 탑승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 '개찰구 안쪽 화장실 설치' 민원 개찰구 안쪽에 화장실이 없어 탑승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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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무원만 호출하면 화장실 이용 가능?

부평역 화장실 안내판 부평역에서는 비상문을 통해 개찰구 밖 화장실을 빠르게 이용할 수 있었다.
▲ 부평역 화장실 안내판 부평역에서는 비상문을 통해 개찰구 밖 화장실을 빠르게 이용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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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지하철 탑승객이 되어 개찰구 밖 화장실 이용을 시도해 봤다. 실험을 실시한 역은 경인선의 역곡·부평·동암역으로 잡았다. 세 역 모두 화장실이 개찰구 밖에 자리잡고 있다.

결과는 1승2패. 역곡역에서는 호출벨을 찾기까지 한참이 걸렸다. 동암역에서는 역무원 호출에만 5분이 소요됐다. 부평역에서는 어렵지 않게 개찰구 밖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었다.

먼저 역곡역에서 화장실 이용을 시도했다. '맞이방 화장실을 이용하십시오'라는 표지판을 따라 승강장 계단을 올라갔다. 승강장을 올라가자마자 개찰구 밖 화장실이 눈에 들어왔다. 이제 역무원을 불러야 할 차례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발생했다. 역무원이 있는 '표 파는 곳'이 개찰구에서 너무 먼 것이다. 개찰구 바로 옆에 '운임정산소'가 있었으나 그 곳에도 역무원은 없었다. 역무원 호출 벨을 찾아봤다. 한참을 우왕좌왕한 끝에야 호출벨을 찾을 수 있었다.

호출벨이 서울방향으로 향하는 '전철 타는 곳' 쪽에만 설치되어 있어서 인천방향으로 향하는 전철을 타고 온 내가 발견하기 어려웠던 것이다. 다행히 벨을 누르자 역곡역 비상철문이 열렸다. 하지만 나는 이 문을 찾기 위해 사람들이 다 빠져나갈 때까지 한참을 두리번거려야 했다.

만약 화장실을 급하게 이용해야 하는 탑승객이 역곡역에서 내렸다면? 발을 동동 굴렀을 것이다. 역곡역에서의 첫 번째 실패를 뒤로 하고 부평역으로 이동했다.

비상철문이 역사 사무실 바로 옆에 설치되어있는 부평역  부평역 승강장부터 화장실 사이의 거리는 50미터. 짧은 거리는 아니지만 비상 철문 사용이 손쉬워 화장실 이용이 편리하다.
▲ 비상철문이 역사 사무실 바로 옆에 설치되어있는 부평역 부평역 승강장부터 화장실 사이의 거리는 50미터. 짧은 거리는 아니지만 비상 철문 사용이 손쉬워 화장실 이용이 편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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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평역은 인천지하철로 환승하는 역이다. 그래서 이 역의 하루 유동인구는 13만여 명에 이른다. '북적거리는 역인 만큼 화장실 이용도 어렵지 않을까' 하는 걱정과 함께 역에 다다랐다.

부평역에 도착하자마자 '화장실 전방 50m'라는 표지판이 눈에 들어왔다. 승강장 계단에서 화장실까지 50m면 꽤 먼 거리다. 개찰구에서 역무원 호출 벨을 찾았으나 호출 벨은 없었다.

대신 비상철문이 설치되어 있었고, 그 옆에 역사무실이 위치해 있었다. 역사무실에 "화장실만 들를 것이니 비상철문을 열어달라"고 요청했다. 역무원은 비상철문을 바로 열어주었고, 화장실로 별문제 없이 접근할 수 있었다.

동암역 시설 안내도 개찰구 바깥 쪽에 화장실이 설치되어 있다.
▲ 동암역 시설 안내도 개찰구 바깥 쪽에 화장실이 설치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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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간 곳은 동암역이다. 동암역 개찰구에 도착한 시간은 15일 오후 2시 42분.  동암역 '표 파는 곳'은 역곡역만큼 개찰구에서 떨어져 있지는 않았다. 그러나 역무원을 부르기에는 먼 거리인 데다가 호출벨이 없었다. 비상철문을 이용하기 위해선 일단 역무원의 안내를 받는 게 우선일 것 같았다.

계속 개찰구에 서 있자 역무원이 다가왔다. 화장실을 이용하겠다고 하자 비상철문을 열어주었다. 별 무리 없이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역무원이 오기까지 개찰구에서 5분을 기다려야 했다. 배탈이 난 탑승객이 화장실을 이용하기 위해 5분을 기다리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백운역 시설 안내도 개찰구 바깥에 화장실이 설치되어 있는 데다가 표 파는 곳과 역무실도 개찰구 바깥에 설치되어 있어 화장실 이용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 백운역 시설 안내도 개찰구 바깥에 화장실이 설치되어 있는 데다가 표 파는 곳과 역무실도 개찰구 바깥에 설치되어 있어 화장실 이용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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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화장실 이용을 시도했던 세 역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한국철도공사, 서울메트로·도시철도공사의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개찰구 안쪽으로 화장실을 설치해 달라'는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국철도공사는 '개찰구 내 화장실 추가 설치'에 대한 답변 대신 "화장실 위치와 상관없이 이용시 안내를 통하여 불편함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홈페이지에 명기해 놓았다. 그러나 이날 실험해 본 바에 의하면 '이용시 안내를 요청하는 것' 자체가 어려워 보인다.

화장실을 이용하게 해달라고, 보이지도 않는 역무원을 마냥 기다릴 수도 없는 노릇이다. 결국 탑승객들은 화장실을 이용하기 위해 표를 다시 사는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서울메트로 직원이 수도권 지하철 이용 승객을 위해 직접 만든 사이트 http://www.intersubway.com/ 자료와 각 지하철의 홈페이지 설명, 그리고 코레일 고객의소리 담당자 취재를 근거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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