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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화'를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이하 줄임)"로 읊조렸던 이형기(1933~2005) 시인의 문학 혼을 기리는 축제가 열린다.

 

오는 12~13일 이틀동안 이형기 시인의 고향인 진주 남강변에서 '이형기 문학제'가 열린다. 20세기 한국 현대 시단을 대표하는 이형기 시인의 고향사람들과 문인들이 이형기기념사업회(회장 강희근 경상대 교수)를 결성하고 처음으로 문학축제를 열기로 했다.

 

이번 문학제는 진주시가 주최하고, 이형기기념사업회와 '시를사랑하는사람들'이 공동 주관한다.

 

강희근 회장은 "이형기 선생의 출생일(1월6일)과 돌아가신 날(2월2일)은 7월이 아니지만, 올해는 처음이라서 여는데 의미를 두고 특정일과 관계 없이 연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이형기 선생은 제1회 개천예술제 백일장 때 장원을 수상했다"면서 "내년부터는 날짜를 조절할 필요도 있는데, 개천예술제 기간에 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12일 저녁 8시 남가람문화거리 야외공연장에서는 '이형기 문학의 밤'이 열린다. 음악과 시, 춤이 어우러지는 멋진 행사가 여름밤을 수놓는다. '불멸의 시인 이형기'라는 주제로 그림내시낭송회(회장 김경)가 시극(詩劇)을 선보인다.

 

안도현·신달자·원구식 등 이름 있는 시인들이 시를 낭송하고, 각종 시낭송대회와 백일장에서 장원한 사람들도 시를 낭송할 예정이며 일반 시민들의 시낭송도 이어진다. 또 남강의 아름다움을 배경으로 대금 산조, 허튼 춤 사위, 음유 시인 위승희의 축하공연이 펼쳐진다.

 

앞서 이날 오후 3시 진주시청 시민홀에서는 '이형기 문학 세미나'가 열린다. 이형권 교수(충남대)가 '외계적 언어와 기이한 상상', 유성호 교수(한양대)가 '한국시의 모국어 의식'이라는 주제로 이형기 문학에 대해 강연한다.

 

이어 이날 오후 4시30분 같은 장소에서 이형기문학상 시상식이 열린다. 올해로 3회째인 이형기문학상 수상자자로는 이수익(66) 시인이 선정되었다. 예심·본심을 거쳐 오른 시집을 대상으로 5명의 심사위원들이 토론을 거쳐 수상자를 결정했다.

 

수상 시집은 <꽃나무 아래의 키스>로, 심사위원들은 "이전의 어떤 시집보다도 시인의 시인론이 충실하게 반영되었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4부로 구성된 시집은 사소한 것부터 거대한 것까지 인간의 아픈 흉터를 어루만지는 등 삶의 근원적인 비애를 그려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날 시상은 정영석 진주시장이 할 예정이며, 박주택 교수(경희대)가 심사평을 할 예정이다. 상금 1000만원.

 

13일 오전에는 진주시 신안동 공원에 있는 이형기 선생의 '낙화' 시비 앞에서 추모제가 열린다. 진주에서 태어난 이형기 시인은 진주농림학교 재학할(16세) 당시 제1회 개천예술제(당시 영남예술제, 1949년) 백일장에서 장원을 했다. 그는 당시 최연소(17세)로 <문예>지에 작품을 발표해 등단하기도 했다.

 

이형기 시인은 생전에 문예이론과 실제 창작분야에서 탁월함을 보였고 같은 동료들에게도 존경을 받는 자부심이 유달리 강했던 이다. 고향의 시우였던 최계락, 옛 삼천포의 박재삼 시인(제1회 개천예술제 차상)과 나눈 평생 우정은 지금도 한국 문단뿐 만이 아니라 고향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강희근 교수는 "이형기 시인은 한국현대시를 대표하는 시인이면서 개천예술제 백일장 제1회 장원자이기도 하다"며 "이번 문학제를 통해 지역민의 정서를 문학적으로 승화시키려고 하며, 진주에 많은 시인들이 있지만 고인은 갈수록 위상이 더 뚜렷해지는 대상이기기도 하다"고 말했다.


태그:#이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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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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