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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호 목사

 

"닭장투어, 물대포, 시민단체 간사 구속, 긴급체포 영장, 압수수색, 연행… 이명박 대통령은 역사를 20년 전으로 돌려놨다. 분위기는 완전 5공이다. 정치도 상실된 상태다. 촛불 대오의 가장 큰 무기는 평화다. 공연한 빌미를 제공할 필요 없다. 밤새 시위하는 것도 지쳤다. 탑돌이 하듯 1년, 2년 평화적으로 촛불을 들자. 정부는 항복할 수밖에 없다."

 

광우병 기독교대책위 김경호(53) 목사는 기독교 장로인 이명박 대통령을 향해 목회자로서 준엄하게 꾸짖었다. 김 목사는 특히 "지난 주말 경찰의 폭력상황은 도를 넘는 것이었다"며 "YMCA 전국연맹 회원들의 '눕자 운동'을 군홧발로 밟아버렸다"고 개탄했다.

 

이어 김 목사는 "3일 시청 앞 광장에서 기독교가 전체 촛불을 주관한다"면서 "이번 주간은 종교인들이 비폭력 평화 촛불집회를 이어갈 작정이다, 촛불의 민심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폭력만 일삼으며 국민에게 겁주는 정부에 엄중 항의한다"고 질타했다.

 

김경호 목사는 "생명을 폭력으로 짓밟는 것은 기독교 사상에 맞지 않다"며 "힘으로 밀어붙여 관철하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기독교 신앙에 정반대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거룩하고 신성한 인간의 몸을 군홧발로 짓밟고 피를 흘리게 하는 것은 그 자체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김 목사는 "여전히 그리스도는 매 맞고 조롱당하고 찢기고 있다"며 "그것도 기독교 장로가 대통령인 국가에서…"라고 말을 잇지 못했다.

 

김 목사는 "한국 대형교회 목사들에게는 예수 그리스도의 뜻이 담겨 있지 않다"며 "하나님의 의를 지키면서 열심히 현장에서 활동하는 목회자들이야말로 참 기독교 정신을 담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호 목사는 서울 천호동에 위치한 들꽃향린교회 담임목사이며 예수살기 전국총무, 광우병 기독교대책위 집행위원장 등을 맡고 있다. 31세 때 목사 안수를 받은 김 목사는 22년째 목회활동을 하고 있다.

 

다음은 김 목사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기독교 광우병대책위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경호 목사

- 천주교에 이어 기독교도 시국기도회에 나선다고 들었다. 어떻게 기획하게 됐나.

"지난 주말 폭력상황은 도를 넘는 것이었다. 광우병 기독교대책위 소속인 YMCA 전국연맹 회원들이 길거리에서 '눕자 운동'을 제안했는데 경찰이 '그 새끼들 밟아버려!' 하자 사람들을 밟고 지나갔다. 차례차례 거리에 누운 사람들을 밟고 내려오던 경찰들은 심지어 경찰 보호장비인 방패로 내리찍어 7~8명의 사람을 부상 당하게 했다.

 

정부는 더 이상 국민의 생명을 보호할 의지가 없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목회자들이 촛불을 엄호하고 지켜야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이번 주간에는 종교인들이 비폭력 평화 촛불집회를 이어갈 작정이다. 촛불의 민심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폭력만 일삼으며 국민에게 겁주는 정부에 엄중 항의한다."

 

- 왜 이처럼 폭력적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고 보나.

"촛불민심은 평화 기조를 그대로 유지하는 반면 정부의 태도와 입장이 바뀌었다. 세계적으로도 이렇게 오랫동안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평화적으로 집회를 한 예가 없다. 그런데도 정부는 소통하지 못하고 무조건 힘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옛날 공안정국과 뭐가 다른가.

 

폭력을 쓰고, 압수수색으로 쪼이면 촛불이 꺼질 것이라는 인식을 갖는 것은 문제다. 이미 청년이 된 대학생들에게 유치원 때 입던 옷을 입으라면 그 옷이 맞겠나. 정책당국자의 사고방식이 유치원 수준이다. 정권 스스로 위기로 몰아가는 매우 어리석은 발상이다."

 

- 이명박 대통령도 기독교 교회 장로인데.

"생명을 폭력으로 짓밟는 것은 기독교 사상으로 볼 때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힘으로 밀어붙여 관철하겠다는 생각을 가진 것은 기독교 신앙에 정반대되는 것이다. 기독교신앙은 모든 사람 안에 하나님의 영이 있고, 모든 사람들이 자기 존재 속에 하나님을 갖고 있다는 믿음이다. 기독교 신앙에 따르면 모든 육신은 거룩하고 신성한 것이다.

 

하나님은 인간의 몸으로 오셨다. 거룩한 인간의 몸을 군홧발로 찢고 피를 흘리게 하는 십자가의 사건이 재현되고 있다. 여전히 그리스도는 매 맞고 조롱당하고 찢기고 있다. 그것도 기독교 장로가 대통령인 국가에서 말이다. 하나님의 형상을 한 인간을 짓밟는 주체가 기독교 장로라는 것은 그 자체로 아이러니다."

 

- 이번 시국기도회는 어떤 방식으로 열리나.

"3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는 기독교가 전체 촛불을 주관한다. 천주교가 월화, 수요일은 모든 종교, 목요일은 기독교, 금요일은 불교, 토요일은 모든 종교가 주관하기로 했다. 그러니까 이번 주는 종교가 촛불을 주관한다. 형식은 예배다. 저녁 6시부터 성가대가 모여 성가연습을 하고 저녁 7시부터 예배를 드리고 행진할 것이다. 목회자들이 행진 대열 맨 앞에 설 것이며 모두 성직자 가운을 입을 것이다."

 

- 진보적 기독교가 촛불을 들면, 보수적 기독교가 반대의 촛불을 들지 않겠나.

"(긴 한숨) 대한민국의 개신교는 두 개의 기독교가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신앙적 고백의 토대 등 모든 게 다르다. 한기총은 전체 교회기구라기보다 대형교회 연대체이다. 기득권의 연장선이며, 사회적으로 보면 종교적 권력을 가진 이들의 연대체로 볼 수 있다.

 

예수는 권력에 의해 희생돼 십자가를 진 분이다. 로마의 식민지 한 변방에서 민중의 권익을 위해 일하다 십자가에 매달린 분이다. 한국 대형교회 목사들에게는 예수 그리스도의 뜻이 있지 않다. 작은 교회라도 하나님의 의를 지키면서 열심히 현장에서 활동하는 목사가 진짜 목회자다. 그쪽의 목사들이야말로 '참 기독교 정신'을 담고 있다고 본다."

 

- 종교인들의 사회적 역할은 무엇이라고 보나.

"경찰이, 정부가 국민을 안전하게 지켜주지 않는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누군가는 국민을 지켜야 한다. 종교인들의 몫이 지금 거기에 있다고 본다. 이번 주는 종교별로 따로따로 하지만, 종교 간 연대로 현 시국을 타개할 방법도 모색 중에 있다. 촛불을 든 어린 학생들과 주부, 유모차에 탄 아기들의 생명을 이제 종교계가 지켜야 한다."

 

"밤샘도 지쳤다... 탑돌이 하듯 1년, 2년 평화의 촛불을 들자"

 

- 정부의 강경대응 방침 이후 의료지원단도 경찰폭력에 희생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상식 이하의 일이다. 야당 국회의원도 때리고, 변호사도 방패로 얼굴을 찍어 하마터면 죽일 뻔했다. 무정부 상태다. 더 이상 국민이 정부를 신뢰하기 어렵게 돼서 거리로 나온 게다. 이런 태도를 고치지 않는다면 스스로 정당성을 훼손하는 것이다.

 

앞으로 걷잡을 수 없는 국민저항에 직면할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종교인이 나서 회개하라고 촉구할 때 백기 들고 사죄하라. 닭장투어, 물대포, 시민단체 간사 구속, 긴급체포, 압수수색, 연행 등등 완전히 역사를 20년 전으로 돌려놨다. 5공으로 돌아갔다. 종교인은 역사를 되돌린 데 대한 굉장한 분노를 갖고 있다.

 

어떻게 이뤄낸 민주주의인데, 하루아침에 물거품을 만드나. 지금은 정치가 상실된 상황이다. 종교인은 평화를 유지하면서 평화적 의사를 관철할 것이다. 촛불대오가 답답해 하는 것은 알지만 우리의 가장 큰 무기는 평화다. 공연히 빌미를 제공할 필요가 없다. 탑돌이 하듯 1년, 아니 2년간 계속 촛불을 들고 평화시위를 벌이면 된다. 밤새 시위하는 것도 이젠 지친다. 1년 내내 문화행사를 하면서 촛불을 들면 정부가 항복할 수밖에 없다."

 

-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대책회의에 대화를 제의했다. 동시에 <조선일보> 위로방문도 했다. 정부가 한 손으로는 몽둥이를, 다른 한 손으로는 유화 제스처를 쓴다는 지적이 있다.

"광우병 대책회의가 잘 판단하겠지만 대화하자고 오는 사람을 막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불러서 왜 그랬냐고 따지는 한이 있어도 만나야 한다. 전쟁터에서도 적과 대화하는 법이다. 대화를 막을 이유는 없다. 대화하면서 정확히 국민이 얻을 것은 얻고, 따질 것은 따져서 국민적 요구를 관철하면 된다."

 

- 정부는 추가협상에서 국민이 원하는 바가 모두 수렴됐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서울광장에 모인 촛불은 친북좌파이거나, 반미 반정부세력이라고 몰아붙인다.

"촛불시민들이 친북좌파, 반미세력이 아니라는 걸 보여주기 위해 성직자들이 나선 것이다. 조중동은 이제 그만 소설 쓰시라. 각본 짜고 그대로 밀어가면 이명박 정부 정말 망친다. 이 대통령도 사람의 폭을 넓혀야 한다. 일방적이고 잘못된 정보로 상황을 왜곡하는 사람들의 말만 들어서는 안 된다. 점점 국민 뜻과 멀어져 강경 폭력은 고립될 것이다. 국민이 인내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는 점을 잘 헤아리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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