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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저녁 부산 서면에서 열린 촛불집회에는 100여 명이 참석했다.
 30일 저녁 부산 서면에서 열린 촛불집회에는 100여 명이 참석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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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부산 서면에서 열린 촛불집회 때 ‘다함께’ 부산지부 한 회원이 피켓을 들고 서명에 동참할 것을 외치고 있다.
 30일 부산 서면에서 열린 촛불집회 때 ‘다함께’ 부산지부 한 회원이 피켓을 들고 서명에 동참할 것을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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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한테는 미안한 말인데, 이 상황에서 누구 한 사람이 죽어야 마무리가 된다면 내가 죽으면 어떨까 싶어 시위대 앞으로 나갔다고 합니다. 옆에 있던 선생이 팔을 잡아 못 나갔다고 합니다. 아무튼 이 상황이 빨리 끝났으면 합니다."

30일 저녁 부산 서면 쥬디스태화 앞에서 열린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에 나온 40대 여성이 딸 이야기를 한 것이다. 수험생인 그녀의 딸은 며칠 전 서울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다녀왔다는 것.

그녀는 "딸이 서울 촛불집회에 갔다 오겠다고 했을 때 독서실에 앉아 속만 썩이는 것보다 다녀오도록 하는 게 낫겠다 싶어 보냈다"면서 "간혹 딸이 휴대전화로 연락했지만 걱정이 되어 밤새 컴퓨터 모니터를 보면서 걱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녀는 "전국 각 지방에 있던 전경대원들이 서울로 간 모양인데, 서울에 간 전경대원들을 끌어내리기 위해서라도 지역에서 촛불집회를 해야 하고, 한나라당 부산시당 앞까지 거리행진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부산의 촛불집회는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촛불집회는 민주노총 부산본부 소유로 확성기가 달린 승합차를 세워놓고 '아침이슬'과 '아리랑' 등을 부르면서 저녁 7시부터 시작해 1시간 30분 가량 열렸다.

한 시민은 "때리지 마세요. 당신의 국민입니다. 짓밟지 마세요. 당신의 주인입니다"고 쓴 종이피켓을 들고 나왔으며, 시민들은 "폭력진압 중단하라"거나 "연행자를 석방하라" "평화시위 보장하라" "재협상을 실시하라" "이명박은 물러가라"고 외쳤다.

이날 촛불집회에는 '영원한 도움의 성모 수도회' 소속 수녀들이 촛불을 들기도 했다. 서미자 수녀는 "오늘 처음 촛불집회에 나왔는데, 요즘 뉴스를 보면 슬프고 속이 상한다"면서 "그동안 참석하지는 못했지만 기도를 했고, 모든 게 평화적으로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고등학생 "경찰은 세금으로 운영, 세금 돌려달라"

"때리지 마세요 당신의 국민입니다."
 "때리지 마세요 당신의 국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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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부산 서면에서 열린 촛불집회에는 수녀들도 참석해 촛불을 들었다.
 30일 부산 서면에서 열린 촛불집회에는 수녀들도 참석해 촛불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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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고등학생과 주부 등 10여 명이 마이크를 잡고 시민발언을 했다. 이날 사회를 맡은 안준용 '광우병 부산시국회의' 상황실장은 "정부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 위생조건을 고시강행한 뒤 경찰이 더 강경해졌다"면서 "이번 촛불집회는 몇몇 단체에 의해 이루어진 게 아니고, 국민 80% 이상이 미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데 국민들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간이 지날수록 구호가 줄어들어야 하는데 어떻게 된 일인지 더 늘어나고 있다"면서 "폭력은 더 많은 폭력을 부르고 피는 더 많은 피를 흐르게 한다"고 말했다.

자신을 고등학생이라고 소개한 시민은 "경찰이 국민을 진압하면서 쓴 방패와 곤봉도 모두 국민 세금이고, 경찰도 세금에 의해 운영된다"면서 "경찰은 정당한 목소리를 짓밟고 있는데 국민들이 낸 세금을 돌려달라"고 말했다.

부산 망미동에서 왔다고 한 최아무개(여)씨는 "집회에 많이 참석했지만 발언하기는 처음으로, 요즘 촛불집회의 영상을 보면서 충격을 받는다"면서 "엊그제 여성이 대여섯명의 전경에 짓밟히는 장면을 보았는데 더 충격이었다"고 말했다.

'엄마카페' 회원이라고 한 시민은 "지난 주 토요일 서울에서는 유모차까지 폭력으로 진압하는 장면을 보면서 정말 이를 수가 있느냐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유모차에 아이들을 태우고 거리로 나올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강조했다.

치과의사라고 한 40대는 "국론통일을 외치는 세력들은 다 자기한테 유리한 여론으로 통일되기를 바란다"면서 "그럴 바에야 국론분열이 낫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 시민은 "이명박 대통령은 서울시장으로 있을 때 서울시를 하느님께 봉헌한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대통령이 되었으면 대한민국을 하느님께 봉헌하는 거 아니냐"면서 "하느님께 봉헌한 대한민국이 왜 이런 모양이냐"고 말했다.

석방된 장현술 사무국장 "시민 덕분에 나왔다"

감만부두의 미 쇠고기 운송저지 투쟁에 나섰다가 경찰에 연행되어 구속영장이 청구되었던 장현술 사무국장이 영장 기각으로 석방된 뒤 30일 저녁 서면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감만부두의 미 쇠고기 운송저지 투쟁에 나섰다가 경찰에 연행되어 구속영장이 청구되었던 장현술 사무국장이 영장 기각으로 석방된 뒤 30일 저녁 서면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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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장현술 전국운수노조 부산지부 사무국장이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여느 발언자보다 더 많은 박수를 받았다. 불과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그는 경찰서 유치장에 있다가 풀려났기 때문.

장 사무국장은 지난 27일 저녁 부산 감만부두에서 미국산 쇠고기 운송저지 투쟁에 나섰다가 부산남부경찰서에 연행되었다. 그는 29일 구속영장이 청구되었으며, 영장실질심사에서 구속영장이 기각되어 30일 저녁 7시경 석방되었다.

장 사무국장은 감만부두 영업방해에다 컨테이너 차량의 운행을 막아 영업을 방해했으며, 미신고된 집회에 참석했다는 게 구속영장 청구의 사유였다. 이에 대해 그는 "당시 컨테이너 통행은 이루어졌고, 냉동차량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5~10분 정도 차량을 막은 것뿐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운수노조 조합원들이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운송을 막는데 있어 국민들이 호응하고 있다"면서 "운수노조는 미 쇠고기 운송저지투쟁을 반드시 벌여야 했다"고 덧붙였다.

마이크를 잡은 그는 "요즘 경찰서에 가니 콩밥은 주지 않고 쌀밥을 주더라"면서 "네티즌과 시민들의 성원으로 나올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광우병 부산시국회의 관계자는 "월요일이라 촛불집회 참석 인원이 적은 편"이라며 "2일과 5일에 집중하고 다른 날도 계속해서 촛불집회를 열 것"이라고 말했다.

30일 부산에서는 서울 촛불집회의 폭력진압 장면을 사진으로 보여주기도 했다.
 30일 부산에서는 서울 촛불집회의 폭력진압 장면을 사진으로 보여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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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촛불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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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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