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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소화기는 불을 끄기 위한 용도로 사용된다. 불을 끄지 못하는 소화기가 있다면 갖다 버려야 한다. 2008년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소화기들이 등장했다. 촛불을 끄겠다고, 경찰은 취재진들과 촛불집회 참석자들에게 무차별로 소화기를 난사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촛불은 꺼지지 않는다. 더욱더 밝게, 더욱더 힘차게 타오른다. 집회에 참석한 한 시민이 우스갯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경찰, 참 고마우이. 소화기 분말로 마사지 시켜 주고, 물대포로 목욕도 시켜주고. 이런 경찰은 우리 대한민국밖에는 없는 것 같네."

 

그의 말에 쓴웃음만 나왔다. 이것이 현재 우리 현실이라 가슴이 아프다.

 

소화기를 시민들에게 직접 뿌리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다. "어떻게 이런 위험천만한 생각을 했을까?" 어청수 경찰청장에게 묻고 싶다. 어찌된 일인지, 요즘에는 소화기를 난사하는 경찰이 너무도 자연스러워 보인다.

 

소화기 폭탄을 맞고 눈과 호흡기 통증을 호소하는 집회 참가자들이 많다. 소화기 분말은 기도에 쌓일 경우 질식 위험이 있다는 보도도 이미 많이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

 

소화기 제조회사 관계자는 "소화기 분말의 주성분은 제 1인산암모늄으로 사람 뼛가루와 똑 같다. 뼛가루를 먹으면 큰일 난다"라며 "눈에도 치명적"이라고 덧붙였다. 소화기 분말에 있는 인산과 암모니아 성분은 눈에 들어갈 경우 염증을 유발하는 등 치명적으로 해롭다고 한다.

 

소화기로 촛불집회 참가자들에게 무차별 난사를 한다는 것은 국민의 안전과 인권은 생각하지도 않는다고 밖에는 볼 수 없다.

 

"2005년부터 지금까지 경찰청 인권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인권 친화적인 경찰상 구현을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최근 촛불 집회 과정에서 벌어진 일련의 사태는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었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역할에 한계를 절감했다."

 

26일 14명의 경찰청 인권위원들은 위와 같이 말하고는 전원 사퇴했다. 2005년 '인권친화 경찰'로 자청했던 경찰이 2008년에는 '인권침해 경찰'로 비친다.


태그:#꺼지지 않는 촛불, #인권침해적 경찰, #소화기 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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