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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장 취재 : 이정환 전관석 박상규 선대식 / 총괄 : 김병기 김미선
- 사진 취재 : 권우성 남소연
- 동영상 취재 : 김호중 김윤상 문경미 박정호 엄수용/ 총괄 이종호
- 편집 : 조명신 이승훈 이준호 박순옥

21일 밤 서울시청앞에서 열린 미국산 쇠고기 재협상 촉구 48시간 릴레이 농성 둘째날 45차 촛불집중문화제에 참가했던 시민, 학생들이 경찰버스 바리케이트가 설치된 세종로 네거리에서 모래주머니로 '국민토성'을 쌓아 버스 위에 올라가 깃발을 흔들고 있다.
 21일 밤 서울시청앞에서 열린 미국산 쇠고기 재협상 촉구 48시간 릴레이 농성 둘째날 45차 촛불집중문화제에 참가했던 시민, 학생들이 경찰버스 바리케이트가 설치된 세종로 네거리에서 모래주머니로 '국민토성'을 쌓아 버스 위에 올라가 깃발을 흔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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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신 : 21일 밤 11시 10분]

굵은 빗속 토성쌓기 작업 끝나... "오늘은 기필코 명박산성 넘자"

'국민토성'은 밤 10시50분께 완성됐다. 잠시 내렸던 비는 멈췄고 깃발이 제일 먼저 '명박 산성'에 올라섰다. 하나둘씩 오른 깃발은 전경 차량 위에서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시민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밤 10시30분께부터 모래주머니 운반작업에 갑자기 속도가 붙었다. 시민들이 광화문 지하철역 7번 출구 옆에 있는 광화문 광장 조성 공사장 모래주머니를 옮기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너나할 것 없이 사람들이 팔을 걷어붙였다. 쉴새없이 모래가 옮겨졌다. 토성쌓기 작업 도중에 빗줄기가 굵어져 시민들은 준비해 온 우비와 우산을 펼쳤다.

경찰은 차벽 뒤에서 연신 경고방송을 내보내고 있다.

"여러분은 남의 재산을 훔치고 있다. 이것이 여러분이 말하는 촛불문화제냐. 이것이 과연 합법이냐. 공권력을 이용해 검거를 하겠다."

하지만 시위대는 모래 트럭을 빼앗은 경찰을 향해 "차키 탈취 사과하라"고 외치고 있다.

경찰은 또 "시민 여러분들은 지금 평화를 빙자로 모래주머니를 쌓는 등 불법행위를 저지르고 있다"면서 "빨리 폴리스라인 뒤쪽으로 물러나 여러분들이 외치는 것처럼 평화시위를 하라"고 방송하고 있다.

그러자 시민들은 "우리들이 준법이다, 이명박이 불법이다"를 외쳤다.

'국민토성'을 쌓는 광경을 직접 보지 못하는 시민들은 조선일보사 앞에 마련된 <오마이뉴스> 방송차량을 통해 모래주머니가 옮겨지는 광경을 보고 있다.

시민 이태성(38)씨는 "오늘은 기필코 경찰의 차벽을 넘어 우리들의 목소리를 이명박에게 전달하자"며 "장맛비가 내려도 대오가 흐트러지지 않고 끝까지 싸웠으며 좋겠다"고 말했다.

<조중동>의 아고라 공격? "헛소리" "지렁이가 꿈틀"
"이명박도 잘 잡지만, 찌라시도 잘 잡아요. 특히 우리 시민 악대는 화장실 청소도 잘합니다(웃음). 다 함께 외쳐봅시다. 조중동은 폐간하라! 친일파는 일본으로! 조선일보 창피하다!"

밤 9시 50분, <조선> 앞에 '촛불'들이 모였다. 이번에는 조선일보(코리아나 호텔)가 아닌, '조선일보 미술관'앞이었다. 시민들 3백여명이 <조선> 앞에서 "폐간"을 외치다가 본사가 뒤쪽에 있다는 소식에 자리를 옮긴 사람들이었다.

그들 앞에 경찰들과 <조선>측 경비원 30여명이 방패를 앞세우고 있었지만, 시민들은 '시민악대'의 흥겨운 연주 속에 '함께하자 우리 이 길을'과 '임을 위한 행진곡'도 불렀다. 물론 <조선>측에서는 아무런 움직임도 없었다.

아고라와 다음까페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이해성(40)씨의 분노는 특히 더 했다. 최근 조중동의 '아고라 비판 보도'와 관련하여 이씨는 "똥 묻은 놈이 겨 묻은 놈 욕하는 꼴"이라며 "1년 전 보도와 1년 후 쇠고기 보도가 판이하게 다른 기회주의적 '또라이'들이 헛소리를 하고 있다"고 일축했다.

지난 달 25일 촛불집회에서 경찰에게 연행됐던 최관섭(45)씨도 "(최근 조중동 보도는)자기들이 불리하니까 공격적으로 나오는 것일 뿐"이라며 코웃음을 쳤다. 이어 최씨는 "조선 사옥 앞 집회에 처음부터 참석했는데, 그때는 경찰도 없었는데 이제는 위기감을 느꼈는지 저렇게 경찰들도 있지 않느냐"면서 "갈수록 시민들이 늘어나고 있다. 한 놈만 죽이면 나머지도 무너지지 않겠느냐"고 자신했다.

최근 조중동 보도와 관련하여 한성희(34)씨도 "지렁이가 꿈틀하는 격"이라고 일축했다. 한씨는 "조중동이 왜 쓰레기인 줄 몰랐던 시민들이 이런 집회에 참여하면서 그 이유를 구체적으로 알고 있다고 본다"면서 "따라서 이번 시민들의 불길은 결코 쉽게 꺼지지 않을 것이다. 안티 조중동을 끝까지 밀고 가야 한다"고 의지를 다졌다.

한편 시민들의 조중동에 대한 거부감은 여전했다. 교보빌딩 앞 비각에 앉아 촛불을 들고 있던 일부 시민들은 "문화재를 보호하자"는 말에 "정부부터 잘해야지"라고 맞서다 "아까 조중동 기자들이 찍고 가더라"는 말에 일제히 자리를 뜨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기자증을 확인하고 인터뷰에 응하는 시민들도 여전히 적지 않았다.

21일 밤 한미 쇠고기 재협상을 촉구하는 48시간 릴레이 농성에 참여한 시민들이 '명박산성'에 맞서 '국민토성'을 광화문 네거리 경찰버스앞에 쌓으려 하는 가운데, 서울역 부근에서 경찰에 저지당한 트럭에 실린 모래를 시민들이 푸대와 박스에 담아 광화문네거리까지 옮기고 있다.
 21일 밤 한미 쇠고기 재협상을 촉구하는 48시간 릴레이 농성에 참여한 시민들이 '명박산성'에 맞서 '국민토성'을 광화문 네거리 경찰버스앞에 쌓으려 하는 가운데, 서울역 부근에서 경찰에 저지당한 트럭에 실린 모래를 시민들이 푸대와 박스에 담아 광화문네거리까지 옮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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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신 : 21일 밤 10시20분]

전경버스 창문까지 쌓아올려진 '국민토성'

'국민토성'이 차곡차곡 올라가고 있다. 속속 도착하는 모래주머니는 세갈래로 나뉘어 운반되고 있다. 시민들은 자연스럽게 길을 만들어 차례차례 모래주머니를 운반하고 있고, 자리에 앉아있는 시위대는 모래주머니의 입구를 열어 앞으로 전달하고 있다. 저절로 토성쌓기 분업화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일부 시위대는 광화문 7번출구 쪽에서 새로운 길을 열어 모래를 운반하고 있다. 현재 국민토성은 전경버스 기준으로 창문까지 올라간 상태다. 경찰은 전경버스에 구리스를 잔뜩 발라놨지만 토성 위쪽에 올라간 시민들이 모래를 버스 지붕 위에 뿌리고 있다.

서울역의 2.5톤 트럭에서 모래를 비닐봉지에 담아 나른 '봉지 행렬'이 저녁 10시10분경 광화문에 도착하자 시민들은 환호성을 지르기도 했다.

경찰의 경고방송도 계속되고 있다.

"지금 시위대가 벌이고 있는 모래쌓기는 엄연한 불법이다. 지금현재 모래주머니 쌓기를 주동하고 있는 시위대에게는 반드시 그 책임을 묻겠다. 당장 모래 쌓기 작업을 중단하라."

하지만 시민들은 이에 크게 개의치 않고 있다.

21일 밤 한미 쇠고기 재협상을 촉구하는 48시간 릴레이 농성에 참여한 시민들이 '명박산성'에 맞서 '국민토성'을 광화문 네거리 경찰버스앞에 쌓으려 하는 가운데, 서울역 부근에서 경찰에 저지당한 트럭에 실린 모래를 시민들이 푸대와 박스에 담아 광화문네거리까지 옮기고 있다.
 21일 밤 한미 쇠고기 재협상을 촉구하는 48시간 릴레이 농성에 참여한 시민들이 '명박산성'에 맞서 '국민토성'을 광화문 네거리 경찰버스앞에 쌓으려 하는 가운데, 서울역 부근에서 경찰에 저지당한 트럭에 실린 모래를 시민들이 푸대와 박스에 담아 광화문네거리까지 옮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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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밤 한미 쇠고기 재협상을 촉구하는 48시간 릴레이 농성에 참여한 시민들이 '명박산성'에 맞서 '국민토성'을 광화문 네거리 경찰버스앞에 쌓으려 하는 가운데 경찰이 시민들이 갖고 있는 모래주머니를 뺏으려 하고 있다.
 21일 밤 한미 쇠고기 재협상을 촉구하는 48시간 릴레이 농성에 참여한 시민들이 '명박산성'에 맞서 '국민토성'을 광화문 네거리 경찰버스앞에 쌓으려 하는 가운데 경찰이 시민들이 갖고 있는 모래주머니를 뺏으려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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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신 : 21일 밤 10시]

한봉지씩 한봉지씩... 경찰이 막으면 걸어서 옮기면 되고~

"승용차도 불심검문... 모래 통제"
"차량 불심검문이 심각합니다."

인터넷 필명 '촛불넥타이'라고 밝힌 한 시민이 밤 9시30분경 <오마이뉴스> 편집국에 전한 제보다. 그는 "내가 차를 타고 이동을 하는 데 서소문 고가도로 아래쪽과 한국은행 근처에서 차량 불심검문을 받았다"면서 "아마도 광화문과 시청쪽으로 가는 차량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트럭뿐만이 아니라 승용차량도 정지시켜놓고 차 안에 모래가 있는 지 검사를 하고 있다"면서 "국민토성을 쌓지 못하게 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은 48시간 비상행동 첫날, 기습작전을 감행하듯 '국민토성'을 쌓는 데 사용될 모래를 실은 트럭 두 대를 막아서는 데 성공했다. 경찰은 둘째날에도 트럭을 막아서려 했지만, 현재 광화문 네거리의 '명박 산성' 앞에는 '국민토성'이 올라가고 있다.

경찰이 서울역 인근 주유소에 묶어놨던 2.5톤 트럭의 모래는 시민들의 손에 의해 옮겨진 상태다. 시민들은 조그마한 비닐 봉지나, 종이 박스를 이용해 걸어서 광화문으로 향하고 있다. 30분여분만에 트럭의 모래는 바닥이 났다.

'명박 산성' 앞에는 이미 토성의 기초공사가 완료된 상태다. '촛불'을 들고 바다를 만든 시민들의 또다른 퍼포먼스다.

서울역에서 봉지를 짊어지고 걸어서 광화문으로 향하던 우성룡씨는 "대운하만 뚫어봐라, 오늘처럼 시민들이 한봉지씩 흙을 퍼서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광우병 대책위는 연인원으로 따지면 10만명 이상이 오늘 촛불을 들었다고 밝혔다.

 21일 저녁 서울시청앞에서 미국산 쇠고기 재협상 촉구 48시간 릴레이 농성 둘째날 45차 촛불집중문화제가 열리는 가운데, 시민들이 '명박산성'에 맞서는 토성을 쌓기위해 준비한 모래를 실은 트럭을 경찰이 서울역 부근에서 정차시킨 뒤 차 열쇠를 압수했다. 촛불문화제에 참석중이던 수천명의 시민들이 달려가서 트럭에 실린 모래를 비닐주머니에 담아 내리고 있다.
 21일 저녁 서울시청앞에서 미국산 쇠고기 재협상 촉구 48시간 릴레이 농성 둘째날 45차 촛불집중문화제가 열리는 가운데, 시민들이 '명박산성'에 맞서는 토성을 쌓기위해 준비한 모래를 실은 트럭을 경찰이 서울역 부근에서 정차시킨 뒤 차 열쇠를 압수했다. 촛불문화제에 참석중이던 수천명의 시민들이 달려가서 트럭에 실린 모래를 비닐주머니에 담아 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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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8시간 비상국민행동' 둘째 날인 21일 저녁 촛불문화제에 참가한 시민들이 한미 쇠고기 전면 재협상을 촉구하며 덕수궁 대한문 앞 차도를 점거한 채 촛불을 밝히고 있다.
 '48시간 비상국민행동' 둘째 날인 21일 저녁 촛불문화제에 참가한 시민들이 한미 쇠고기 전면 재협상을 촉구하며 덕수궁 대한문 앞 차도를 점거한 채 촛불을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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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신 : 21일 밤 9시 25분]

봉지와 박스로 모래 옮기기 시작한 '촛불'

서울역쪽으로 달려간 시위대는 서울역 인근 동자동 주유소 앞에서 멈춰서 섰다. 그리고 이렇게 외쳤다.

"키 내놔, 키 내놔"

모래 트럭을 견인하는 경찰 차량과 경찰을 에워싼 것이다. 차량 운전기사는 "경찰이 키를 뽑아갔다"고 말하고 있지만, 경찰은 "키를 누가 가져갔는지 우린 알 수 없다"고 발뺌하고 있다. 이에 시민들은 "키가 없으면 밀어서라도 가자"고 외치고 있다. 하지만 역부족이다. 그래서 3000여명의 시민들은 봉지나 박스를 이용해 모래를 나르기 시작했다.

21일 저녁 서울시청앞 광장과 태평로 거리에서 수만명의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미국산 쇠고기 재협상 촉구 48시간 릴레이 농성 둘째날을 맞아 45차 촛불집중문화제가 열리고 있다.
 21일 저녁 서울시청앞 광장과 태평로 거리에서 수만명의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미국산 쇠고기 재협상 촉구 48시간 릴레이 농성 둘째날을 맞아 45차 촛불집중문화제가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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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신 대체 : 21일 밤 9시 10분]

3000여명의 남자 시위대가 촛불을 잠시 내려둔 채 서울역쪽으로 달려가고 있다. '국민토성'을 쌓을 모래를 실은 트럭이 또다시 서울역쪽에서 경찰에 가로막혔기 때문이다.

박원석 대책회의 상황실장은 이날 무대에 올라 "모래차를 이쪽으로 가져와야 한다"며 "남자들을 중심으로 시민 1000여명만 서울역으로 가달라"고 말했다. 이에 시위에 참석하고 있던 시민 3000여명은 "이명박은 물러가"라는 구호를 외치며 남대문쪽으로 달려가고 있다. 경복궁 앞에는 현재 모래를 실은 트럭 한 대가 도착한 상태다.

시청 앞쪽의 시위대는 현재 광화문쪽으로 몰려들고 있다. 대책회의 한 관계자는 "오늘은 행진을 하지 않고 곧바로 국민토성을 쌓기 위해서 곧바로 광화문 사거리로 온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의 방송차에서는 "통제선에서 떨어져라"고 계속 방송을 내보내고 있다.

'48시간 비상국민행동' 둘째 날인 21일 저녁 촛불문화제에 참가한 시민들이 한미 쇠고기 전면 재협상을 촉구하며 서울시청 옆 차도를 점거한 채 촛불을 밝히고 있다.
 '48시간 비상국민행동' 둘째 날인 21일 저녁 촛불문화제에 참가한 시민들이 한미 쇠고기 전면 재협상을 촉구하며 서울시청 옆 차도를 점거한 채 촛불을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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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저녁 서울시청앞 광장과 태평로 거리에서 열린 미국산 쇠고기 재협상 촉구 48시간 릴레이 농성 둘째날 45차 촛불집중문화제에서 수녀들이 촛불을 들고 참여하고 있다.
 21일 저녁 서울시청앞 광장과 태평로 거리에서 열린 미국산 쇠고기 재협상 촉구 48시간 릴레이 농성 둘째날 45차 촛불집중문화제에서 수녀들이 촛불을 들고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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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신 : 21일 저녁 8시40분]

"우리가 원하는 건 모든 SRM제거와 검역주권, 될 때까지 모이자"

'촛불'은 계속 모이고 있다. 대책위 추산 6만명이다. 정부는 오늘 추가협상 결과를 발표하면서 "90점짜리"라고 자평했지만, 시민들은 이를 인정하지 못하겠다는 반응이다. 따라서 촛불은 계속 늘어나고 있고, 시민들은 자유발언을 통해 정부 성토를 이어가고 있다.

'고대녀'로 불리는 김지윤(고려대 4년)씨는 단연 인기다. 그는 자유발언대로 나와 "2MB라는 대한민국 특정위험물질을 제거해야 한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그의 말을 간단하게 요약하면 이렇다.

"최근 '망언폭탄제조기' 주성영 한나라당 의원이 TV에 나와 다시 한번 히트를 쳤다. 촛불을 든 시민들을 천민민주주의라고 말하면서 명예훼손을 했다. 주 의원은 국민들을 사기꾼이라고 몰았는 데 진정한 사기꾼은 미친소를 안전하다고 하고, 이번 추가협상을 90점짜리라고 말하는 이명박 정부다.

이런 대통령이 나라와 국민을 대표할 수 있느냐. 미국산 쇠고기에서 특정위험물질을 제거해야 하듯이 대한민국에서도 2MB라는 특정위험물질을 완전히 제거해야 한다.

누가 촛불을 끄라고 말하고 있나. 국민들 속에서 타고 있는 촛불은 살수차로도, 소화기로도 끌 수 없다. 우리가 처음 외친 '될 때까지 모이자'는 구호처럼 국민의 삶과 건강이 지켜질 때까지 끝까지 모이자."

'동갑내기 과외하기'를 만든 영화감독 김경형씨도 나섰다. 그는 "주정뱅이 국회의원 하나가 촛불문화제를 두고 천민민주주의라고 했는데 여기에 모인 시민들은 하늘의 마음을 대변하는 진정한 천민"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이어 "지금까지 거리의 시민들은 어떤 시나리오 작가나 영화감독도 예측할 수 없는 매우 감동적이고 전율적인 모습을 연출했다"며 "우리 영화감독들은 자발적으로 배우가 돼서 장대한 장면을 만들어내는 시민들을 보고 무척 행복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언론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조중동과 정당이란 이름을 붙이기에도 민망한 한나라당이 촛불이 사그라들었다고 말하고 있는 데 그런 주장에 반박하고 싶어 오늘 이렇게 자유발언을 하게됐다"며 "물대포를 맞으면 온수를 달라고 외치고 연행되면 닭장차 투어라고 이름 붙이는 여러분들은 세계 최강의 시위대다. 끝까지 촛불을 놓지 말자"고 외쳤다.

3살짜리 아들을 안고 무대에 오른 이상훈씨는 "이명박 대통령은 30개월 미만 쇠고기면 아무 문제가 없다는 듯이 국민을 속이고 있다"며 "우리가 원하는 것은 모든 SRM 제거와 검역 주권을 갖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원하는 것을 얻을 때까지, 끝까지 촛불을 들자"며 "촛불의 바다 앞에 이 대통령이 무릎을 꿇게하자"고 말했다.

"이젠 국민에게 항복하는 길만이…"
정부 추가협상 결과 발표도 성난 '촛불 민심'을 누그러뜨리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부천에 살면서 오늘로 10번째 촛불 집회 현장을 찾았다는 최영진(35)씨는 "이렇게 오랫동안 국민들이 반대하는 일을 어떻게 하든지 계속 '달려보겠다'는 정부가 그저 놀랍다"면서 "국민에게 항복하는 것만이 촛불이 꺼지는 것임을 정부는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오늘 정부의 협상 결과 발표에 대해서도 최씨는 "애초부터 기대하지도 않았고, 또다시 미봉책을 꺼내놓기에 그냥 그런가보다 했다"면서 "가능하면 앞으로도 계속 촛불집회에 참여하고 싶다. 그렇지 못하면 부천에서라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계속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종현(46)씨 역시 "국민 소리를 전혀 듣지 않는 정부가 불만족스럽다"면서 정부의 쇠고기 추가 협상 발표에 대해 인색한 평가를 내렸다. 친구들과 약속을 '깨고' 촛불은 든 오늘 처음으로 들었다는 백씨는 "청와대 인사 물갈이에서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이동관 대변인이 살아남는 것을 보며 뼈를 깎는 고통이었다는 대통령 말도 믿지 못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직장인들과 함께 왔다는 김태란(50)씨는 "제대로 미친 것 같다"는 표현으로 정부에 대한 불신을 강하게 드러냈다. 김씨는 "오늘 정부 발표로 정부 추가 협상 운운은 꼼수인 것이 드러났다. 진정성을 느낄 수 없다는 것이 문제"라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시민의 힘을 보여주는 대한민국이 너무 자랑스럽다. 시민들에게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21일 저녁 서울시청앞 광장에서 미국산 쇠고기 재협상 촉구 48시간 릴레이 농성 둘째날을 맞아 45차 촛불집중문화제가 예정된 가운데 교복을 입은 여학생들이 앞장선 다음 '아고라' 회원들이 거리행진을 벌이고 있다.
 21일 저녁 서울시청앞 광장에서 미국산 쇠고기 재협상 촉구 48시간 릴레이 농성 둘째날을 맞아 45차 촛불집중문화제가 예정된 가운데 교복을 입은 여학생들이 앞장선 다음 '아고라' 회원들이 거리행진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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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는 하시나요? 오마이뉴스 중계차에 답지하는 정성들
오마이뉴스 중계차에 답지하는 정성들.
 오마이뉴스 중계차에 답지하는 정성들.
ⓒ 전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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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마이뉴스 중계차량은 대한문 근처에서 생중계를 선보이고 있다. 무대를 바로보고 오른쪽이다. 본격적으로 방송을 준비하던 1시간 여전부터 시민들의 격려가 이어지고 있다. 얼음물, 음료수, 커피, 김밥, 쵸코바...소위 '간식'이다.

"식사는 하시나요? 이것 좀 드시고 하세요"라면서 얼른 건네주시고 쑥스러우신 듯 돌아가는 시민들도 많다. <오마이뉴스> 중계차는 제 2의 촛불 문화마당으로 사랑을 받고 있다.

[18신 : 21일 저녁 7시]

다시 달아오르는 서울광장...'촛불'이 모이고 있다

광화문과 시청은 다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다음 아고라>를 중심으로 하는 네티즌 300여명은 시청에서 세종로까지 태평로 일대를 반복해서 행진하고 있다. 우익단체 회원 300여명은 '거짓촛불 반대 애국시민대연합'이 청계광장에서 주최한 '스톱 거짓촛불 시국 안정 및 경제안정 촉구 애국 시민 문화제'를 열고 있다.

태평로 일대를 행진하는 시위대와 일부 우익단체 회원들 사이에 약간의 시비가 있기도 했다. 일부 우익단체 회원들이 시위대 안으로 뛰어들어 몸싸움 일보 직전까지 갔으나 큰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동아일보> 앞에서는 '미친 교육 미친 민영화 반대' 집회를 열고 있다. 서울지역 사회공공성 연대회의가 주최하는 이 집회는 전국 교직원노동조합, 공무원 노동조합 등 100여명이 참석해 진행중이다.

시청 광장에서는 여러 행사가 다채롭게 진행되고 있다. 우선 민변이 '촛불 집회 1달, 집단지성을 말한다'라는 주제의 토론회를 진행했다. 프레지던트호텔 쪽에 마련된 대형 무대에서는 1박2일 콘서트 '힘내자 촛불아' 공연이 계속되고 있다. 많은 시민들이 박수를 치며 환호하고 있다.

자원봉사자들은 시청과 을지로 입구역 근처에서 혹은 각 건널목에서 양초를 나눠주고 있다. 시청 광장 안에서는 행위 예술가들의 퍼포먼스도 진행되고 있다. 성조기와 태극기를 배낭에 꽂은 한 미국인이 갑자기 뛰어들어 "이것은 쓰레기"라고 외치며 행위예술을 하고 있는 펼침막을 찢으려고 하다가 시민들로부터 항의를 받기도 했다.

현재 시민들은 시청 잔디광장에서 서서히 광우병 대책회의 무대가 설치된 대한문 쪽으로 빠져나오고 있다. 시청에서 출발해 동화면세점을 거쳐 다시 시청으로 돌아온 유모차 부대 50여명의 주부들도 "아이들이 무슨 죄냐" "우리들이 지켜주자"라는 구호를 외치며 시청광장으로 들어오고 있다.

하늘에는 구름이 꼈지만, '촛불의 반격'이 다시 시작되고 있다.

대책회의 "정부 추가 발표는 국민 기만"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정부의 추가협상 결과에 대한 기자회견을 21일 오후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고 "추가협상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담보하는 내용과 거리가 멀다는 점에서 기만적"이라며 전면 재협상을 촉구했다.

국민대책회의는 "광우병 논란의 핵심은 특정위험물질(SRM)과 뼈, 내장 등 국민건강에 위험한 물질의 수입 금지인데 이번 협상 결과에 따르면 내장과 등뼈는 여전히 수입 된다"며 "머리부분과 척수 등의 수입을 금지한 것처럼 이야기했지만 추가 협상 내용은 수입금지가 아니라 민간수입업자들의 자율수입규제였다"고 밝혔다.

이어 대책회의는 "정부는 검역주권을 강화했다고 했지만 수출용 작업장의 승인권과 취소권은 여전히 미국정부에 있다"며 "현 정부가 얻었다고 하는 현지 작업장 점검권은 일부 표본조사 작업장 조사권일 뿐 중대한 문제를 발견해도 작업장 취소나 검역중단은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국민대책회의는 "이번 사태를 해결하는 대안은 전면 재협상만이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재 서울광장과 덕수궁 대한문 앞에는 시민 1만5천여 명이 집결해 촛불문화제가 시작되길 기다리고 있다.

21일 청계광장에서 보수단체 회원들이 모여 촛불집회를 규탄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21일 청계광장에서 보수단체 회원들이 모여 촛불집회를 규탄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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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촛불집회 참가자들과 보수단체회원들이 청계광장에서 언쟁을 하고 있다.
 21일 촛불집회 참가자들과 보수단체회원들이 청계광장에서 언쟁을 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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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신 : 21일 오후 5시 30분]

청계광장에선 '여성들의 쇠고기 수다'...한쪽에선 '촛불반대' 시위

청계광장에는 촛불집회에 찬성하는 사람들과 촛불집회에 반대하는 쪽이 각각 행사를 열고 있다.

한국여성민우회 등 여성단체들은 오후 4시경부터 '수다카페'를 열고 이명박 정부에 대한 여성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한 여성은 "이명박 정부 때문에 여성들의 삶은 더욱 척박해졌다"며 "광우병과 의료보험민영화 등 공공부문 민영화 때문에 머리가 아플 지경이다, 우리 여성들이 자기 할 일을 하며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이명박 정부는 제발 가만히 있어 달라"고 말했다.

이들 여성단체가 마련한 낙서판은 시민들의 의견으로 빼곡하다. 한 시민은 "우린 상한 쇠고기가 아니다, 우리는 변질되지 않는다, 말도 안 되는 변명은 이제 역겹다"고 적었다.

또한, <미디어오늘>이 주최한 '언론통제에 관한 시민토론회'에는 시민 200여명이 참가해 참가자들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경청했다. 한 시민은 "그동안 우리나라 언론은 계속 자유를 확장해왔는데 이명박 정부 들어 언론통제가 시작된 것 같다"며 "빨리 이명박 측근인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물러나 논란의 소지 자체를 정권 스스로 제거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카페 '과격불법촛불시위반대시민연대' 행사장에서는 시민들과 카페 회원들의 실랑이가 끊이지 않고 있다. 시민들이 "우리가 빨갱이냐, 왜 일부의 폭력을 마치 촛불집회 전체의 폭력성으로 매도하느냐"며 거칠게 항의하면, 카페 관계자들은 "우리도 우리의 목소리를 내고 있으니 방해하지 말아달라"고 항의를 일축한다.

잠시 뒤 청계광장에서는 보수단체의 촛불집회반대 시위가 열릴 예정이다. 행사장 주변에는 이미 60~70대 노인 50여명이 태극기와 성조기가 같이 새겨진 배지를 달고 주최 측의 행사준비를 지켜보고 있다. 근처에는 대한민국어버이연합회의 깃발도 펄럭이고 있다.

이런 상반된 두 장면 외에 경찰도 있다. 청계광장 입구에는 무장하지 않은 정복경찰 3백여 명이 앉아서 대기 중이다.

'48시간 비상국민행동' 둘째 날인 21일 오후 중고등학생들이 청운동 동사무소 앞에서 청와대를 향해 이명박 대통령 나오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당초 8000번 버스를 타고 청와대 분수대 앞까지 갈 예정이었으나 청와대 경비대의 버스 운행중단 조치로 다른 노선의 버스를 타고 청운동에 도착했다.
 '48시간 비상국민행동' 둘째 날인 21일 오후 중고등학생들이 청운동 동사무소 앞에서 청와대를 향해 이명박 대통령 나오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당초 8000번 버스를 타고 청와대 분수대 앞까지 갈 예정이었으나 청와대 경비대의 버스 운행중단 조치로 다른 노선의 버스를 타고 청운동에 도착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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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시간 비상국민행동' 둘째 날인 21일 오후 중고등학생들이 버스를 타고 청와대 인근 청운동에 도착하고 있다. 이들은 당초 8000번 버스를 타고 청와대 분수대 앞까지 갈 예정이었으나 청와대 경비대의 버스 운행중단 조치로 다른 노선의 버스를 타고 청운동에 도착했다.
 '48시간 비상국민행동' 둘째 날인 21일 오후 중고등학생들이 버스를 타고 청와대 인근 청운동에 도착하고 있다. 이들은 당초 8000번 버스를 타고 청와대 분수대 앞까지 갈 예정이었으나 청와대 경비대의 버스 운행중단 조치로 다른 노선의 버스를 타고 청운동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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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신 : 21일 오후 5시]

"청와대는 특별제한구역이다" VS "내 돈 내고 버스타는데..."
경찰, 버스 탄 시민들 끌어내... 청와대, 버스 운행은 중단시켜

"낮 12시 10분경 파이낸스 센터 앞에서 6명의 시민이 8000번 버스에 탑승했다. 경복궁 서문 쪽에서 버스가 멈췄고, 종로서 정보과 사복 경찰들이 탑승해 승객들에게 어디로 가는지에 대해서 묻기 시작했다."

광우병 대책회의가 21일 낸 긴급 보도자료는 이렇게 시작한다. 이어 경찰은 "티셔츠와 스티커를 가리키며 이대로 보낼 수 없다고 말했다"면서 "8000번 버스에 탑승한 시민들을 내리게 한 뒤 버스를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청와대 경비대는 버스회사에 요청해, 8000번 버스 운행을 중단시킨 상태이다.

다음은 광우병대책회의가 보도자료를 통해 전한 당시 상황이다.

"- 오늘(6/21), 12시 10분경 파이낸스 센터 앞에서 6명의 시민이 8000번 버스에 탑승했음. 경복궁 서문 쪽에서 버스가 멈췄고, 종로서 정보과 사복 경찰들이 탑승해 승객들에게 어디로 가는지에 대해서 묻기 시작함. 승객들은 청와대 앞 분수대로 간다고 대답함(맨 뒷자리에 앉았던 1명의 승객은 서문에 도착하자마자 내리더니 사복 경찰들과 인사를 나눔(경찰들이 처음부터 버스에 타고 왔던 것).

- 경찰은 티셔츠와 스티커를 가리키며 이대로 보낼 수 없다고 말함.

- 다른 정보과 형사 3~4명이 다시 탔음. 이런 과정을 3~4번 반복.

- 경찰은 "범죄가 예상된다", "청와대는 특별 제한 구역이다", "카메라를 가져갈 수 없다", "국민대책회의가 제안한 8000번 버스 타기를 하는 것 아니냐" 등의 말을 했음.

- 승객들은 "세금을 낸 국민들이 버스를 타고 가고 싶은 곳에 가겠다는 데 왜 막느냐"고 항의.

- 잠시 후 방패 든 전경 4~50명 정도가 버스 주위에 배치되기 시작.

- 경찰들은 카메라로 채증하기 시작함.

- 경찰이 불러 버스 회사 임원 2명이 와서 버스를 돌리겠으니 내리라고 함.

- 버스 회사 임원이 버스를 종점으로 돌렸음

- 현재 청와대 경비대에서 버스회사에 요청해, 8000번 버스 운행을 중단시킨 상태임

○ 버스에 탑승했던 시민들은 인질극과 다를 바 없는 경찰들의 이 같은 불법 행위로 심한 모욕감과 모멸감을 느꼈음. 광우병국민대책회의는 이 같은 경찰의 행위는 현행법에 없는 행위이며, 헌법 제10조(인권보장), 제14조(거주이전의 자유), 제21조(표현의 자유)를 명백히 침해한 불법행위라는 점에서, 추후 인권위에 진정하는 등 강력히 대응해 나갈 것임을 밝힘."

'48시간 비상국민행동' 둘째 날인 21일 오후 서울시청 앞 광장에 전시된 설치미술가 최병수씨의 작품 '2MB 가든'을 시민들이 구경하고 있다.
 '48시간 비상국민행동' 둘째 날인 21일 오후 서울시청 앞 광장에 전시된 설치미술가 최병수씨의 작품 '2MB 가든'을 시민들이 구경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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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시간 비상국민행동' 둘째 날인 21일 오후 서울시청 앞 광장에선 문화연대 주최로  '힘내자 촛불아' 콘서트가 열리고 있다.
 '48시간 비상국민행동' 둘째 날인 21일 오후 서울시청 앞 광장에선 문화연대 주최로 '힘내자 촛불아' 콘서트가 열리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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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신 : 21일 오후 4시 10분]

'명박 뻥튀기' 먹으며 1박2일 콘서트 감상
1000여명 '가족부대'...우익단체도 "거짓의 촛불을 꺼라"

'48시간 비상국민행동' 둘째 날인 21일 오후 환경운동연합 회원들이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뻥튀기를 나눠주며 정부의 추가협상 내용을 비꼬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48시간 비상국민행동' 둘째 날인 21일 오후 환경운동연합 회원들이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뻥튀기를 나눠주며 정부의 추가협상 내용을 비꼬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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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 콘서트, 힘내자 촛불아'가 시작되면서 서울광장에는 가수들의 노랫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허클베리 핀·이한철·노래를찾는사람들 등 20여명의 뮤지션이 이곳에서 내일까지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현재 약 1000여 명의 시민들이 광장에 모여 '청대연희단'의 오프닝 공연을 감상 중이다.

오후가 지나면서 서울광장으로 합류하는 시민들의 수도 늘고 있다. 서울광장 한쪽에서는 일부 기독교 단체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고시 철회! 협상무효! 기독인 한줄쪽지'를 받고 있다. 현재 70여장의 기독인 소망이 천막 주변에 붙어 있는데, 한 시민은 '주님, 그분이 지금이라도 깨달을 수 있게 해 주소서, 그렇지 않으면 주의 이름으로 심판하여 주시옵소서'라고 적었다.

환경운동연합은 일명 '명박뻥튀기'라 이름 붙인 뻥튀기를 시민들에게 공짜로 나눠주고 있다. 또 한국여성민우회는 서울광장에 천막을 치고 시민들에게 쇠고기 수입반대를 위한 각종 행사를 벌이고 있다. 그중 시민들의 발길을 가장 많이 끄는 건 '촛불집회 최고의 구호 설문조사'. 시민들은 민우회가 제시한 20여개의 촛불집회 구호 중 아래의 구호에 가장 많은 스티커를 붙여줬다.

1위. '공약 지킬까 봐 겁나는 건 니가 처음이다'
2위. '물대포가 안전하면 너네 집 비데로 써라'

이밖에 '너, 뭐든 하지 마', 'MB는 각오해라, 우리 이제 방학이다' 등의 구호도 인기다.

한편, 파이낸스빌딩 앞에서는 일명 '서강대녀' 소속 카페로 유명해진 '구국과격불법촛불시위반대시민연대' 회원 20여명이 나와 '촛불시위 반대 시민 선전전'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거짓의 촛불은 꺼져야 한다"는 구호를 외치며 시민들에게 촛불집회 반대를 호소하고 있다. 한쪽에는 시위대의 폭력적 모습이 담긴 사진도 걸려 있다.

특히 이들은 "촛불 뒤에 숨어서 시민들을 배후조종하고 있다"며 '국민대책회의 구속 촉구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한 회원은 "촛불집회는 친북단체의 배후조종으로 움직이고 있으며 이들의 목표는 우리 대한민국을 통째로 김정일에게 바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몇몇 사람만 서명에 동참할 뿐 시민들의 반응은 크지 않다.

또 조갑제닷컴은 행사장 주변에서 <거짓의 촛불을 끄자>라는 제목의 8페이지짜리 책자를 시민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이 책은 8페이지 전체가 모두 칼라페이지다.

현재 광화문 네거리에서 청와대로 향하는 도로는 대부분 경찰의 전경버스로 차단된 상태다. 양방향 2개 차로만 통행이 가능하다. 하지만 교통 흐름은 원활한 편이다.

'안티 이명박' 카페, 한나라당 앞에서 집회

21일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 앞에서 '이명박 탄핵을 위한 범국민운동본부'의 '한나라당 규탄 집회'가 열리고 있다.
 21일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 앞에서 '이명박 탄핵을 위한 범국민운동본부'의 '한나라당 규탄 집회'가 열리고 있다.
ⓒ 선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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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3시 10분께부터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 앞에서 다음 카페 '이명박 탄핵을 위한 범국민운동본부(안티 이명박)'의 '한나라당 규탄 집회'가 회원 7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열렸다.

1톤 트럭으로 만든 무대 앞에 '성공한 거짓말 부도덕한 부패정권'이라는 펼침막을 내걸렸고, '안티 이명박' 회원들은 '민생외면, 민생파탄 한나라당은 해체하라", "한나라당 살고프면 이명박을 탄핵하라"고 쓰인 붉은색 팻말을 들었다.

경찰은 한나라당사를 경찰차벽으로 봉쇄해 한나라당 앞길은 교통이 전면 통제됐다. 이 카페 회원들은 그 앞에서 <탄핵송><사람은 꽃보다 아름다워> 등의 노래를 '불륨'을 높여 틀었다.

먼저 무대에 오른 이 카페 닉네임 '쩝쩝쩝'은 "어제 한나라당 당직자가 노인을 때렸다, 수준이 그 모양"이라며 "삽질을 하는 정부를 감싸고, 그런 정부에 목소리 내는 시민에 주먹질하는 한나라당이 죄를 씻을 수 있는 방법은 탄핵밖에 없다"고 외쳤다.

이어 이 카페 회원들은 풍선에 자신의 의견을 적어 한나라당 앞을 봉쇄하고 있는 경찰버스에 달았다. 풍선에는 '한나라당 해체하라', '이명박 탄핵'이라는 내용이 많았다. 아래의 내용도 있었다.

"이명박은 시한폭탄, 안 버리면 다 같이 죽는다."
"한나라당 19대 때는 없다."
"천민 민주주의? 대구의 밤문화? 대구시민 쪽팔린다."
"더이상 국민 실망시키지 마라. 4년뒤가 안 무섭냐?"

'안티 이명박' 회원들은 5시까지 한나라당사 앞에서 집회를 연 후, 저녁 7시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촛불문화제에 참석한다.

'명박산성'에 대응하기 위한 토성을 쌓기 위해 모래를 싣고 오던 트럭을 21일 새벽 한국은행앞에서 경찰이 베르나 차량으로 급히 막아 나선 다음, 전경 1개 중대를 동원해 에워싸고 시민들의 접근을 차단했다.
 '명박산성'에 대응하기 위한 토성을 쌓기 위해 모래를 싣고 오던 트럭을 21일 새벽 한국은행앞에서 경찰이 베르나 차량으로 급히 막아 나선 다음, 전경 1개 중대를 동원해 에워싸고 시민들의 접근을 차단했다.
ⓒ 민중의소리 전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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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신 : 21일 오후 1시 10분]

"대운하 안 파기로 했으면 이젠 귀 좀 파라"
'나도 할 말 있다' 포스트잇 인기...광장에 모이기 시작한 '촛불 시민'들

"대운하 안 파기로 했으면, 이젠 귀 좀 파라."
"조중동이 신문이면 벼룩시장은 바이블이고, 교차로는 코란이다. 조중동이 신문이면 화장실 두루마리 휴지는 팔만대장경이다."
"제발 일 좀 합시다. 그렇게 좋아하는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밤에 자고 낮에 일하게 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

'48시간 비상국민행동' 둘째 날인 21일 오후 서울시청 앞 광장에 전시된 설치미술가 최병수씨의 작품 너머로 참가자들이 속속 모이고 있다.
 '48시간 비상국민행동' 둘째 날인 21일 오후 서울시청 앞 광장에 전시된 설치미술가 최병수씨의 작품 너머로 참가자들이 속속 모이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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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광장 한쪽에 마련된 게시판에 붙어 있는 포스트잇의 글귀다. 인권단체 연석회의 만들어 놓은 '나도 할 말 있다' 게시판이다. 여기에는 수를 헤아릴 수 없는 포스트잇이 붙어 있다. 정부와 <조중동> 등을 향한 비판의 말이다.

시청광장에도 시민들이 속속 모여들고 있다. 유모차를 끌고 온 아줌마와 중고등학생, 아이들을 데리고 온 가족들도 눈에 띈다. 검은색 바탕에 노란색 글씨로 '2MB OUT'이라고 쓰인 티셔츠를 입고 나온 시민들도 있고, 많은 이들은 '민영화 반대'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었다.

광장에 설치된 시민단체, 노조, 정당 등의 천막은 활짝 열렸고, 시민들은 이 천막을 둘러보며 이명박 정부의 정책의 부당함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광장 한편에선 이미 노점상이 좌판을 벌여놓았다.

한편, 대책회의 박원석 상황실장은 시민들에게 직접 모래를 가져올 것을 호소하고 있다. 그는 "인터넷에는 경찰이 모래 트럭을 탈취한 것에 분노하고 각자 모래주머니를 들고 시청에 가자는 여론이 많다"면서 "트럭은 빼앗겼지만,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들고나온 모래주머니가 쌓여 높은 토성을 만들 수 있을 지 모르겠다"며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48시간 비상행동' 둘째 날인 오늘 서울광장 등에는 시민사회단체들이 주최하는 다채로운 문화행사와 집회가 열릴 예정이다. 저녁 7시에는 45차 촛불문화제가 열리며, 오후 5시에 마로니에 공원에서도 사전집회를 연 뒤 행진을 할 예정이다.

기독인들의 촛불교회 운영 및 시국 기도회도 어제(20일)부터 계속 열리고 있다. '이명박 탄핵을 위한 범국민운동본부'는 오후 2시부터 한나라당사 앞에서 '그놈들을 매우 쳐라 2탄' 대회를 연다. 민언련은 오후 3시에 방송통신위원회 앞(광화문 KT빌딩 앞)에서 최시중 방통위원장 사퇴 촉구 서명운동을 열고, 민변은 오후 5시부터 시청 광장에서 '제도정치권의 한계와 직접 민주주의에 관한 좌담회 - 촛불집회, 집단지성을 말하다' 제하의 토론회를 개최한다.

'광우병 위험 미 쇠고기 수입반대, 전면 재협상을 촉구하는 여성들'은 오후 3시부터 청계광장 입구에서 '거리 수다카페 : 2MB 시대 여성으로 살아가기'를 열고 환경운동연합도 오후 3시부터 시청 광장에서 '30개월 이하면 안전하다고? 뻥이야, 뻥박 퍼포먼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시청 앞에서 오후 3시부터 문화연대가 주최하는 '힘내라 촛불아' 1박2일 콘서트도 열린다.

우익단체인 '촛불반대 애국시민대엽합'은 이날 오후 6시 청계광장에서 불법집회 반대 및 시국안정을 위한 기도회를 개최한다. 또 '과격촛불시위 반대 시민연대'도 이날 오후 2시부터 광화문 파이낸스빌딩 옆 소공원에서 '과격 불법 촛불시위 고발 사진전'을 연다.

[13신 보강 : 21일 오전 11시 10분]

"경찰이 007작전 하듯 모래 차량을 빼돌렸다" VS "규정에 따른 것"
300여명의 시민들, 천막과 돗자리에서 일어나 행사 맞을 채비

"모래를 가득 실은 트럭 2대를 경찰이 탈취했다. 불법 시위용품이 아니다. 폭력 시위용품도 아니지 않은가. 경찰이 모래를 탈취한다는 것은 상상도 못했다. 서울시 측에도 광장 한 쪽에 모래를 쌓고 시민들에게 나눠줄 것이라고 사전에 양해를 구했다. 경찰이 전격적으로 007작전을 하듯 운전자를 협박하고 빼돌렸다. 항의하는 시민까지 연행했다."

광우병대책회의 안진걸 조직팀장은 황당한 듯 혀를 내둘렀다. 15톤, 34톤 트럭 두개를 경찰이 빼돌렸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 쪽에서 요청한 모래 트럭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조차 알 수 없다"면서 "독재 시절도 아니고 이런 일이 가능한가"라고 말했다. 따라서 오늘 밤 광화문 네거리의 '명박 산성' 앞에 상징적으로 모래를 쌓겠다는 계획은 차질을 빚게 됐다.

이와 관련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10톤 트럭 이상이 도심을 통과하려면 통행허가증이 있어야 하는 데 그 규정에 따라 돌려보낸 것"이라고 해명했다.

서울광장의 아침이 밝았다. 물론 광장 한 쪽에 쌓아놓고 시민들에게 나눠주려고 했던 모래 무더기는 없다. 대신 시민사회단체, 정당, 노조, 인터넷 카페나 대학생들이 쳐 놓은 천막이 있다. 천막에서 밤을 지샌 일부 시민들은 일어나 주변을 정리하고 있다. 서울광장에서 돗자리를 깔고 자고 있던 사람들도 일어나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현재 서울광장에 있는 시민들은 1000여명정도 된다.

"꽝-꽝-꽝-"

광장 한 쪽에서 울리는 망치 소리다. 대형 무대를 설치하는 소리다. 이날 촛불 집회의 관심을 보여주듯 방송차량과 신문사 차량도 광장 한편에 주차되어 있고 그 옆으로 경찰버스도 눈에 띈다.

새벽 10명의 연행자가 발생했던 광화문 사거리는 오고 가는 차량들로 분주하다. 경찰은 특별히 교통을 막고 있지 않다. 태평로 조선일보사 앞엔 무전기를 든 경비원이 아침부터 들락거리면서 상황을 체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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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촛불집회, #미국 쇠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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