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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질병관리본부는 정부 차원에서 지난 9일자로 A형 간염 발생주의보를 발령하였습니다.

질병관리본부가 전국 876개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A형 간염 표본 감시한 결과, 전년도에 비해 2배 이상 발생빈도가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질병관리본부 전염병 관리팀의 관계자는 "매년 5월부터 A형 간염이 증가한다"면서도 최근 급증하는 A형 간염에 대해서는 "현재 갑자기 증가한 원인을 역학조사 중"이라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2001년 105건이던 A형 간염이 2007년 2233건으로 무려 20배 이상 증가했기 때문에 최근의 A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 환자의 증가세는 우려할만한 수준입니다.

A형 간염, 선진국 병?

 A형 간염은 음식물이나 음료수 등 경구 전파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사진은 한 고등학교 점심시간의 모습
 A형 간염은 음식물이나 음료수 등 경구 전파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사진은 한 고등학교 점심시간의 모습
ⓒ 오마이뉴스 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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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형 간염이 우리에게 익숙한 반면 A형 간염은 비교적 생소한 질병입니다.

그러나 B형 간염이 혈액 등 비경구적인 방법을 통해 전염되는 것과는 달리 A형 간염은 음식물이나 음료수 등 경구 전파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특히 A형 간염은 대부분 위생상태가 불량한 저개발국가에서 수질 오염이나 오염된 음식물을 섭취하여 집단으로 발병할 수 있고 환자와의 직접 신체 접촉을 통하여 올 수도 있습니다.

질병관리본부 전염병 관리팀의 관계자는 "A형 간염의 증가 양상은 수인성 질환의 증가 양상과 비슷하다"면서 "단체 급식을 하는 학교나 군부대 등에서 전파될 위험성이 크다"고 설명합니다.

A형 간염에 걸린 것을 아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A형 간염은 자세히 살피지 않으면 감기처럼 보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김안나 을지대학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감염 후 4주간의 잠복기를 거쳐 식욕부진, 오심, 구토, 설사 등의 소화기 증세와 발열, 두통 등 감기와 유사한 증세를 보인다"면서도 "증세가 더 심해질 경우에는 붉은 색 소변이나 황달도 함께 나타나게 된다"고 설명합니다.

A형 간염은 특별한 치료를 받지 않아도 회복이 잘 되고, 한 번 회복이 되면 면역력을 획득하기 때문에 이후에 A형 간염에 다시 걸리지는 않습니다.

20∼30대에 더 치명적인 병?

A형 간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A형 간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질병관리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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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나라에서 급성 A형 간염으로 인한 피해가 가장 많은 연령대는 20∼30대입니다.

김안나 교수는 "A형 간염은 어렸을 때 감염이 되면 증상이 아예 없거나 경미한 감염증을 보인 후 항체가 생기면서 면역력을 획득하게 되는데, 80년대 이후 위생환경이 개선되면서 항체 보유율이 낮아져 이 시기에 성장한 20∼30대를 중심으로 발병률이 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합니다.

김도영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40세 이상서 항체 보유율이 높은 이유로 과거 우리나라의 청결하지 못한 위생환경으로 아동기에 A형 간염 바이러스 노출되어 대부분 항체를 가지게 되었다"며 세대별 면역률의 차이를 설명합니다.

또한 김도영 교수는 "면역체계가 미숙한 아동기에 A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비교적 가벼운 증상을 겪고 자연 면역이 되지만, 체내 면역체계가 완성된 성인에선 강력한 면역작용으로 증상의 정도가 심하며 간성혼수 및 사망까지도 진행할 수 있다"며 연령대별 맞춤형 예방접종 지침 수립이 필요하다고 덧붙입니다.

이처럼 A형 간염은 위생상태가 더 좋아진 오늘날 역설적으로 더 치명적으로 우리에게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한편 김도영 교수는 "기존 간질환자에게 급성 A형 간염이 발생하면 기존 증상의 악화는 물론 사망에도 이룰 수 있다"며 A형 간염에 대해 주의를 기울일 것을 당부합니다.

A형 간염 백신, 아직까지 필수 예방 접종 아니야

우리나라 A형 예방 접종 지침은 만 1세부터 16세까지 1차 접종, 그리고 6개월에서 1년 사이에 추가접종을 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 A형 예방 접종 지침은 만 1세부터 16세까지 1차 접종, 그리고 6개월에서 1년 사이에 추가접종을 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 화순군 보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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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형 간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식사 전이나 화장실을 다녀온 뒤 손을 깨끗이 씻고 끓인 물이나 정수처리가 된 물을 마시고, 85℃에서 1분간 끊이거나 물을 염소 소독하면 A형 간염 바이러스가 죽기 때문에 음식을 완전히 익혀서 먹는 것이 중요합니다.

현재까지 우리나라 A형 예방 접종 지침은 만 1세부터 16세까지 1차 접종, 그리고 6개월에서 1년 사이에 추가접종을 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백신이 도입된 지 5년 정도밖에 되지 않아 자료가 부족하지만, 면역은 20년 이상 지속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A형 예방 접종은 선택 사항일 뿐이지, 필수 예방 접종이 아닙니다.

김도영 교수는 "30세 이하의 연령대는 자신의 A형 간염 바이러스 항체유무를 파악해야 한다"면서 국가적인 차원에서의 A형 간염에 대한 인식 확산과 신생아기 예방접종사업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므로 단체 생활을 하는 군대나 학교 기숙사의 경우 단체로 예방 접종을 맞는 것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덧붙이는 글 | 엄두영 기자는 현재 경북 예천군의 작은 보건지소에서 동네 어르신들을 진료하고 있는 공중보건의사입니다. 많은 독자들과 '뉴스 속 건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고자 합니다.



태그:#A형 간염, #예방 접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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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면허의사(의사+한의사). 한국의사한의사 복수면허자협회 학술이사. 올바른 의학정보의 전달을 위해 항상 고민하고 있습니다. 의학과 한의학을 아우르는 통합의학적 관점에서 다양한 건강 정보를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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