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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취재 : 박상규 안홍기 송주민 기자 / 총괄 : 이한기 기자
사진 취재 : 유성호 기자
동영상 취재 : 김윤상 김호중 문경미 박정호 기자 / 총괄 : 이종호 기자
편집 : 박수원 이준호 권박효원 기자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정책 철회와 전면 재협상을 요구하며 밤샘 시위를 벌이던 시민들이 15일 새벽 서울 세종로 네거리 앞에서 경찰들에게 강제로 인도로 밀어 올려지며 강제해산되자 횡단보도에서 구호를 외치며 항의 시위를 하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정책 철회와 전면 재협상을 요구하며 밤샘 시위를 벌이던 시민들이 15일 새벽 서울 세종로 네거리 앞에서 경찰들에게 강제로 인도로 밀어 올려지며 강제해산되자 횡단보도에서 구호를 외치며 항의 시위를 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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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쇠고기 수입 정책 철회와 전면 재협상을 요구하며 밤샘 시위를 벌이던 시민들이 15일 새벽 서울 세종로 네거리 앞에서 경찰들에게 강제로 인도로 밀어 올려지며 강제해산되자 항의를 하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정책 철회와 전면 재협상을 요구하며 밤샘 시위를 벌이던 시민들이 15일 새벽 서울 세종로 네거리 앞에서 경찰들에게 강제로 인도로 밀어 올려지며 강제해산되자 항의를 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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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신 : 15일 새벽 2시 45분] 

경찰 해산작전... 남은 200여명 횡단보도에서 시위

경찰은 새벽 2시 정각부터 해산 작전을 시작했다. 경찰은 서대문 방향과 광화문 교보문고 쪽에서 1000여명이 일제히 쏟아져 나와 시위를 벌이는 시민 500여 명을 인도 쪽으로 10여분 만에 몰았다. 폴리스라인은 이미 새벽 0시 59분께 무너진 상황이었다.

폴리스라인이 무너지자 경찰은 방송을 통해 "평화시위를 보장하라고 이야기하면서 통제선을 무너뜨리면 어떻게 하느냐, 여러분은 지금 불법 집회를 하고 있다"며 강제 해산을 예고했었다.

종로경찰서 경비과장은 "오늘은  마지막까지 집회에 남은 사람이 많지 않아 일찍 해산 작전을 시작했다"면서 "원활한 차량 소통을 위해서라도 빨리 해산시키는 게 옳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의해 밀려난 시민들은 가운데 일부는 "택시비를 달라"고 구호를 외치기도 하고, 일부는 "이명박은 물러나라"고 외치며 횡단보도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현재 광화문 모든 방향의 차량 소통은 가능한 상태다.

14일 집회에는 3만여명(주최측 추산)이 참석해 촛불피로증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켰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정책 철회와 전면 재협상을 요구하며 밤샘 시위를 벌이던 시민들이 15일 새벽 서울 세종로 네거리 앞에서 경찰들에게 강제로 인도로 밀어 올려지며 강제해산되자 항의를  하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정책 철회와 전면 재협상을 요구하며 밤샘 시위를 벌이던 시민들이 15일 새벽 서울 세종로 네거리 앞에서 경찰들에게 강제로 인도로 밀어 올려지며 강제해산되자 항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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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쇠고기 재협상 촉구 촛불문화제를 마친 학생과 시민들이 15일 새벽 세종로 네거리에서 청와대로 진출할 것을 대비해 경찰들이 준비해 놓은 폴리스 라인을 제거하며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 재협상 촉구 촛불문화제를 마친 학생과 시민들이 15일 새벽 세종로 네거리에서 청와대로 진출할 것을 대비해 경찰들이 준비해 놓은 폴리스 라인을 제거하며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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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신 : 14일 밤 11시 50분]

2만 명의 광화문 퍼포먼스... "MB폭탄 맞아도 우린 일어선다"

거리 행진을 마친 시민 2만여 명이 광화문 사거리에서 대규모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일명 'MB폭탄 맞은 국민'이었다.

광우병 국민 대책회의는 이날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학교 자율화 등 이명박 정부의 정책을 상징하는 대형 풍선을 준비해 행진을 마친 시민들에게 이를 던졌다. 이것이 바로 국민에게 던져진 'MB폭탄'이었다.

시민들은 사회자의 "하나, 둘, 셋!" 구호에 맞춰 일제히 거리에 쓰러지는 연출을 했다. 'MB 폭탄'이 터진 것이다. 그리고 또다시 사회자의 구호에 맞춰 일제히 일어서 '헌법 제1조'를 합창했다. 'MB폭탄'이 터져도 국민들은 꿋꿋이 일어나 대한민국을 지킨다는 걸 상징적으로 보여준 몸짓이었다.

미국산 쇠고기 재협상 촉구 촛불문화제를 마친 시민들이 14일 밤 서울 세종로 네거리 앞에서 모여 이명박 대통령의 정책을 비꼬는 ‘2MB 폭탄’이라고 만든 공을 가지고 폭탄에 맞아 쓰러지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 재협상 촉구 촛불문화제를 마친 시민들이 14일 밤 서울 세종로 네거리 앞에서 모여 이명박 대통령의 정책을 비꼬는 ‘2MB 폭탄’이라고 만든 공을 가지고 폭탄에 맞아 쓰러지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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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쇠고기 재협상 촉구 촛불문화제를 마친 학생과 시민들이 15일 새벽 서울 세종로 네거리 앞에서 모여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정책 철회와 전면 재협상을 요구하며 바닥에 만들어 놓은 태극기에 촛불로 밝히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 재협상 촉구 촛불문화제를 마친 학생과 시민들이 15일 새벽 서울 세종로 네거리 앞에서 모여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정책 철회와 전면 재협상을 요구하며 바닥에 만들어 놓은 태극기에 촛불로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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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광화문은 다시 자유로운 시민들의 '해방구'가 됐다. 삼삼오오 모여 음식을 나무며 이야기꽃을 피우는 사람들이 있고, 둥글게 앉아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도 있다. 또 일부는 경찰 폴리스라인에 항의하며 경찰의 철수를 주장하고 있다. 대책회의 방송차량에서는 시민 자유발언이 진행되고 있다.

인권단체 관계자들은 경찰의 '차벽'에 항의하며 '근조 집회의 자유'라고 적힌 스티로폼 설치물을 폴리스라인에 설치하기도 했다. 시민들은 이 설치물에 흰 국화꽃을 달았다. 우문수 종로경찰서장은 직접 현장에 나와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고 있다.

한편 전국노점상연합은 시민들에게 공짜로 순두부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광화문의 날씨는 바람이 불어 선선한 편이다. 1만여 시민들은 집으로 가지 않고 거리에서 밤을 보내고 있다. 가족단위 참가자들은 대부분 귀가했다.

전경도 없고, 차벽도 바꿨네

14일 밤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3만여 시민들이 거리 행진을 시작하자 경찰은 여느때와 같이 세종로 사거리에 경찰버스를 동원해 '차벽'을 설치했다. 그러나 이 차벽이 '사람이 있는 차벽'으로 바뀌었다.

이날 저녁에는 경찰버스를 종방향과 횡방향으로 섞어서 배치했던 기존의 차벽과 달리 횡방향으로만 설치됐다. 또한 시위대 방향으로 약 10m 앞에 '경찰통제선'이라고 적힌 노란색 안전지대판 수십개를 설치했다.

안전지대판과 차벽 사이에는 경찰 30여명이 '질서유지선'이라고 적힌 끈을 잡고 시위대를 향해 서 있다. 이들 경찰들 중 전·의경은 보이지 않고 일반 경찰관들이 근무복을 입고 나와있다.

경찰통제선에 나와있는 경찰들은 굳은 표정으로 서 있다. "왜 이렇게 바꾼 것이냐, 전·의경은 안 나온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묵묵부답, 미동도 하지 않았다.        

경찰 근무복을 입은 경찰관들이 14일 밤 세종로 네거리 앞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며 시위를 벌이는 시민들이 청와대로 진출할 것을 대비해 폴리스 라인을 들고 근무를 서고 있다.
 경찰 근무복을 입은 경찰관들이 14일 밤 세종로 네거리 앞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며 시위를 벌이는 시민들이 청와대로 진출할 것을 대비해 폴리스 라인을 들고 근무를 서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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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촛불집회에는 전경이 나오지 않았다. 대신 정복을 입은 경찰이 '차벽' 역할을 대신했다.
▲ 달라진 경찰 14일 촛불집회에는 전경이 나오지 않았다. 대신 정복을 입은 경찰이 '차벽' 역할을 대신했다.
ⓒ 안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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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신 :14일 밤 10시]

"예수천국, 불신지옥"에 "이명박은 회개하라" 맞불  

밤 9시께부터 행진을 시작한 시위대는 남대문과 명동을 거쳐 을지로로 향하고 있다. 시위대가 명동롯데백화점을 지날때 백화점 높은 곳에서 '2MB OUT'이라고 앞뒤로 적힌 종이꽃수백장이 떨어졌다. 행진을 하던 시민들은 큰 환호와 박수를 보냈고, 백화점 앞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도 이 광경을 흥미롭게 바라봤다.

행진에 참가한 시민들은 "이명박은 항복하라" "재협상을 실시하라"는 구호를 비롯해 "조중동은 꺼져버려" "민주언론 지켜내자"는 구호를 외쳤다. 특히 명동 입구를 지날 때 10여명이 시위대를 향해 "예수천국, 불신지옥"을 외치자 시민들은 "이명박은 회개하라"고 웃음을 터트리면서 맞불 구호를 외쳤다.

행진에 참석한 시민들은 "이명박이 재협상을 실시하지 않으면 깨끗하게 헤어져야 한다"고 '이혼론'을 펴기도 했다.

이분희(40)씨는 "대통령이 끝까지 국민의 목소리를 듣지 않으면 퇴진밖에 없지 않겠느냐"면서 광우병 국민대책회의의 견해를 지지했다. 

이성필(32)씨 역시 "마음이 안 맞으면 깨끗하게 이혼도장 찍는 게 답"이라면서 "광우병 국민대책회의가 20일까지 재협상을 하라고 요구한 것은 국민들이 대통령에게 이혼서류를 던져준 것이나 마찬가지다, 재협상을 할 마음이 없으면 이혼서류에 도장 찍고 깨끗이 이혼하자"고 말했다.

학생과 시민들이 14일 밤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며 분신을 시도해 지난 9일 사망한 고 이병렬씨 추모 촛불문화제를 마친뒤 서울광장~명동~종각을 행진한 뒤 세종로 네거리에 모여 시위를 하고 있다.
 학생과 시민들이 14일 밤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며 분신을 시도해 지난 9일 사망한 고 이병렬씨 추모 촛불문화제를 마친뒤 서울광장~명동~종각을 행진한 뒤 세종로 네거리에 모여 시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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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과 시민들이 14일 저녁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며 분신을 시도해 지난 9일 사망한 고 이병렬씨 추모 촛불문화제에 참석하여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정책 철회와 전면 재협상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학생과 시민들이 14일 저녁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며 분신을 시도해 지난 9일 사망한 고 이병렬씨 추모 촛불문화제에 참석하여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정책 철회와 전면 재협상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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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신 :14일 밤 9시 30분] 

박철민 등장 "자기네 안먹는 고기 수출하면 뒤질랜드"

이날의 시민발언대에서는 고3, 비정규직 노동자, 배우 등 다양한 시민들이 연단에 올랐다.

고3 배정은양은 "나는 현재 고3인데 대입 논술을 준비하기 위해 조중동 신문을 보고 있다"며 "뭘 보고 배우란 거냐"고 하소연했다. 배양은 이어 "우리의 꿈이 광우병 때문에 꺼지지 않도록 해달라"고 목청을 높였다.

윤숙란 이랜드 일반노조 조합원은 연단에 올라 "이랜드 회장인 박성수 장로는 비정규직을 못살게 굴고 있고 대통령인 이명박 장로는 대통령이라는 위치에서 국민들의 검역주권을 포기해 우리들을 못살게 굴고 있다"며 "두 교회장로 때문에 미치겠다"고 말했다.

윤씨는 이어 "지금도 각 마트에서는 각종 불법이 횡행하고 있는데, 고기의 원산지가 제대로 표시가 되겠느냐"며 "미국산 쇠고기가 뉴질랜드산이나 호주산으로 둔갑하여 팔리지 말라는 법이 없다"며 쇠고기 재협상을 촉구했다.

이어 연단에 오른 사람은 MBC 드라마 <뉴하트>에서 '뒤질랜드' 유행어를 만든 배우 박철민씨.

그는 "대학로에서 공연 끝내고 아리 만나러 왔다가 주최 측에 붙잡혀 연단에 오르게 됐다"며 "어차피 인기는 봄눈 녹듯 하는 것이니까 인기가 좀 있을 때 말을 하겠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우리 배우들 중에도 여러분의 아름다운 생각을 함께 하는 사람 많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백두산 호랑이에게 토끼풀을 먹이면 호랑이는 돌아버리듯이, 소에게 쇠고기를 먹이면 소도 돌아버리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착한 소에게 광우병 걸리게 한 사람들 뒤질랜드~, 자기들 안 먹는 쇠고기 수출하는 사람들도 뒤질랜드~ 수입하는 사람들도 뒤질랜드 결국엔 다 뒤질랜드~"라고 말해 청중이 폭소를 자아내게 했다.

그는 "다같이 한우를 많이 먹어 지켜주자"며 "여러분의 아름다운 촛불 끝까지 비폭력 하실 수 있겠죠?"라며 당부하고 연단을 내려갔다.

집회 참가자들은 <헌법제1조>노래를 부르고 저녁 8시 50분부터 남대문 방향으로 차도를 점거하고 행진을 시작했다.

학생과 시민들이 14일 저녁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며 분신을 시도해 지난 9일 사망한 고 이병렬씨 추모 촛불문화제에 참석하여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정책 철회와 전면 재협상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학생과 시민들이 14일 저녁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며 분신을 시도해 지난 9일 사망한 고 이병렬씨 추모 촛불문화제에 참석하여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정책 철회와 전면 재협상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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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과 시민들이 14일 저녁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며 분신을 시도해 지난 9일 사망한 고 이병렬씨 추모 촛불문화제에 참석하여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정책 철회와 전면 재협상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학생과 시민들이 14일 저녁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며 분신을 시도해 지난 9일 사망한 고 이병렬씨 추모 촛불문화제에 참석하여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정책 철회와 전면 재협상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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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 14일 저녁 8시 20분]

60대 월남참전용사 "고엽제 유공자증을 받은 것은 바로 민주화 덕분"


14일 저녁 7시, 38번째 미국 쇠고기 수입반대 집회가 열리고 있는 서울시청 앞 광장은 3만여명(주최측 추산)의 시민들이 가득 메웠다. 이날 집회는 '이명박 타도'를 외치며 분신했다가 지난 9일 세상을 떠난 고 이병렬씨를 추모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지금까지 일반 시민들이 올라왔던 시민 자유발언대에 이례적으로 '골수 운동권'인 한상렬 목사가 올라왔다. 그는 "오만과 독선으로 꼼수를 부리는 이명박 대통령이 바로 촛불을 들게 한 배후"라며 "이병렬을 죽게 한 이명박은 회개하시오"라고 외쳤다.

그는 이어 "나라와 나라의 관계는 서로 존중하고 평등한 관계가 돼야한다"며 "졸속협상으로 미국과의 관계를 파탄낸 이명박이야말로 반미선동의 배후"라며 사자후를 토해내자 청중들이 우레와 같은 박수로 화답했다.

이어 '촛불 소녀' 20여명이 올라와 촛불을 들고 고 이병렬씨를 추모하는 노래를 부르고 편지글을 낭독하고 참가자들과 함께 '광야에서' 노래를 부르며, 이병렬씨를 추모했다.

곧 본격적인 시민자유발언대가 시작됐다. 60대 월남참전용사가 연단에 등장했다. 그는 자신의 유공자증을 손에 들어 보이면서 자신이 월남참전 유공자, 화랑무공훈장 유공자, 고엽제 유공자라고 밝혔다.

그는 "고엽제 전우 여러분들이 이렇게 하시면 안 된다"며 지난 밤 고엽제전우회 회원들이 KBS와 MBC에 화염방사기를 들고 몰려간 일을 비판했다.

그는 "우리를 월남으로 보낸 박정희 대통령과 월남 전우인 전두환 대통령이 우리를 챙겨줘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서 "우리가 고엽제 유공자증을 받은 것은 바로 민주화 덕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민주화 운동한 사람들 따라다니면서 밥사주고 술사주고 해야 하는데 이런 사람들보고 친북주사파라고 부르다니, 제발 정신 좀 차리라"고 말하면서 "여기 있는 사람들은 '애국 촛불파'들"이라고 말해 청중의 열화와 같은 환호를 받았다.

이날 집회에는 특별히 장애인 집회참가자들을 위해 수화 통역사가 연단에 올라 시민자유발언을 통역해주고 있다.  집회 참가자들이 점점 늘어나 광장에 앉을 자리가 좁아지고 있다.

'촛불 피로증'은 없다..."끝까지 간다"

한 가정이 14일 저녁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며 분신을 시도해 지난 9일 사망한 고 이병렬씨 추모 촛불문화제에 참석하여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정책 철회와 전면 재협상을 요구하며 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한 가정이 14일 저녁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며 분신을 시도해 지난 9일 사망한 고 이병렬씨 추모 촛불문화제에 참석하여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정책 철회와 전면 재협상을 요구하며 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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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저녁 청계광장이 시민들로 가득 찼다. 애초 촛불 피로증으로 기세가 한풀 꺾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이러한 우려가 불식됐다.

특히 가족단위 참석자들과 교복을 입은 여고생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유모차부대와 수녀부대도 다시 떴다. 저녁8시 30분 현재 서울광장에는 빈틈없이 사람들로 가득 찼고, 사람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10살과 7살 아들과 함께 온 최규필(43)씨는 "국가신인도 등에 대한 문제와 재협상에 어려움이 있겠지만, 시민들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는 한 촛불은 꺼지지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 "이명박의 결단이 없는 한 시민들의 목소리는 당연히 정권퇴진으로밖에 나갈 수 없다"고 말했다.

10살 아들과 함께 나온 김 아무개(47)씨 역시 "정부에서 전향적인 안을 내놓지 않으면 이 정국은 수습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 "일부에서 촛불 피로증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당장 나부터라도 재협상이 될 때까지 촛불을 계속 들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권이 출범한지 얼마 되지 않아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게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대통령이 끝까지 고집을 버리지 않으면, 국민들도 끝을 볼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고등학교 2학년인 김아무개(18)양은 "어떻게 키우고, 어떻게 지킨 촛불인데 얻은 것 없이 끝낼 수 있느냐"면서 "대통령이 국민을 계속 거리로 내몰면, 결국 국민들이 대통령을 내모는 날이 오게 될 것"이라며 의지를 밝혔다.                                                                                         

[1신 :14일 저녁 8시]

서경석 목사와 난상토론 벌이는 시민들  

서경석 목사(기독교사회책임 공동대표)와 보수단체 회원들이 14일 오후 서울 파이낸스 빌딩 앞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시위는 국가 장래를 위해 전혀 바람직하지 않다며 촛불시위에 반대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서경석 목사(기독교사회책임 공동대표)와 보수단체 회원들이 14일 오후 서울 파이낸스 빌딩 앞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시위는 국가 장래를 위해 전혀 바람직하지 않다며 촛불시위에 반대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 박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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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석 목사(기독교사회책임 공동대표)와 보수단체 회원들이 14일 오후 서울 파이낸스 빌딩 앞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시위는 국가 장래를 위해 전혀 바람직하지 않다며 촛불시위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던 중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하는 한 시민이 항의를 하고 있다.
 서경석 목사(기독교사회책임 공동대표)와 보수단체 회원들이 14일 오후 서울 파이낸스 빌딩 앞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시위는 국가 장래를 위해 전혀 바람직하지 않다며 촛불시위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던 중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하는 한 시민이 항의를 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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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 앞에 부끄럽지도 않아! 당신이 무슨 목사야!"
"조용히 하세요! 당신들은 친북좌파 세력에게 이용당하고 있어요!"

촛불집회 반대를 외치고 있는 서경석 목사와 시민들의 길거리 난상토론이 벌어졌다.

14일 오후 6시, 서경석 목사는 청계광장 인근 파이낸스센터 빌딩 앞에서 보수인사 20여명과 함께 촛불집회 반대 시위를 벌였다. 서 목사는 '더 이상의 촛불시위는 법치를 무너뜨리고 국가 경제를 어렵게 합니다'라고 적힌 팻말을 들었다.

서 목사는 걸을 걷는 시민들을 향해 "현재 촛불집회를 이끌고 있는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사람들은 과거 맥아더 동상 철거와 평택 미군가지 철수 운동을 했던 친북 좌파세력"이라며 "이들에게 선량한 시민들이 이용당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서 목사는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공기업을 민영화 하는 등 사회 여러 분야를 개혁해야 하는데 촛불집회는 이명박정부가 추진하려는 모든 정책을 반대하고 있다"며 촛불집회 참석자들을 비판했다.

서경석 "시민들이 친북좌파에 이용당한다"... 시민들 "때가 어느 때인데"

이런 서 목사의 발언에 대해 시민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며 "지금이 때가 어느 때인데, 친북 좌파 타량이냐" "목사면 목사답게 살아라"고 항의했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세 아들과 함께 촛불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나온 한 시민은 "내 아이들이 사탄이고 빨갱이란 소리냐? 어떻게 어린 학생들에게 그런 무지막지한 말을 할 수가 있느냐"고 거칠게 따졌다.

그러자 서 목사는 "이번 촛불집회가 과거 좌파 시위와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안다"며 "다만, 정부 관계자가 추가 협상을 하러 미국으로 떠났으니 이제 그만 참고 기다려보자는 게 시민 대다수의 의견"이러고 한 발 뒤로 물러섰다.

또 한 시민은 "13일 저녁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 등 우익 인사들이 가스통을 들고 MBC와 KBS를 폭파하겠다고 방송사를 찾아간 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서 목사는 "그런 행위는 올바르지 않다"고 짧게 답했다.

14일 김종환·구교형 두 목사는 서경석 목사의 '촛불반대 시위'에 맞서 "김진홍·서경석 목사님, 목사로서 당신들이 부끄럽습니다"고 적힌 팻말을 들었다.
 14일 김종환·구교형 두 목사는 서경석 목사의 '촛불반대 시위'에 맞서 "김진홍·서경석 목사님, 목사로서 당신들이 부끄럽습니다"고 적힌 팻말을 들었다.
ⓒ 박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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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서 목사의 시위에 맞서 김종환·구교형 두 목사는 침묵시위를 벌였다. 두 목사는 서 목사 일행 바로 앞에서 "김진홍·서경석 목사님, 목사로서 당신들이 부끄럽습니다" "국민의 정당한 저항을 함부로 왜곡했던 기독교를 용서해 주십시오"라고 적힌 팻말을 들었다.

김종환 목사는 "같은 목사로서 참담하다"며 "서경석 목사는 권력과 야합한 채 기독교 전체의 명예를 더럽히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편 서 목사는 시민들의 항의가 계속되자 "이제 마이크를 끄겠다"고 밝힌 침묵시위에 돌입했다. 하지만 시민들은 "목사라면 현실을 똑바로 봐야 하는 것 아니냐"며 계속 항의를 하고 있다.

[관련기사 | 미국 쇠고기 수입 후폭풍]
[특별면] 미 쇠고기 수입논란과 촛불문화제

내 모니터에는 24시간 촛불이... 바탕화면 깔아보셈
쇠고기 재협상 근거, '한미합의요록'에 나와있다
촛불김밥은 누구 오토바이로 날랐는지 조사해보니...
[자발적 시청료] 광화문에 오마이TV 중계차가 떴습니다!
[현장중계모음] '디지털게릴라들'의 촛불 문화 합창


태그:#촛물문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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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시랭은 고양이를, 저는 개를 업고 다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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