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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가 시민·사회단체들이 주최하는 행사에 보조금을 지원했다가 광우병 쇠고기 및 경부운하 관련 프로그램이 포함됐다는 이유로 보조금 전액을 회수한 것으로 드러나 빈축을 사고 있다.

 

13일 수원시와 시민단체에 따르면 수원시는 이달 초 수원환경운동연합·수원환경운동센터 등 수원지역 16개 시민·사회단체들이 14일 연무동 광교공원에서 개최하는 '수원시민 환경한마당' 행사준비위원회에 보조금 500만원을 지원했다.

 

올해로 17년째를 맞는 '수원시민 환경한마당'은 수원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매년 공동개최하는 연례행사로, 수원시는 그동안 부정기적으로 행사 경비의 일부를 보조해 왔다.

 

그러나 수원시는 이번 '수원시민 환경한마당' 행사 내용에 최근 국민적 공분을 자아내고 있는 '광우병 위험 쇠고기' 및 '경부운하 건설' 관련 프로그램이 포함됐다는 이유로 행사보조금 전액을 지난 12일 회수했다.

 

"행사취지 맞지 않는다"... 보조금 500만원 반납, 후원명칭 삭제 통보

 

이에 앞서 수원시는 지난 11일 행사준비위원회에 보낸 공문을 통해 "보조금 교부취지에 부합되지 않은 내용이 포함돼 있어 보조금 지원을 철회한다"고 밝히고, "지원된 보조금을 반납하고, 수원시 후원명칭 문구도 삭제해 달라"고 요구했다. 

 

수원시 관계자들은 최근 행사준비위원회 측에 광우병 쇠고기 및 경부운하 관련 부스 설치와 프로그램 진행을 하지 말도록 수차례 종용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이 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수원시는 보조금 회수조치를 취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시민·사회단체들은 "수원시가 행사보조금을 이용해 시민단체 활동을 제한하려고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12일 오후 수원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원시가 행사를 눈앞에 두고 일부 행사내용을 문제 삼아 보조금 지원을 철회한 것은 시민의 세금을 정치적 인기관리를 위해 입맛대로 집행하면서 시민을 정치권력의 도구로 이용하려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윤은상 수원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수원시의 이번 조치는 시민단체들의 자율적인 행사를 컨트롤 하겠다는 천박한 발상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시민단체의 입을 틀어막는 제한적 조건으로는 예산지원을 받을 수 없어 보조금을 돌려줬다"고 밝혔다.

 

"시민단체들 자율적 행사 컨트롤 하려는 천박한 발상"

 

 

'광우병위험미국산쇠고기 수원감시단' 관계자도 "수원시가 보조금을 핑계로 시민단체 행사에서 국민의 중요한 보건·환경문제 중의 하나인 광우병 쇠고기와 경부운하 관련 프로그램을 진행하지 말 것을 요구한 것은 도무지 납득할 수 없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수원시 환경정책과 관계자는 "광우병 쇠고기나 경부운하와 관련된 프로그램은 보조금 신청 당시 행사프로그램에 없었던 것으로, 공공의 목적 등 행사취지와 부합되지 않아 보조금 지원을 철회하게 됐다"면서 "행사준비위원회도 수원시의 방침을 이해하고 받아들였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요즘 국민적 최대 관심사인 광우병 쇠고기나 경부운하 관련 문제가 어떻게 공공의 목적에 부합하지 않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런 것은 아니지만, 국가 예산으로 행사보조금을 지원하는 수원시의 입장도 헤아려 달라"고 말했다.

 

한편 '수원시민 환경한마당'은 14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수원시 연무동 광교저수지 아래 광교공원에서 열린다. 이날 행사에서는 환경을 주제로 한 노래자랑과 문화공연 등이 펼쳐진다.

 

또 운하백지화 홍보전, 광우병 쇠고기 협상 무효 및 안전한 먹거리 홍보전, 태안기름유출 사진전, 광교 친환경농산물 홍보전, 대안에너지 홍보 및 체험 코너 등도 마련된다.


태그:#광우병 쇠고기, #경부운하, #수원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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