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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72시간 릴레이 철야농성이 열리기로 예정돼있는 서울시청 앞 광장에 5일 오후 북파공작원들이 북파공작 특수임무 전사자 모형신위와 태극기를 고정시키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72시간 릴레이 철야농성이 열리기로 예정돼있는 서울시청 앞 광장에 5일 오후 북파공작원들이 북파공작 특수임무 전사자 모형신위와 태극기를 고정시키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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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락도 없이 내 아버지 위패를 가져가 시청 앞 땅바닥에 놓다니···. 내 아버지를 두 번 죽이는 행위다. 당장 그만두라!"

임윤옥(57)씨는 5일 오후 '대한민국 특수임무 수행자회(이하 수행자회)'가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북파공작원 추모제를 준비하는 행위에 분통을 터뜨렸다. 자신의 부친을 두 번 죽이는 행위라는 것이다.

임씨의 부친 고 임창성씨는 북파공작원으로 활동하던 중 지난 1962년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북파공작원의 활동 특성상 임씨의 부친이 구체적으로 언제 어디서 어떻게 사망했는지 알기는 어렵다.

임씨는 "수행자회 쪽에서 유가족에게는 아무런 연락도 없이 갑자기 시청 앞에서 추모제를 연다고 하는데 너무 황당하다"며 "고인들의 위패를 마음대로 땅바닥에 세워 두면서 어떻게 유족들에게 한 마디 상의가 없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허락도 없이 아버지 위패 가져가... 추모제 당장 그만두라!"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72시간 릴레이 촛불문화제를 개최하려던 서울시청 앞 광장에 5일 오후 북파공작원들이 북파공작 특수임무 전사자 추모제를 위해 나무로 만든 모형 신위와 태극기를 세우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72시간 릴레이 촛불문화제를 개최하려던 서울시청 앞 광장에 5일 오후 북파공작원들이 북파공작 특수임무 전사자 추모제를 위해 나무로 만든 모형 신위와 태극기를 세우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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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임씨는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 반대 촛불문화제가 열릴 예정이던 장소에서 수행자회가 갑자기 추모제를 연 행위는 순수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임씨는 "내 아버지는 물론이고 대부분의 북파공작원 희생자들이 국가에게 버림받고 제대로 평가를 못 받았는데, 이제 국민들에게도 오해를 받게 생겼다"며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갑자기 시청 앞에서 추모제를 열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임씨는 "우리 유가족들이 엄연히 존재하는 한 수행자회가 마음대로 추모제를 열 권리가 없다"며 "그들이 주인 행세를 하는 건 용납이 안 되고, 희생자들도 통탄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임씨는 "지금 마음이 너무 불안하고 마음이 불편하다"며 "6일 유가족들이 모여 향후 대책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북파공작원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탑은 경기도 성남 금토동에 있다. 이들의 추모제는 애초 정보사령부가 주관해 왔다. 수행자회가 추모제 준비하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일각에서는 "수행자회가 촛불문화제를 방해하기 위해 일부러 예정에 없던 추모제를 연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수행자회 쪽은 수행자회 임원진들이 지난 4일 청와대로 초청돼 이명박 대통령을 만난 뒤 추모제 장소와 시간을 서울시청으로 급히 변경했다. 수행자회는 5일 오전 홈페이지 긴급 공지를 통해 추모제 행사장 변경을 알렸다.

게다가 수행자회 쪽은 청와대를 방문했다는 사실도 홈페이지에 공지했다가 5일 오후 삭제하기도 했다.

"대통령님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 현수막도 내걸어

 '대한민국 특수임무 수행자회'는 최근 이명박 대통령을 격려하는 현수막을 걸기도 했다.
 '대한민국 특수임무 수행자회'는 최근 이명박 대통령을 격려하는 현수막을 걸기도 했다.
ⓒ 수행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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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수행자회는 북파공작원 희생자들을 추모한다는 조직의 성격을 벗어난 정치적인 활동을 최근 하기도 했다.

수행자회 서울·충남·제주지부 등이 최근 미국산 쇠고기 반대 여론에 부딪혀 지지도가 급락하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을 격려하는 현수막을 제작, 설치한 것이다. 현수막에는 "대통령님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가 적혀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북파공작원 관련 조직이 크게 두 개 있다. 수행자회는 군인 출신자들이 주축이 돼 지난 1월 만들어진 조직이다. 또 다른 조직으로는 민간인 북파공작원 출신들이 주축인 '사단법인 HID 대한민국 특수임무수행자 유족동지회(이하 유족동지회)'가 있다.

유족동지회의 한 관계자는 "우리는 같은 조직도 아닌데, 수행자회 쪽의 갑작스런 추모제 때문에 항의 전화가 오는 등 정상적인 업무를 할 수 없는 지경"이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약 7000여 명의 북파공작원들이 특수 임무를 수행하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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