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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우병위험 미국산쇠고기 수입반대 동맹휴업에 나선 서울대 학생들이 5일 오후 관악구 서울대 정문을 지나 서울시청앞 광장에서 열릴 예정인 촛불문화제에 참석하기 위해 행진을 벌이고 있다.
 광우병위험 미국산쇠고기 수입반대 동맹휴업에 나선 서울대 학생들이 5일 오후 관악구 서울대 정문을 지나 서울시청앞 광장에서 열릴 예정인 촛불문화제에 참석하기 위해 행진을 벌이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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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의 위기를 막고 한미 쇠고기 재협상 및 장관고시 철회를 이루어내자!"

동맹휴업을 결의한 서울대 학생들이 중앙도서관 앞 아크로 광장을 떠나면서 외친 말이다. 2000여명의 학생들이 목에 노란색 손수건을 두르고 서울대 정문을 나섰다. 인문대 재학생 영진(22)씨는 "입학하고 나서 이렇게 많은 학우들이 모인 것을 처음 본다"고 말했다.

서울대 학생들은 5일 오후 6시경, 정문을 나와 2호선 서울대입구역까지 1차선 도로를 점거한 채 거리행진에 나섰다. 경찰과는 미리 협조를 구한 상태였고, 자원봉사로 나선 20여명의 재학생들이 대열을 정리했다. 총학생회 깃발을 선두에 두고 이들이 외친 구호는 다음과 같다.

"이명박은 물러나라, 너 때문에 못살겠다!"
"폭력진압 규탄 한다!", "대학생이 앞장서자!"
"평화행진 함께해요, 민주시민 함께해요"

"민주주의는 기말고사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

서울대 총학생회는 지난 4일 '동맹휴업'을 결정하는 총투표 결과를 발표하고, 5일 하루 동안 동맹휴업을 실시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지난 5월 28일부터 3일까지 진행된 총투표의 투표율은 51.61%에 찬성표가 89.25%였다. 서울대의 동맹휴업 가결은 지난 2003년 이라크전 파병 반대 이후 5년 만이다.

 광우병위험 미국산쇠고기 수입반대 동맹휴업에 나선 서울대 학생들이 5일 오후 관악구 서울대 정문을 지나 서울시청앞 광장에서 열릴 예정인 촛불문화제에 참석하기 위해 행진을 벌이고 있다.
 광우병위험 미국산쇠고기 수입반대 동맹휴업에 나선 서울대 학생들이 5일 오후 관악구 서울대 정문을 지나 서울시청앞 광장에서 열릴 예정인 촛불문화제에 참석하기 위해 행진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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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창열 서울대 총학생회장은 "단순히 모인 숫자보다 총투표가 성사되어 학우들이 거리로 나섰다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제 의지를 모았으니 매일같이 현장에서 서울대 깃발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씨는 "시험기간이라 아쉽지만 나오지 못하는 분들도 마음은 함께 모아진 상황이라고 본다"며 "서울대는 이제 첫 시작이니 만큼 우리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끝까지 노력할 것"이라며 결의를 다졌다.

오미경 인문대 학생회장은 "투표 기간 동안 날씨도 안 좋고 홍보도 잘 안 돼 좋은 결과를 장담할 수 없었는데 막판에 열심히 했고, 여학우 폭행사건에 대한 분노도 끓어올라 동맹휴업이 성사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처음에는 너무 늦지 않았나 싶었는데 지금 정부에서 물타기 정책을 내놓으며 여론을 무마하려는 상황인 것을 보니 오히려 잘된 상황인 것 같다"며 "그동안처럼의 무관심과 환멸이 아니라 '우리도 이제는 나서자'는 분위기가 동맹휴업을 통해 결집되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밝혔다.

인문대 재학생 영진(22)씨는 "어제도 (촛불 문화제에) 참석했었고, 여러 번 혼자서 갔다"며 "굳이 동맹휴업을 했다며 우쭐대면서 가기보다 많은 사람이 함께 한다는 의미를 담아 시청까지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다음 주에 시험이라 부담이 없지는 않지만 시청에 모이는 모든 사람들이 다 자신들의 일정이 있는 것이고, 모두들 부담을 안고 나오는 분들"이라며 "내일도 그 다음날도 웬만하면 가 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법대 재학생 이기재(25)씨는 "여학생이 군홧발에 짓밟히는 것을 보며 울컥했고, 그 학생이 우리학교 학생이라는 것을 알고 두 번 울컥했다"며 "민주주의는 기말고사를 기다려주지 않는 것 아니냐"며 살짝 웃었다.

같이 가는 졸업생 "모여 있는 후배들 보니 옛날 생각 많이 난다"

서울대 졸업생과 대학원생들도 "서울대 졸업생·대학원생"이라고 적힌 깃발을 들고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대학원에서 정치학 박사과정에 있다는 조형진(32)씨는 서울대 95학번에 사회대 학생회장을 지냈다고 했다. 조씨는 "모여 있는 후배들을 보니 옛날 생각이 많이 난다"며 "요즘 시위는 폭력도 없고 예전보다 가벼운 분위기에서 즐겁게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조씨는 또 "그동안 (촛불 문화제에) 혼자 참여하고 그랬는데 학교에서 동맹휴업을 한다고 해서 같이 갈 사람도 마땅치 않고, 깃발 들고 (졸업생도) 같이 모여서 가면 좋을 것 같아서 이렇게 나왔다"며 "후배들이 모여 있는 것 보니 뿌듯하다"고 밝혔다.

공대 99학번 이아무개씨는 올해 가을 졸업을 앞두고 있는데 학번 차가 많이 나서 '졸업생 대열'에 합류해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개인적으로 참여하려다가 졸업생 깃발을 보고 여기에 합류하게 됐다"며 "최근 들어 학생들이 모여 여는 집회가 많이 없었는데, 그것이 옳다 그르다를 떠나 지금 시점에서는 재학생들이 하나로 모여 동맹휴업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씨는 "졸업을 앞두고 사회에 나가야 되는데 여기에 서 있는 것이 잘하고 있는 건지 걱정이 없지 않다"며 "그래도 그동안 개인적으로도 참여했고, 특히 오늘은 학교 차원에서 함께 나가는 것이라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일부 교수, 휴강하고 학생들 독려... "사회 나가서도 이 마음 잃지 말길"

 광우병위험 미국산쇠고기 수입반대 동맹휴업에 나선 서울대 학생들이 5일 오후 관악구 서울대 도서관앞 아크로폴리스 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광우병위험 미국산쇠고기 수입반대 동맹휴업에 나선 서울대 학생들이 5일 오후 관악구 서울대 도서관앞 아크로폴리스 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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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서울대 교수들도 이날 수업을 휴강하고, 시청으로 떠나는 학생들을 독려하기 위해 거리로 나왔다. 최영찬 농생명과학대 교수는 학생들을 보며 "오늘 휴강하는 것은 반드시 다음 주에 보강할 것"이라며 껄껄 웃었다.

최 교수는 "재학생들이 사회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이렇게 거리로 나서는 것을 보니 너무 뿌듯하다"며 "명심할 것은 사회에 나가서도 이 마음을 잃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정말 많은 선배들이 '서울대'라는 무기로 엄청난 부와 명예를 누리고 있다"며 "여기 아마 조중동 기자들도 있을 텐데 서울대 출신이 많을 거다, 하지만 난 교수로서 여러분들이 이런 사람들이 되도록 만들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최 교수는 "여러분들은 받은 만큼 사회에 돌려주고, 낮은 곳을 바라볼 줄 아는 사람이 됐으면 한다"며 "거리에 나가서 여러 사람과 함께 어울리며 민주주의를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대 학생 2000여명은 2호선 서울대입구 역까지는 거리 행진으로 이동한 후, 지하철을 타고 '촛불 문화제'가 열리는 덕수궁 앞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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