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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29일, 정부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 고시를 강행했다. 청계천 광장에서 삼삼오오 모여 촛불을 들며 의사표시를 하던 시민들은 정부의 일방적인 방침에 울분을 참지 못하고 거리로 쏟아졌다. 성난 민심은 청와대로 한 발씩 전진해 나가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해 부상자가 속출했다. 경찰서로 강제연행 되는 시민들이 발생했다. 경찰은 무기도 없는 시위대를 향해 곤봉과 방패를 휘두르고 군화발로 시위 참가자의 머리를 짓눌렀다. 살수속도 시속 100km가 넘는 물대포는 시위 참가자를 정조준 했고, 시민들은 힘없이 나가 떨어졌다.

KBS 1TV <다큐멘터리 3일>
 KBS 1TV <다큐멘터리 3일>
ⓒ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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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1TV <다큐멘터리 3일>(연출 최세경)은 정부의 고시 발표 후 평화적인 촛불문화제가 반정부 시위로 번져가기 시작한 지난달 29일 오후 6시부터 지난 1일 오후 6시까지 72시간의 기록을 카메라에 담았다.

29일 오후 6시, <다큐 3일> 제작진은 서울시청 앞 광장에 자리를 잡았다. 지난달 29일 발표된 미국산 소고기 수입위생 고시 발표를 강행하는 것에 반발해 시청 앞 광장에서 촛불문화제가 있었던 것.

이번 촛불문화제에 처음 나갔다는 최세경 <다큐 3일> PD. 그는 이번 문화제에서 특이한 광경을 목격했다. 당초 생각했던 격렬한 시위자보다는 가족단위로 오순도순 나온 참가자들이 더 많았기 때문이다. 최 PD는 “당시 광경을 보고 느낀 것은 집회가 아니라 가족끼리 봄 소풍을 나온 것 같았다”고 회상했다.

여기엔 젊은 학생들을 비롯해 집회와는 생소해 보이는 나이가 지긋하신 어른들, 유모차 부대를 구성한 아줌마, 초중고 학생들 등 광범위한 세대가 등장했다. 그리고 이들이 문화제를 끝낸 시청 앞 잔디밭은 말끔하게 치워졌다. 최 PD는 “자원봉사들은 쓰레기를 치우고, 장내를 스스로 정리했다”며 “시위문화가 이토록 성숙한 모습을 보일 줄은 몰랐다”고 놀라워했다.

최 PD는 정부나 보수언론에서 얘기하는 배후세력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그는 “시위 참가자들은 행진을 하다 경찰에 가로막히니까 우왕좌왕하기도 했고, 일부는 포기를 하고 집에 가기도 했다”면서 “각자가 감정이 쏠리는 대로 움직였지만 시위 참가자들이 폭력적인 행동을 스스로 자제하는 모습이 특히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평화적인 광경은 오래가지 않았다. 이미 신문과 방송에서 보도된 대로 경찰은 청와대로 향하는 시위대의 행렬을 막아섰고 폭력을 행사하기도 했다. 제작진  역시 삼청동에서 효자동까지 청와대로 이르는 길을 시위대와 함께했다. 이 과정에서 벌어졌던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 그리고 언론에서 보도되지 않은 뒷 이야기들을 카메라에 담아냈다.

지난 29일부터 3박 4일간의 치열했던 촛불집회 72시간의 기록을 추적한 <다큐 3일>은 오는 7일 오후 10시 10분 KBS 1TV를 통해 방송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PD저널'(http://www.pdjournal.com)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태그:#촛불문화제, #다큐 3일, #미국산 쇠고기, #다큐멘터리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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