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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우병 위험으로부터 안전하지 않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학생과 시민들이 31일 오후 서울 대학로에서 촛불문화제가 열리는 서울 시청 앞 광장까지 거리행진을 벌이고 있다.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 되던 날, 군대에 있던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사회 문제에 관심 많던 친구였는데 군대에 가면서 이런 소식을 접할 길이 없었는데, 그나마 대선이 탈출구가 되어준 듯했다. 그런데 그 녀석의 목소리는 잿더미 속의 매캐한 연기처럼 쾌쾌했다.

 

"어떡하니. '명바기'는 솔직히 아니잖아. 제대하고 정말 걱정된다."

 

그러던 친구가 지난 주 수요일(5월 28일) 제대를 했다. 친구는 집이 지방이라 서울에 있는 날 보기 위해 금요일에 올라왔다.

 

"어디야?"

"나 대학로. 오늘 대학생 집회한다고 해서 왔지."

"조그만 기다려. 나 그쪽으로 가고 있으니까."

 

갑자기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제대하자마자 우리가 만난 곳이 바로 대학로 집회현장이다. 행진하는 중간 지점에서 만나 함께 걷는데, 가만 생각해보니 1년도 더 지나서 만나는 친구를 거리의 현장에서 보게 된 것이다. 뭔가 씁쓸함을 감출 수가 없었다.그날 친구의  손에는 예비 군복이 들려 있었다. 개구리마크 모자와 함께.

 

촛불집회에서 만난 반가운 얼굴들

 

친구와의 오랜 우정을 묶어준 '2MB'에게 감사하다. 이 친구를 1년 만에 다시 만나게 해준 것도 고맙고, 밤을 세우게 해줘 우리 둘의 우정도 더욱 끈끈해준 것도 고맙다. 이뿐만이 아니다. 촛불 문화제에서 고등학교 선생님도 만나게 되었다. 굉장히 반가웠으나 너무 오랜만에 만난지라 서로 '너도 이명박을 반대해?' 뭐 이런 표정을 지어야 했다.

 

그날 만난 사람 중에는 조기축구 회원도 있었다. 매주 일요일마다 축구를 해서 형님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모르고 있었는데, 1일 새벽 스크럼을 짜고 있는데 옆에 옆에 형님들이 계셨다. 그날 일요일 축구는 물거품이 되었지만 매우 유쾌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작년에 과외를 했던 고3 학생도 만났고, 예비군복을 입고 뛰어다니던 중학교 동창 호철이도 만났다. 학교 교수님은 집이 근처라며 잠깐 들러 밤새 먹을 식량도 챙겨주셨다.

 

1년에 한두번 만날까 말까 하는 사람들을 이렇게 보게 되다니, 사실 2MB에게 이 점은 감사해야 할 것 같다. 1박 2일 MT 속에 더욱 끈끈해지는 관계를 만들어 주었으니까.

 

온국민을 뉴스 마니아로 만든 2MB

 

가족들도 달라졌다. 이제는 뉴스를 그냥 틀어놓는 수준이 아니다. 아버지는 뉴스들을 분석하신다. 방송사마다 다른 차이점을 분석하시고 어디가 국민 편에서 보도하는지를 판단하신다.

 

아버지는 그런 내용을 담아 식사 때마다 5분 정도 기조 연설을 하신다. 어머니는 인터넷에서 진행되는 여러 루머나 사실들을 추적하는 도사가 되었다. 그리고 집에서 구독하는 <중앙일보>에 대한 깊은 회의감을 표시하셨다. 6개월 공짜로 준다고 해서 받은 게 못내 부끄러우신 모양이시다.

 

매일 연예 소식에만 관심을 갖던 동생은 시사, 사회 뉴스 코너에 관심을 돌린 것도 큰 변화다. 신문 방송스케줄만 빼꼼하게 들여다 보는 동생이 이제는 1면에 걸린 기사들을 쭉 읽어본다.

 

달라졌다. 우리 가족을 보면서 느낀다. 국민들이 정치에 관심을 갖는다. 대선 전과는 너무도 다른 분위기이다. 그러면서 실감했다.

 

'헌법 제1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사실 우리 가족뿐만은 아니다. 인터넷 카페나 클럽의 경우, 평소에 없던 기사 스크랩이나 펌이 많이 올라오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문제점은 기본이고, 다양한 이슈들에 대한 정보의 공유가 이루어진다.

 

네티즌들이 예전에는 올려놔도 읽지 않던 글에 댓글을 달고 토론을 한다. 그리고 다음 아고라 토론방에는 이미 너무도 많은 네티즌들이 의견을 만들고 토론하고 있다. 온국민들이 2MB의 정책과 행동 하나에 관심과 감시를 동시에 보내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 이명박 대통령이 한 나라의 대통령 치고는 너무 우스워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그래도 우리 국민들이 뽑은 대통령인데. 하지만 분노의 감정이 앞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분명한 것은 그의 행동이 대한민국 국민들을 민주주의가 무엇인지를 보란 듯이 보여 주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민들은 지금 독재정권에 대한 타도를 외쳤던 21년 전, 6월 항쟁때 처럼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무능한 '짝퉁! 민주주의 대통령'을 교화시키고 있는 중이다.

 

그래서 국민들은 매일 아침 뉴스와 신문으로 교양하고 만나면 토론하고 저녁에는 집회에 참석하는 멋진 하루를 보내고 있다. 다만 2MB만이 "배후가 누구냐!"는 배후 타령이다.

 

이명박 대통령 취임100일을 맞았지만 '이명박'보다 '2MB'가 더 잘 어울리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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