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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환경부는 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된 폐기물 시멘트 유해성 조사에 대한 결과를 발표했다. 환경부는 시멘트 중금속 용출시험 결과, 미국과 일본의 환경 기준치 이내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환경부의 이와 같은 브리핑이 있고 나서 바로 환경부 기자실에는 또 다른 브리핑이 이어졌다. 이번 환경부의 조사가 잘못됐다는 지적을 위해 한 환경운동가가 환경부 출입기자를 상대로 브리핑을 연 것이다. 환경부가 보도자료를 브리핑하기 시작한 이후부터 그 자료에 대한 반박이 연이어 이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병성 목사는 환경부의 폐기물 시멘트 용출시험 결과 발표에 대해 신뢰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 최병성 목사 최병성 목사는 환경부의 폐기물 시멘트 용출시험 결과 발표에 대해 신뢰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 홍성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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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기물 시멘트'의 유해성에 대해 문제점을 제기해 지금까지 싸워오고 있는 환경운동가 최병성(46 사진) 목사는 이번 조사에 대한 불만이 크다. 그의 원래 직업은 목회 활동을 하는 목사다. 하지만 환경운동에 뛰어든 후부터, 특히 폐기물 시멘트에 대한 문제에 접근하면서부터는 목회활동을 접었다.

'폐기물 시멘트'가 이슈화된 것은 국내 시멘트 업계에서 소성로 과정에 유해폐기물을 이용하고 있다는 문제제기가 이어지면서부터. 폐타이어, 폐흡착제 등 흔히 지정폐기물로 분류되고 있는 것이 시멘트와 혼합됨으로써 유해성이 높은 시멘트가 생산된다는 것이다.

시멘트 공장 내에 있는 폐기물
 시멘트 공장 내에 있는 폐기물
ⓒ 최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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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목사는 "이렇게 생산된 시멘트에서 납, 카드뮴 특히, 발암물질인 6가 크롬이 환경부가 제시하는 기준치보다 훨씬 높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한다. 지난 5월 14일 환경부가 조사한 자료 내용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내용이다.

최 목사는 "이번에 환경부가 분석할 때 사용한 시멘트는 환경부가 시료 검사를 한다는 이야기가 한창 흘러나오던 때 만들어진 시멘트이기 때문에 시료로써의 가치가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며 "그 예로 작년 11월 환경부와 함께 분석할 시료를 채취하기 위해 A시멘트 공장에 가서 11월 한 달간 폐기물 투입 내역을 확인했을 때, 보름 전부터 유해성 높은 폐기물 투입이 중단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일본 폐타이어 등이 국내로 수입되고 있는 실정이다
▲ 일본 폐기물 일본 폐타이어 등이 국내로 수입되고 있는 실정이다
ⓒ 최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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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멘트 업계에서는 "유해성이 높은 폐기물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주장을 내세우지만, 최 목사는 "그들의 주장은 사실성이 없다"고 이야기한다. 최 목사는 이미 반입되는 폐기물의 종류를 확인했고 그와 관련된 내용에 대해 사진자료 등으로 보관하고 있을 정도로, 자신의 주장을 증명했다.

최 목사는 이번 환경부의 용출시험에 대한 접근에 대해서도 문제점을 제기했다. "중금속이란 원래 물에 잘 녹지 않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며 "산업폐기물에 포함된 유해 중금속이 수만 ppm에 달해도 용출검사로는 미량만 검출되기 때문에 일반폐기물로 분류되고 있는 실정이라 이번 시험내용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라고 평가했다.

최 목사는 '폐기물 시멘트'의 중금속 문제가 심각하게 거론되자, 가장 파장이 적은 용출시험에 접근한 것이 아닌가하는 추측을 했다. 시멘트의 위해성을 검사하기 위해서는 용출시험 보다는 함량 검사를 하는 것이 맞다는 것이 최 목사의 설명이다.

최 목사는 "정부에서 소성로에 폐기물을 이용해도 된다는 법을 만든 것은 유가 상승 등으로 인한 생산비 절감을 위해 만든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기에, 폐기물을 소성로에 넣지 말 것을 주장하지는 않는다"고 전제한 뒤 "다만 정부에서 소성로에 들어갈 수 있는 품목을 확실하게 정해 유해성을 저감시킬 수 있다면, 폐기물 시멘트에 대한 부분을 더 이상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최 목사는 폐기물 시멘트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는 합의점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정부가 '경제 살리기'에만 급급해 업계의 입장만 대변한다면, 문제제기를 지속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최 목사는 현재 소송을 준비중이다. '국민건강권침해'라는 내용으로 환경부 관계자 및 시멘트 업계를 상대로 '폐기물 투입금지 가처분 신청'을 비롯해 '주민 손해배상', '일본폐기물 수입금지' 등에 대해 소송을 계획하고 있다.

최 목사는 "아직 싸움은 끝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혼자서 하고 있다는 생각에 힘들기는 하지만 나름대로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최근 최 목사는 다른 환경문제에도 접근을 시작했다. 서산 생활폐기물매립장과 한반도대운하 건설에 대한 문제는 그가 새롭게 접근하는 부분이다. 지난해 매립이 종료된 서산 생활폐기물매립장의 침출수로 인한 천수만 오염에 대해 그는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다. 최 목사는 "천수만은 우리나라 최대의 철새 도래지"라며 "천수만이 매입장 침출수로 인해 오염되고 있다는 점은 우리나라 자연생태계 보전을 위해서라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최 목사는 자신이 사람들로부터 '환경운동가'라는 말로 불리는 것을 꺼려한다. 단지 자연이 좋아서 목소리를 낸 것뿐이고 이런 모습은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으로써 당연한 부분이라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그는 지난 4월 22일 제10회 교보생명환경문화상 환경운동부문 대상을 수상한 것에 대해 "내가 사람들로부터 환경운동가로 인식돼 있구나"라고 인지하게 된 사건(?)이라고 말한다. 그만큼 그의 활동은 그가 좋아서 하는 일이고 그만큼 보람을 느끼고 있다는 전언이다.

최병성 목사는 이슬 사진 등 환경사진에도 남다른 소질을 보였다
▲ 이슬 최병성 목사는 이슬 사진 등 환경사진에도 남다른 소질을 보였다
ⓒ 최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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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블로그(http://blog.daum.net/cbs5012)에는 독특한 사진들이 눈에 보인다. 이슬을 사진으로 담은 것이다. 자연 속에서의 '이슬'이 표현할 수 있는 다양한 모습들을 사진으로 담으며, 자신 역시 자연에 동화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다.

"이 일이 언제 끝날지는 알 수 없지만 신념을 갖고 하는 일이니 만큼 최선을 다해 자연을 지키는 일에 매진할 생각"이라는 최병성 목사. 환경운동가보다는 자연인이기를 원하는 그의 행보가 주목된다.
첨부파일
최병성목사.jpg

덧붙이는 글 | 국토신문에 게재했습니다



태그:#최병성, #폐기물 시멘트, #쓰레기 시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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