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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일 새벽 광화문우체국에서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을 지키기 위해 나섰다 경찰에 연행된 9명의 시민들

27일 새벽 12시 30분께 서울 중부경찰서 앞. 한 무리의 사람들이 유치장에서 풀려 나왔다.  이틀 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에 참석했다 연행된 37명 중 일부 시민들이었다.    

 

그런데 이들의 얼굴에서는 긴장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게다가 자신이 갇혀 있던 경찰서를 배경으로 기념사진까지 찍었다. 마치 친한 친구들이 졸업사진을 찍는 분위기였다. 

 

"중부경찰서로 연행되어온 9명은 유치장에 처음 들어가본 사람들이라 석방된 직후 기념사진을 찍었다."(전성국)

 

호기롭게 기념사진까지 찍은 '9인의 무리'는 근처 감자탕집으로 이동했다. 자리를 잡은 뒤 서로 통성명을 한 뒤 술잔을 기울이며 '생애 첫 유치장 동기애'를 나눴다. 

 

"이틀간 고생해 화도 날 만하다고 생각했는데 참 차분했다. 좋은 얘기도 많이 나눴다."(이재창씨)

 

훈방이 아니라 '불구속 석방'된 상태라 걱정이 전혀 없진 않았다. 하지만 이재창씨는 "내가 실형받을 만한 잘못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기초생활질서 정도를 위반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분통이 터질 것을 염려한 탓인지 이명박 대통령과 관련한 얘기는 별로 없었다. 오히려 '친일파 청산의 현재적 맥락' 같은 주제가 이야깃거리로 올랐다. 그래도 마음은 '오만한 집권자'에 가 있었다.

 

"그날 석방된 사람들은 대부분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기대를 접은 것 같더라. '어떻게 해주기를 바라는 것 자체가 호사스러운 일이다. 우리는 이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자격이 전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이재훈씨)

 

술자리는 새벽 3시가 조금 넘어서야 끝이 났다. 모두 자신들의 용기에 행복한 표정이었다. 서로 연락처를 교환하고 있는데 누군가 이렇게 말했다.  

 

"혹시 촛불집회에 나오더라도 잡히지는 맙시다. 한번 더 잡히면 곤란해지니까요. 재주껏 도망치자구요."  

 

"이명박 대통령은 쇠귀에 경읽기"

 

27일 <오마이뉴스>는 '감방 동기' 9명을 수소문해 이중 연락처를 확인한 7인으로부터 이명박 대통령에게 던지는 '충고'를 들어봤다. 

 

전성국(45)

"확실히 잘못 뽑았다. 굉장히 실망스럽다. 이제 이명박 대통령에게 어떤 기대도 하지 않을 것이다. 기대를 할 만한 지도자가 아니라는 판단이 든다. 지도력이 전혀 없다. 다만 쇠고기문제는 반드시 재협상해야 한다. 어떤 정책이든 그것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절차는 국민이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투명해야 한다. 국민대책회의에서 내놓은 조건이 아니라면 미국산 쇠고기는 들어오지 말아야 한다."

 

이재훈(45)

"더 이상 기대할 게 없어서 그날(25일) 촛불집회에 나간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쇠귀에 경읽기다. 그래서 바라는 바가 있을 수 없다. 광우병 발병이 확인되면 수입을 중단하겠다는 것은 국민을 기만하는 짓이다. 이는 국민을 바보로 생각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대운하, 의료보험·가스·수도 민영화 등 모든 정책이 국민과 나라가 망하게 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이렇게 빨리 나라를 망가뜨릴 줄 몰랐다."

 

이재창(33)

"이명박 대통령은 단단히 착각하고 있다. 국민이 무지해서 계도해야 할 대상이라고? 전혀 아니다. 국민들은 이 대통령보다 더 똑똑하고 많이 알고 있다. 국민들이 그렇다고 생각하는 게 중요하다. 이 대통령은 입을 틀어 막으면 다 해결되고, 때리면 말 잘 듣는다고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 착각이다. 때리면 때릴수록 더 일어난다. 이 대통령은 모조리 사과하고 비참하게 내려오기 전에 지금 (권좌에서) 내려오는 게 낫다."

 

박범수(38)

"쇠고기 협상은 무효화해야 한다. 돈내고 사먹는 사람이 맘에 드는 물건을 사야지 파는 사람이 사라고 해서 아무 것이나 먹을 수 없지 않나? 무대포이고, 단기간에 승부를 내려고 한다. 무조건 빨리 처리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그러니 자기가 회장으로 있을 때처럼 무조건 밀어붙이는 것이다. 하지만 회사와 국가는 다르다. 이명박 대통령은 국가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국민의 뜻을 들어라"

 

김운용(30)

"이명박 대통령이 광우병 쇠고기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를 '괴담'으로 치부한 것이 사람들을 거리로 내몰았다. 이 대통령은 사과했다고 했지만 진정한 소통은 없었다. 사람들이 청계천에서 한 달 동안 춤추고 노래했지만 정부는 신경쓰지 않았다. 그런 정부에 답답함을 느꼈기 때문에 자연스레 사람들이 나선 것이다. 이제 쇠고기 협상만이 아니라 민영화·대운하 문제도 겹쳐져 있다.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 계속 거리로 나설 것이다."

 

박인배(39)

"말이 안통하니까 거리로 나오는 것이다. 물론 고시가 연기되긴 했지만 재협상 의지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이대로 시간을 끌다가 모이는 사람이 줄어들면 그 때 고시하고 수입할 것 같다. 계속 촛불문화제 나갈 것이다. 연행됐을 때 차라리 구속됐으면 좋겠다고 말한 적 있다. 구속이라도 되면 들불처럼 사람들이 들고 일어날 것 같아서…. 답답한 현실이다."

 

이정희(25)

"따로 말씀 드릴 게 없다. 온 국민은 이명박 대통령이 국민의 뜻을 듣기를 바라고 있다. 그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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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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