쌓여 가는 승수만큼 늘어가는 야유…. UFC 라이트헤비급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고 있는 료토 마치다(29·브라질)는 실력에 비해 인기가 없는 대표적인 파이터다.

 

료토 마치다 그는 성적만큼 인기가 따라주지않는 대표적 파이터다

▲ 료토 마치다 그는 성적만큼 인기가 따라주지않는 대표적 파이터다 ⓒ UFC

과거에는 '슈가' 라샤드 에반스(29·미국)가 체급 내에서 대표적인 선수였으나 최근에는 마치다가 이를 역전 시킬(?) 기세다. 인기가 없는 것은 둘째치고 그가 경기를 치를 때면 항상 야유가 끊임없이 이어지기 일쑤다.

 

'재미를 떠나 짜증까지 불러일으킨다'는 의견도 심심찮게 있을 정도인데 때문에 마치다는 실력에 비해 제대로 인정을 못 받고 있는 모습이다. 기록만 놓고 봤을 때는 체급 내에서 손꼽히는 강자가 분명하지만 그가 챔피언이나 그에 준하는 행보를 걷는 것에는 부정적인 분위기가 많다. 캐릭터 자체도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다는 평가다.

 

대부분 지루하다는 평가를 받는 파이터들의 유형으로는 '압박형 그래플러'들이 많다. 앞서 언급한 라샤드 에반스를 비롯 맷 린들랜드, 히카르도 아로나, 티토 오티즈 등이 대표적. 마치다처럼 스탠딩에서의 현란한 스텝과 다양한 발차기 그리고 그래플링까지 두루 갖춘 '토탈 파이터'가 이러한 범주에 들어가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더욱이 그에게는 다양한 무대에서 뛰며 단 한차례의 패배도 기록하지 않았다는 엄청난 훈장까지 있다.

 

스테판 보너, 리치 프랭클린, B.J 펜, 마이클 맥도널드, 샘 그레코, 라모우 티에리 소쿠주  등 논란의 여지가 있는 경기들도 있지만 어쨌든 그가 잡아낸 파이터들의 면면도 굉장히 화려하다.

 

마치다는 MMA무대에서 보기 힘든 자신만의 파이팅 스타일을 구사한다. 상대의 공격이 들어오기 힘든 원거리에서 빠른 스텝을 살려 치고 빠지기를 반복하는 패턴으로 빈틈을 발견하기 전까지는 절대 성급하게 먼저 들어가지 않는다.

 

반복된 아웃파이팅과 도발 등으로 답답해진 상대가 흥분하거나 리듬이 무너지는 순간 벼락같이 공세를 퍼붓고, 반격이 시작될 듯한 타이밍에서는 무리수를 두지 않고 미련 없이 다시 빠져버린다. 조금이라도 위험한 모험은 마치다 사전엔 없다.

 

때문에 그는 좀처럼 질 것 같지 않은 안정감을 더해가고 있지만 상대 선수 혹은 보는 관중들 입장에서는 울화가 치미는 경우도 다반사다. 크로캅처럼 일격필살의 카운터 스타일도 아니다. 꾸준히 시간을 두고 갉아 먹고 또 갉아 먹는 게 마치다의 패턴이다. 충분히 더 치고 들어가도 되는 상황에서도 자신이 한때 더 때리느니 한대 맞을 것 같은 위험을 먼저 생각하고 미리 봉쇄해버린다.

 

지난 UFC84 'ILL WILL'에서 있었던 '악동' 티토 오티즈(33·미국)전은 그야말로 마치다가 어떤 실력을 가지고있는지를 제대로 확인할 수 있었던 한판이었다. 마치다는 라이트헤비급 최고의 '태클머신'이자 '압박형 그래플러'인 오티즈를 상대로 완벽에 가까운 테이크다운 디펜스를 자랑했고 시종일관 철저하게 전략적인 경기운영으로 일관하는 냉철함을 보였다. 거기에 가끔씩 날려주는 비호감 가득한 도발은 오티즈를 극도로 흥분하게 만들었다.

 

마치다는 되려 오티즈가 흥분한 틈을 타 클린치싸움 등에서 우세한 모습을 선보였고 탑포지션까지 차지하는 놀라운 레슬링실력마저 과시하며 팬들을 놀라게 했다. 하지만 오티즈가 되려 적극적으로 보일 만큼 마치다는 여전히 능글맞은 경기운영으로 경기 내내 일관했고 관중들의 야유는 그치지 않았다.

 

샘 호거- 데이빗 히스- 나카무라 카즈히로- 라모우 티에리 소쿠주 그리고 티토 오티즈까지, 줄기차게 연승행진을 거듭하고있는 마치다는 현재 성적상으로는 챔피언타이틀에 도전해도 이상할 것이 없다. 그를 싫어하는 팬들이 대부분이지만 그가 강하다는 데에는 다들 인정하는 분위기이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모습을 감안했을 때 마치다는 이른바 '흥행카드'로는 한참 모자란지라 주최측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다행히 현재의 라이트헤비급은 타 체급과 달리 좋은 선수가 너무 많은지라 당장 마치다를 챔피언 전선으로 내세우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다. 그래플러나 투박한 경기운영을 하는 선수들에게는 강하다는 것이 증명되었지만 강력한 타격능력에 스피드와 노련미를 갖춘 베테랑카드가 남아 있다. 어쩌면 주최측에서는 그로 인해 인기파이터들이 피해를 입기 전에 적당한 선에서 제거(?)를 생각하고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과연 마치다는 주변의 수많은 적들(?)을 뒤로 한 채 가장 높은 곳을 향해 계속적인 전진을 할 수 있을지, 올라가는 성적만큼 인기는 떨어지고 있는 독특한 파이터의 흔치않은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2008.05.27 10:29 ⓒ 2008 OhmyNews
성적과 인기 성적향상 인기하락 야유 료토 마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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