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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속부실협상' 논란을 빚고 있는 한미 쇠고기 수입위생조건과 관련해, 정부가 검역 주권을 별도 문서로 명문화하고, 광우병특정위험물질(SRM) 부위를 재조정하는 등의 보완대책을 내놓는다.
정부는 이같은 내용을 중심으로 미국쪽과 사실상 협의를 끝내고, 오는 20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하지만, 시민사회단체 등에선 쇠고기 협상 파문에 대한 국민의 재협상 요구가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기존 한미간 수입조건 합의문 변경은 이뤄지지 않는 점, 30개월이상 미국산 쇠고기 수입은 그대로 유지되는 점 등을 들어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레터(letter)' 형식... 검역주권·미국 기준의 SRM 적용 문서화
정부가 20일 밝힐 쇠고기협상 보완대책의 핵심은 검역주권의 명문화다. 19일 정부와 여당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미국쪽과 빠른 시일이내에 '레터(Letter)' 형식의 외교문서를 작성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문서에 담길 내용은 크게 두가지. 하나는 그동안 논란이 돼 온 '검역주권' 부분이고, 또 하나는 광우병특정위험물질(SRM) 부위 재조정 등에 대한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검역주권 보완에 대해선, 그동안 정부가 밝힌대로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해 국민 건강에 위험에 처한다고 판단될 경우, 수입중단 등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부분을 명확히 한다는 것이다.
기존 수입위생조건 5조는 미국에서 추가로 광우병이 발생하더라도, 한국정부가 독자적으로 수입중단 조처를 할 수 없도록 돼 규정했다. 하지만 현행 세계무역기구(WTO) 위생검역협정(5조7항)에는 과학적 증거가 불충분하더라도 국민 건강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을 경우 수입을 잠정 중단할 수 있는 권리가 보장돼 있다.
따라서 시민사회단체쪽에선 그동안 "명백한 검역주권 침해"라고 반발해 왔다.
또 다른 한가지는 수입되는 미국산 소의 광우병특정위험물질(SRM) 부위를 재조정하는 내용도 들어갈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협상에서 수입이 허용된 30개월이상 미국산 소의 척주 가운데 경추의 횡돌기, 극돌기, 흉추와 요추의 극돌기 등을 다시 수입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하는 방안이다. 이들 부위들은 그동안 미국에선 SRM으로 분류돼 식용을 금지돼 있어, 미국 자국 국민들에게는 안전을 생각해 먹지 못하게 한 부위가 국내 식탁에는 오를 수 있도록 돼 있었다.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 관계자는 19일 "미국과 (쇠고기 협상과 관련해) 협의가 거의 마무리 단계에 있으며, 내용과 형식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레터' 형식에 대해, 그는 "레터 형식이라도 한미 양국 정부가 서명을 하게되면 외교 문서로서 법적 효력을 가진다"고 설명했다.
기존 합의문 변경 없고, 30개월 이상도 그대로... 본질 호도 비판도
하지만 정부의 이같은 보완대책에 대해 시민사회단체와 통상전문가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한마디로 한미쇠고기 협상의 본질은 그대로 놔 둔채,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특히 졸속협상의 결과물인 기존 수입위생조건의 합의문 자체에 대해 전혀 수정이 없는 점이나, 30개월 이상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이 그대로 유지된다는 점 등을 들면서 전면적인 재협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송기호 통상전문 변호사는 "아직 정부의 공식적인 발표내용을 알지못해 말하기가 쉽지 않다"고 전제한뒤, "핵심은 30개월 이상 미국산 소를 수입하는 전제조건인 '강화된 사료금지조처' 내용이 예상보다 크게 후퇴한 점"이라며 "이에 대한 명확하고도 분명한 입장이나 내용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원석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만약 정부가 '레터'가 법적 효력이 있다면 오히려 검역주권 문제가 있는 5조 삭제를 포함한 전면적인 재협상에 나서는 것이 맞다"면서 "단순히 국민 여론을 무마하기 위해 본질을 호도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박 처장은 이어 "현재까지 나온 내용만으로는 미국산 광우병 쇠고기에 대한 국민적 불안을 전혀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단지 정부가 재고시를 위해 시간벌기용으로 이같은 내용을 내놓는다면, 국민적 불신과 저항은 더 커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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