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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교육'은 어디갔나? 17일 저녁 서울 청계광장, 여의도, 명동 등 시내 곳곳에서 광우병위험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문화제가 예정된 가운데 서울시내 교감, 장학사, 생활지도담당 등이 촛불문화제 행사장 주변 배치, 학생지도 지침을 받기 위해 창덕중학교에 모이고 있다.

 

'어쩌다 이렇게까지 됐을까?'

 

이명박 대통령과 이 대통령의 사람들이 한번쯤 던져봤을 만한 화두다. 어쩌다가 이 지경에 까지 이른 것일까?

 

소통에 좀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그렇다면 얼마나 다행일까. 이 대통령을 위해서나, 이 정부를 위해서나, 무엇보다 국민들을 위해서 그런 정도라면 더 없이 다행이다.

 

하지만 그런 것 같지가 않다. 이명박 대통령이나 그의 사람들은 지금 소통 타령이나 하고 있을 때는 아닌 것 같다. 상황은 거침없이 치닫고 있다. 단추는 이미 눌러졌다.

 

처음부터 잘못 누른 단추였다. 잘못 당긴 격발이었다. 그동안 잠자고 있던 고장난 시한폭탄들이 일제히 카운트를 시작했다. 이미 일부는 시대착오적인 폭발로 이어지고 있다. 수많은 오발탄들이 이미 총구를 떠나 버렸다.

 

왜 엉뚱하게 '학생들'과 '지식채널e' 때려잡나

 

어디 보자.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이 민간 쇠고기 수입업자들의 대국민성명서를 대신 써주었다. 광우병으로부터 안전한 고기만 수입하겠다고 발표하라고 민간업자들을 닥달했다는 것이다.

 

전주에서는 경찰이 촛불집회 신고를 낸 고3학생을 수업중에 불러 수사했다. 교사들은 이 학생을 '나쁜 학생'이라며 몰아세웠다. 문제가 커지자 교감은 학생에게 거짓해명을 하라고 다그치기까지 했다고 한다. 참 나쁜 형사에, 참 나쁜 교사들이다.

 

청와대 민정비사관실 직원이 교육방송(EBS) 직원에게 전화를 하자 EBS는 대표 프로그램인 '지식채널e' 방영을 중단해 버렸다. 결방 사태를 빚은 '지식채널e'는 영국의 광우병 사태를 다룬 '17년 그 후' 편이었다. 이 청와대의 민정비서관은 감사원에서 파견나온 공무원이다. 그 청와대 공무원이 전화를 한 곳은 EBS 감사팀이었다. 참 희한한 '감사'들이다.

 

더 희한한 것은 EBS 간부들이다. 이 '지식채널e-17년 그 후'의 방영 중단 사실을 담당 PD가 세상에 알리자, 다시 방송을 내보냈다고 한다. 담당 PD에게 왜 '우리'를, '우리 EBS'를 이렇게 어렵게 할 수 있느냐는 '배신감'과 '서운함'도 토로했다고 한다.

 

또 이런 말도 나돈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김금수 KBS 이사장을 만났다고 한다. 정연주 사장을 사퇴시키도록 도와줄 것을 요청했다고 한다.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이처럼 폭락하고 있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바로 정연주 사장이 물러나지 않고 KBS에서 버티고 있기 때문이라는 '괴담'도 파다하게 떠돌고 있다. 그는 정부 여당 내 여러 가지 일로 아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

 

서울 광화문에서는 이런 일도 있었다. 광화문 사거리에 경찰 '닭장차'들이 기다랗게 줄을 서 있었다. 동화면세점 앞 버스 정류장을 아예 닭장차들이 점거하고 있었다. 청계천에서 촛불집회가 있던 날이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버스 정류장까지 점거하고 있으면 어떡하냐는 푸념에 졸린 눈 비비던 닭장차의 '젊은 경찰'은 "위에서 시키는데 어떡하냐"며 차창을 닫아 버렸다. 그렇잖아도 기분이 '꽝'인데 별걸 가지고 다 시비라는 표정을 역력히 읽을 수 있었다.

 

엊그제 열린 청계천 촛불 집회에는 서울의 교감들이 총집합했다고 한다. "아이들이 혹시 밀치거나 해서 사고가 날까 걱정이 돼서 나왔다"고 한 교감이 방송에 말하는 장면도 있었다. 학생들에게 '참 친절한 교감'들이다. 그런데 학생들은 고마워하기는커녕 "우릴 감시하지 말라"고 이들 교감들을 타박한다.

 

아, 차라리 코미디를 찍었으면 좋았을 풍경들이다.

 

'시한폭탄' 해체하고 '미친소' 잡아 매야

 

어디서부터 이리 됐을까? 공무원들의 영혼을 팔도록 강요한 때부터일까? 공무원이 영혼을 팔면 어떻게 되는가? 혼이 빠지고, 넋을 잃은 '강시'들이 판치는 세상이라면 얼마나 끔찍한가?

 

'괴담 사냥'을 시작한 때부터인가? 괴담을 사냥하랬더니 엉뚱하게 '학생들'과  'PD수첩', '지식채널e'를 때려잡고 있다. 괴담 사냥을 한답시고 곳곳에 제멋대로 날뛰는 '미친소'를 잔뜩 풀어놓은 모양새다.

 

그래서다. 이명박 대통령이나 그 사람들이 지금 국민과의 소통 운운하며 여유로울 때가 아닌 것은. 잘못 작동시킨 '시한폭탄'부터 해체하고, 잘못 고삐가 풀린 '미친소'부터 다시 붙잡아 매야 할 때이다.

 

수습책을 마련한다는 여당 사람들은 처음 그 풍경이 어찌 시작됐는지 꼭 한 번 복기해보아야 할 것이다. 공무원의 영혼 사냥을, 괴담 사냥을 부추겼던 사람들이 누구인지를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 달콤한 유혹으로 사태를 이리 끌고 왔던 '쟁이'들이 또 누구인지를 잘 헤아려 봐야 할 것이다. 그들이 이제 그 '말'로 누구를 탓하고 있는지도 잘 살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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