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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하철이 질주하는 온천천 주변에 아름다운 오월의 장미가 활짝 피었다. 계절의 여왕은 누가 뭐라고 해도 오월이다. 그렇다면 꽃의 여왕은 오월의 장미가 아닐까.
 
장미는 활짝 피었을 때보다 꽃봉오리가 맺혔을 때 더욱 예쁘다고 하지만, 활짝 핀 장미는 오월의 여왕처럼 아름답다. 온천천이 흐르는 온천역 부근에 활짝 핀 장미의 행렬은 마치 계절의 여왕이 장미 화관을 머리에 쓰고 가장행렬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 장미는 온천천변을 지나다니는 지하철 승객들과 시민들과 행인들에게 향긋한 장미 향을 미소처럼 선물하고 있다.
 
부산의 동래를 서울의 종로에 견준다면, 동래 온천천은 서울의 청계천에 비유해도 부족함이 없다. 그 옛날 동래는 부산의 행정구역의 중심이었다. 오랫동안 시민단체와 문화예술인 등 시민들의 온천천 살리기 운동과 온천천에 대한 관심으로, 동래 온천천은 부산의 친자연적인 문화 산책로로 거듭나고 있다.
 
하루에도 수십 회 지하철이 지나는 고가도로 밑으로 온천천은 흐른다. 또, 오월 여왕 같은 붉은 장미와 하얀 찔레꽃이 한데 어울려 피어있다. 이 산책로를 지나는 행인들과 전철을 타고 출퇴근 하는 시민들에게, 유행가 가사처럼 '백만송이 장미'의 미소를 선물한다.
 
 
들에 핀 장미를/ 그 아침처럼 젊고 아리따움을/ 좀더 잘 보려고 가까이 가서/ 사내애는 보았다./ 기꺼워하며/ 장미여 장미여 붉은 장미여/ 들장미여/ 사내애가 말하기를 내 꺾으련다 들장미여/ 장미가 말하기를 꺽기만 해봐라 찌를 테다/ 언제까지나 잊지 않도록/ 나도 꺾이고 싶지는 않을 것을 /장미여 장미여/ 들장미여
- 괴테 '들장미' 中
 
우리의 옛날 양반집들은 높은 성벽 외 가옥에는 높은 담보다는 낮은 꽃담을 예술적으로 건축했다. 신분이 낮은 백성들은 탱자울타리나 찔레꽃 울타리 싸리나무를 엮어 담장을 대신 했다. 
 
사실 집과 집 사이의 담장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높은 벽을 상징한다. 하루가 다르게 높은 빌딩이 많아지는 부산 도심. 때문에 온천천변의 장미꽃 울타리는 옛날 우리네 울타리의 정취를 향수케 한다. 울도 담도 없는 자연의 담처럼, 경계 없이 살아가는 자연의 행렬처럼 날로 맑아지는 온천천에는 오월의 여왕이 장미꽃 향기와 하얀 찔레꽃 향기를 날리고 있다.  
 
 
 
장미에게는 재미나는 전설이 깃들어 있다.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의 사랑하는 소년 아도니스가 산돼지에게 물려 죽었을 때, 아프로디테는 아도니스를 살리려 급히 달려오다 가시에 찔렀는데, 그 피가 흰 장미에 떨어져 붉은 장미가 되었다고 한다.
 
장미는 가시가 많아서, 여자의 질투심에 비유되기도 한다. 이런 장미는 꽃 중의 꽃으로 세계인들이 모두 좋아하는 꽃이다. 장미의 꽃말은 사랑과 정열이다. 그러나 장미는 순수한 '순결'을 상징하기도 한다. 한 떨기 장미와 같은 미소를 선물처럼 받아들고, 출퇴근 하는 요즘, 콧끝을 찌르던 장미 향이 어느새 내 몸의 향기처럼 배어간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국제신문과 네이버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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