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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서 일본이 이렇게 부럽긴 처음이다."

"도대체 바베이도스가 어디 있는 나라야?"

 

MBC <PD수첩>이 5월 13일 밤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2'를 방송한 뒤 일본과 바베이도스의 인기가 폭주했다.

 

지난 4월 29일 '긴급취재-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를 방송, 파장을 일으킨 <PD수첩>. 미국산 쇠고기 2편에선 광우병의 위험뿐만 아니라 광우병 위험에 대처하는 미국, 일본, 프랑스의 자세를 꼼꼼히 비교해 사뭇 충격을 안겨줬다.

 

이날 <PD수첩>은 문제가 되는 세 가지를 집중 파헤쳤다. 오동운 PD와 이중각 PD는 ▲ 정말 30개월 이상의 소도 안전한가 ▲ 우리의 검역 시스템, 위험을 막을 수 있나 ▲ 정부의 협상 근거 OIE, 다른 나라는?, 이 세 가지를 놓고 정밀 취재한 뒤 다른 나라 상황과 각국의 전문가 인터뷰를 내놨다.

 

미국 마트엔 어린 소의 고기만 가득

 

<PD수첩>은 정부가 누차 강조하고 있는 "우리가 수입하는 쇠고기가 미국 국민들이 먹는 쇠고기와 같다"는 말이 사실이 아님을 미국 현지 취재로 조목조목 폭로했다. <PD수첩>은 미국에서 30개월은커녕 24개월 이상 된 소도 마트에서 찾아보기 힘든 현실을 공개했다.

 

쇠고기를 총 8등급으로 구분하는 미국 내 마트에서 주로 판매하는 쇠고기는 '어린 소의 고기'라는 '초이스' 등급. 미국 쇠고기의 57.9%가 초이스 등급 판정을 받는다. 미국 LA에서 60년 역사를 지닌 정육점의 한 직원은 "우리는 18개월 된 쇠고기를 판매한다. 24개월 된 것도 판매하는데 상태가 좋은 편"이라며 "나이든 소는 미국의 많은 곳에서 판매되도록 허락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나이 든 쇠고기를 판매하지 않는 이유는 간단하다. 광우병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PD수첩>은 지난 해 미국이 캐나다로부터 30개월 이상의 소와 쇠고기를 수입하겠다고 밝혔다가 미국 11개 시민단체가 캐나다 쇠고기 수입 반대 소송을 제기한 사실을 소개했다.

 

 13일 밤 MBC 'PD수첩'이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2'를 방송했다.

플로랜스 크래니츠 CJD 재단 대표는 말했다.

 

"30개월이 지난 소들에게서 감염성이 가장 높게 나타나며 변종 CJD(인간광우병)로 발전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에 대한 대책이 강화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소들을 미국에 들여온다는 것은 미국의 젊은이들을 큰 위험에 빠뜨리는 일이 됩니다."

 

문제는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 <PD수첩>은 더 큰 문제는 "캐나다보다 미국의 광우병 정책이 더 허술하다는 것"이라며 "이런 이유로 미국의 소비자단체들은 30개월 미만일지라도 동물성 사료로 키운 미국산 쇠고기는 위험하다고 경고해 왔다"고 지적했다. 그런데? "한국 정부는 미국인들도 기피하는 30개월 이상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허락했다"는 것이다.

 

한술 더 떠서 <PD수첩>은 "미국이 이행하기로 약속한 강화된 사료조치의 내용조차 당초 정부 발표와는 달랐다"며 "불합격된 소라도 30개월 미만 소의 뇌와 척수는 사료로 쓰는 게 가능"해진 현실을 지적했다. 30개월 미만인 쇠고기도 안전이 담보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미국소, 광우병 검사는커녕 목장에 방치 뒤 도축

 

안전성 문제는 더 있다. <PD수첩>은 "미국은 철저하게 위생 방역 시스템을 가동한다"는 정부 측 믿음과 달리 "광우병 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미국의 목장에선 방치되는 게 현실"인 실제 상황을 고발했다.

 

미국 동물보호단체인 휴메인 소사이어티의 마이클 그래거 국장은 말했다.

 

"우리는 그 소가 광우병에 걸렸는지 알 수가 없다. 왜냐하면 검사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에서는 수천 마리의 소 중에서 단지 한 마리만 검사하기 때문이다."

 

마이클 그래거 국장은 이어 "미국 농무부가 광우병 케이스가 더 발견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왜 검사를 더 하지 않는 걸까?"라며 "그런데 어떻게 한국의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미국 쇠고기를 소비할 수 있겠습니까?"라고 되물었다.

 

이에 대한 국내 질병관리본부의 반응도 어이없긴 매 한가지다. <PD수첩>과의 인터뷰에서 권준욱 질병관리본부 담당자는 "질병관리본부는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에 대해 어떻게 보십니까?"라는 질문에 "정부는 하나입니다. 판단은 이미 이루어진 것"이라는 말로 회피했다.

 

그렇다면 다른 나라는 어떨까? <PD수첩>은 2007년 미국산 쇠고기 주요 수입 국가들의 수입 조건을 따져봤다.

 

 13일 밤 MBC 'PD수첩'이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2'를 방송했다.

 

<PD수첩>은 미국산 쇠고기 주요 수입국 가운데 일본은 20개월 미만의 뼈를 포함한 살코기를, 중국은 30개월 미만의 뼈 없는 살코기를 수입한다고 공개했다. 이번 협상대로라면 우리나라는 30개월 이상, 뼈를 포함한 살코기를 수입한다. 광우병이 12번이나 발견된 나라인 캐나다와 같은 조건을 획득한 셈이다.

 

일본 "소 월령 제한과 SRM 제거, 반드시 유지"

 

또 <PD수첩>은 정부가 누차 강조한 대로 우리나라가 국제수역 사무국(OIE)회원국이라 OIE 기준을 꼭 따라야 하는지, 강제성이 있는지, 역시 OIE 회원국인 다른 나라는 따르는지를 살폈다.

 

<PD수첩>이 만난 카타가이 토시오 일본 농림수산성 동물위생과 직원은 "국제 기준이 그대로 일본에 적용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전했다. 

 

장 뤽 앙고 OIE부회장도 "그건 권고사항입니다. 다시 말하면, 그 국가에 강요하지는 않는다는 뜻"이라며 우리 정부가 강조하는 OIE의 '강제성'을 부인했다. 여기에 일본에서 수입 위생 조건을 변경할지 실제 판단하는 건 정부가 아니라 과학자와 전문가들로 구성된 일본 식품안전위원회라는 사실이 방송되기도 했다.

 

일본도 OIE 기준에 따라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대폭 허용할까? 전문가인 카네코 키요토시 도쿄의과대학 신경생리학 교수는 "일본에서는 그런 일이 없을 것이다. 소의 월령 제한과 SRM 제거는 반드시 유지될 것"이라며 "그 두 가지가 안전성의 버팀목이기 때문이다. 광우병이 발생한 다음의 수입중단은 이미 늦은 것"이라고 딱 잘라 말했다. 

 

<PD수첩>은 "심지어 미국도 OIE 기준을 지키지 않아 EU측 항의를 받기도 했다"며 존 브루턴 주미 EU대사가 한 말을 소개했다. 

 

"미국은 30개월 이하의 뼈 없는 쇠고기에 광우병 위험이 없다고 아시아 시장에 압력을 가하고 있으면서 30개월 이하의 아일랜드와 유럽산 뼈 없는 쇠고기를 미국 시장에 허가할 의사는 없습니다."

 

 13일 밤 MBC < PD수첩 >이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2'를 방송했다.

그런데 우리 정부는 왜 이렇게 서둘러서, 국민들이 납득할 수 없는 조건으로 합의를 했던 걸까? 또 한국은 왜 미국도 지키지 않는 OIE 기준을 수용했을까?

 

민동석 농림수산식품부 농업통상정책관은 "우리가 가장 먼저 수입한 것이 아니고 우리보다 먼저 4개국이 수입을 했다"며 "인도네시아, 필리핀, 말레이시아, 바베이도스 4개국이 OIE기준을 충족해서 수용"했다고 밝혔다.

 

어쨌든 지난해만 해도 30개월 이상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지 않겠다던 정부 방침이 어떻게 이렇게 하루아침에 바뀐 걸까?

 

<PD수첩>에 따르면, "지난해까지도 우리도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서 진행했다"고 한다. 지난 해 정부에 자문을 해줬고 국내 광우병 전문가인 우희종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지난해 전문가 회의 이후에 과학적 사실을 뒤집을 만한 새로운 과학적 발견이나 논문은 전혀 없었다. 그때와 지금과 상황이 달라진 건 오직 정권이 바뀌었다는 거 하나거든요. 결국 그렇기 때문에 저는 정부의 입장이 이렇게 바뀐 것은 정권의 차이, 이 점이라고 생각한다."

 

방송이 나간 뒤 시청자들은 <PD수첩> 시청자 게시판에 "태어나 처음으로 일본이 부럽다" "바베이도스와 동급의 협상력을 지닌 대한민국" "PD수첩 정말 고맙습니다"라는 글을 쏟아내며 '미국산 쇠고기 3탄'을 방송해줄 것을 요구했다.

 

참고로 한 시청자에 따르면 이번 방송으로 사람들에게 관심국으로 떠오른 바베이도스는 "1966년 영연방에서 독립한 카리브해의 작은 나라로 주산물은 사탕수수"(박찬영)라고 한다.

 

<PD수첩>이 불러일으킨 미국산 쇠고기의 진실과 광우병 파장은 계속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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