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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코붓다' 대표인 최광수 경상대 교수.
 '에코붓다' 대표인 최광수 경상대 교수.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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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마다 나오는 쓰레기가 많다. 부끄러운 모습들이다. 부처님은 바루 하나 들고 걸식 수행하셨다. 그 모습 속에서는 쓰레기를 찾아볼 수 없었다. 지금 불자들의 생활 속에서는 쓰레기가 많이 나오는데, 빈그릇운동은 바로 바루공양을 현대화한 것이다."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최광수 (사)에코붓다 대표를 만나 '빈그릇운동'의 정신에 대해 들어보았다. 경상대 교수(해양환경공학)인 그는 '빈그릇운동'을 몸소 실천하면서 학생들에게도 '환경교육'을 하고 있다.

그는 "빈그릇운동을 실천하는 것은 대단하지 않다"면서 "평상시에 누구나 어느 장소에서든 할 수 있다"고 강조. 그는 1회용 컵을 쓰지 않는다. 휴지도 쓰지 않는다. 화장실에서 대변을 본 뒤에도 휴지를 쓰지 않는다. 대신에 물로 뒤처리를 한다.

물도 함부로 버리지 않는다. 재활용한다. 세수한 뒤 물을 버리지 않고 모아두었다가 다시 쓴다. 이런 일이 번거로울 것 같지만 그는 몸에 배이다 보니 더 편하단다.

그의 대학 연구실에는 여느 연구실에서는 볼 수 없는 게 있다. 종이 분리상자가 있다. 이면지와 복사지를 따로 상자에 모아 둔다. 종이 한 장도 쉽게 버리지 않는다. 연구실 안에 있는 세면대 옆에는 양동이가 있다. 그곳에 세면하고 난 뒤 물을 모아둔다. 뒤에 다시 다른 용도로 그 물을 쓰는 것이다.

과일이며 음식 찌꺼기도 버리지 않는다. 지렁이가 사는 화분 속에 그것을 버린다. 화분에서 자라는 식물의 거름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최광수 교수의 연구실에서는 쓰레기가 거의 나오지 않는다. 그야말로 빈그릇운동을 실천하고 있다.

그의 빈그릇운동은 학생들까지 실천하고 있다. 그가 몸담고 있는 경상대 통영캠퍼스에 있는 기숙사에서는 학생들이 '빈그릇 캠페인'을 벌여 쓰레기양을 많이 줄였다.

"건강과 환경 위해 불필요한 소비는 하지 말아야 한다"

 '에코붓다' 최광수 경상대 교수.
 '에코붓다' 최광수 경상대 교수.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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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빈그릇운동의 의미는?
"메시지는 간단하다. 지구의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온난화 등 환경위기가 갈수록 심각하다. 정부만의 문제이거나 기업체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 시대를 사는 모두의 문제이며, 모두가 변화해야 할 과제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얼마만큼 소비하고 환경오염물질을 유발하는지 깨달아야 한다. 자기 삶을 돌아보고 문명 위기의 근본은 잘못된 삶의 방식에서 왔다는 사실을 알자는 것이다."

-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소비가 미덕'이라는 말도 하던데?
"많이 먹고 많이 소비하는 것이 잘 사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래서 환경문제가 온 것이다. 많이 먹고 많이 소비하기 위해 우리가 얼마나 많은 자원을 고갈시키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 한 사람 한 사람이 불필요한 소비는 하지 말아야 한다. 소비를 하지 말자는 이야기가 아니라 필요하지 않는 것들은 소비하지 말자는 말이다."

- 요즘 사람들은 많이 먹어서 더 탈인데?
"비만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되고 있다. 다들 좋은 약을 먹어서 살을 빼려고 하고, 살 안 찌는 음식을 먹으려고 한다. 또 운동도 한다. 문제의 본질을 보아야 한다. 비만을 없애기 위해 돈을 들여서 헬스클럽에 가고, 가지 않는 자전거를 탄다. 그것은 근본 문제를 해결하는 게 아니다. 자기가 먹는 양을 줄여서 건강을 찾아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 빈그릇운동을 하자고 하면 일반인들이 쉽게 따라 오는지?
"처음에는 쉽지 않다. 습관의 문제다. 누구나 단 음식을 좋아하기에 식탁 앞에 앉으면 그런 음식부터 먼저 손이 간다. 누구든 그런 식습관이 몸에 배여 있다. 식습관을 바꾸지 않으면 안된다. 자기의 소비로 인해 세상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알아야 한다. 점점 동참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빈그릇운동을 모범적으로 벌이고 있는 사찰 많아"

- 학생들은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학생들은 어릴 때 습관대로, 평상시에는 마음대로 먹고 버리고 한다. 습관이 쉽게 바뀌지는 않는다. 빈그릇운동을 해오면서 하루아침에 바뀔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꾸준하게 하다 보면 바뀔 것이다. 해보니 즐겁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주어야 한다."

- 빈그릇운동에 대한 종교계 반응은?
"2004년 불교 각 종단 대표들에게 연락해서 종교계부터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종단 대표들은 동참해 주고 있다. 다른 종교로도 확산되고 있다. 물론 운동의 명칭은 조금씩 다르다. 큰 의미에서 보면 같은 맥락이다. 가령 기독교의 경우 '생명나눔운동'이라 하는데, 빈그릇운동과 같은 취지다."

- 사찰에서는 앞장서고 있는지?
"조계종 총무원에서도 빈그릇운동을 확산시키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지구 차원의 환경문제는 심각하다. 이는 종교계가 먼저 나서야 할 문제이기도 하다. 불교환경의제가 만들어져서 사찰 차원으로 환경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의제를 발굴하고 정리하고 확산시켜 나가도록 해야 한다. 빈그릇운동을 모범적으로 벌이고 있는 사찰들도 많다."

- 빈그릇운동에 대해 자치단체에 하고 싶은 말은?
"쓰레기 봉투값 문제를 대표적으로 이야기 할 수 있을 것이다. 자치단체마다 봉투값을 인상하려면 시민들의 눈치를 많이 본다. 자치단체는 봉투값 인상 문제에 오히려 당당하게 임하라고 말한다. 원인자 부담 원칙이라는 게 있다. 버리는 사람, 쓰레기를 발생하는 사람이 책임을 져야 한다. 지금은 쓰레기 처리에 있어 행정기관이 거의 대행해 주고 있다.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서는 자치단체의 책임도 있지만, 우선 시민들이 쓰레기를 줄이려는 자세부터 가져야 한다. 쓰레기 문제에 있어 시민들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가도록 자치단체가 계도할 필요가 있다. 강제적으로 하면 안되니까 시민단체를 통한 방법도 좋을 것이다."

불교문화 바탕으로 '쓰레기제로운동' 전개

- 환경부 등 정부에 하고 싶은 말은?
"지금까지 쓰레기 정책을 보면, 첫째가 '처리'이며 두 번째가 '재활용', 세 번째가 '감량화'다. 정부는 쓰레기 감량화에 크게 관심을 두고 있지 않다. 정부는 감량화에 우선을 두어야 하고, 적극적인 정책이 필요하다. 시민단체와 연계하면 의외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시민 영역에서 쓰레기를 줄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2002년 12월부터 에코붓다 정책위원으로 활동해온 최광수 대표는 2007년 1월 환경부장관으로부터 '환경유공상'을 수상했다. 당시 그는 국민운동으로 정착한 빈그릇운동을 비롯해 지렁이를 이용한 음식물쓰레기 퇴비화, 에코캠퍼스 활동을 교육·홍보하는 등 비움과 나눔의 불교문화를 바탕으로 '쓰레기제로운동'을 전개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에코붓다는 1988년 '한국불교사회교육원'이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시작해 2005년 명칭을 바꾸었다. 그동안 '음식남기지 않기'와 '빈그릇운동'을 벌여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단체다. '쓰레기제로운동'을 통해 대안 사회를 일구어나가고, 생활 속에서 직접 친환경적인 삶을 실천하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

'빈그릇운동'은 학교와 기업, 군대, 지방자치단체, 종교계, 시민사회단체, 정부 등으로 번져 나가고 있다. 이 단체는 "앞으로 한국의 사례를 바탕으로 지구촌 환경과 기아 해결을 위한 운동으로 전개하려고 한다"는 게 하나의 목표다.

최광수 대표는 "빈그릇운동의 1차적 목표는 음식물쓰레기를 줄이는 것이지만 궁극적으로는 음식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우리 생활을 돌아보고, 반성하는 기회를 갖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빈그릇운동은 '비움'과 '나눔'이라는 불교의 정신을 실천으로 옮긴 것"이라며 "이 운동은 환경뿐만 아니라 경제, 문화, 복지 등 다양한 영역을 포괄적으로 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류 최대의 화두인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국제사회에 한국의 빈그릇운동을 소개하고 동참을 이끌어 내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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