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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정부와 조·중·동 등 보수언론들은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을 증명하는 '바로미터'로 재미동포들을 들먹였다. 뉴욕, 워싱턴, LA 등의 재미 한인단체들도 이에 맞춰 지난 5일, 6일 잇따라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미국에서 먹지 않는 불량식품을 수출하는 것처럼 국민을 오도하는 것은 일부 반미주의자나 정치적으로 불순한 목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자신의 이념이나 이익을 먼저 생각하는 파렴치한 행위"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논란이 들끓었다. 손석희 성신여대 교수는 지난 7일 오전 자신이 진행하는 MBC <시선집중>에 출연한 남문기 LA 한인회장에게 "한인단체가 전문가도 아니면서 무조건 괜찮다고 하는 것 문제가 있다"며 "교민과 미국은 20개월 이내의 쇠고기를 먹는다고 하던데 우리는 그렇지 않은 상황이 도래할 수도 있다"고 질타하기도 했다.

 

그러나 남 회장은 "교민 300만 전부가 외교관 역할을 하며 노력하겠다"며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하지만 가족들의 건강과 식탁을 책임지는 주부들이 이에 발끈하고 나섰다. 미주지역에 거주하는 한인 주부들이 7일(현지시간) 성명문을 통해 "몇몇 미주한인회가 미주 동포들이 먹고 있는 미국산 쇠고기는 무조건 안전하다는 식의 성명을 발표하여 마치 이것이 전체 미주 한인들의 목소리인 양 사실을 왜곡하고 여론을 호도했다"며 유감을 표했다.

 

"미국에서도 광우병 청정지역 수입 쇠고기 소비 점점 느는 추세"

 

'쇠고기 수입 재협상 실행을 요구하는 미주 한인 주부들의 모임'(이하 미주한인주부 모임)은 "미국 내에서도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불안감과 불신은 커져가고 있다"며 "올해 미국 축산업계는 도축 직전 소의 건강상태를 확인해야 하는 현행법을 어기고 광우병의 증세가 의심되는 소를 도축하고, 이 업체의 쇠고기가 학교급식용을 비롯하여 미 전역의 시장에 유통되어 결국 미국 역사상 최대규모의 쇠고기 리콜을 야기했다"고 지적했다.

 

또 "지난달 4일 캔자스의 한 업체가 광우병 위험물질인 편도를 제거하지 않은 채 유통했다가 결국 냉동 소머리 40만 6천 파운드를 자발적으로 리콜한 바 있다"고 밝혔다.

 

특히 "미 캔자스 주 고급 육 생산업체인 크릭스톤 팜스(Creekstone Farms)에서 소뼈 파동으로 막힌 일본 수출시장을 열기 위해 업체 내의 자발적인 전수검사 의지를 밝혔지만 미 농무가 최근 이를 불허했다"며 "업체의 자발적인 검사마저 가로막는 미 농무부의 태도는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을 보장할 수 없다는 의심을 강화한다"고 강변했다.  

 

이와 함께 미주한인주부 모임은 "최근 미국 내에서도 유기농 쇠고기나 풀 혹은 식물성 사료를 먹여 키운 쇠고기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호주 및 뉴질랜드 등 광우병 청정지역에서 수입된 쇠고기의 소비 또한 점점 늘어나는 추세"라며 "230만 재미동포 중 미 축산업의 실태를 알고 있는 한인들은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과 위생성에 비판적이며 소비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더불어 "검역주권도 없이 30개월 이상 소의 살코기와 30개월 이하 소의 뼈, 내장까지 모조리 수입을 하겠다는 한국 정부의 이번 미국 쇠고기 협상결과는 국민의 입장에서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라며 "정부는 재협상을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음은 미주한인주부모임 성명서 전문이다.

 

미국산 쇠고기 전면개방을 반대하며 재협상을 촉구한다

 

미주지역에 거주하는 한인 주부들은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미국산 쇠고기 전면개방을 반대하며 재협상을 촉구합니다!! 가족의 건강과 식탁을 책임지고 있는 미주 한인 주부들은 이번 미국 쇠고기 협상으로 앞으로 광우병 위험에 노출될지도 모를 한국동포들에 대한 우려와 걱정에 시름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미국 내에서도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불안감과 불신은 커져가고 있습니다.

 

올해 미국 내 축산업계는 도축 직전 소의 건강상태를 확인해야 하는 현행법을 어기고 광우병의 증세가 의심되는 소를 도축하였고 이 업체의 쇠고기가 학교급식용을 비롯하여 미 전역의 시장에 유통되어 결국 미국 역사상 최대규모의 쇠고기 리콜을 야기했습니다.

 

또한, 지난달 4일, 캔자스의 Elkhorn Valley Packing LLC 라는 업체는 광우병 위험물질인 편도를 제거하지 않은 채 유통했다가 결국 냉동 소머리 406,000파운드를 자발적으로 리콜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미국 캔자스 주 고급 육 생산업체인 Creekstone Farms에서 소뼈 파동으로 막힌 일본 수출시장을 열기 위해 업체 내의 자발적인 전수검사의 의지를 밝혔지만 미 농무부가 이를 최근에 불허하였습니다. 업체의 자발적인 검사마저 가로막는 미 농무부의 태도는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을 보장할 수 없다는 의심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사례들은 미국 내에서조차 쇠고기 안전성 검사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더욱이 미국 내에서 동물성 사료는 아직도 사용이 완전히 금지되지 않았으며, 비인도적이고 비위생적인 축산환경 또한 지속적으로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1%도 되지 않는 광우병 검사비율로 미국 쇠고기의 안전성을 장담하기에는 큰 무리가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최근 미국 내에서도 유기농 쇠고기나 풀 혹은 식물성 사료를 먹여 키운 쇠고기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호주 및 뉴질랜드 등 광우병 청정지역에서 수입된 쇠고기의 소비 또한 점점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미국 내 쇠고기 소비행태가 이 같은 변화를 보이고 있고 쇠고기 안전성에 대한 불안이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몇몇 미주한인회는 미주 동포들이 먹고 있는 미국산 쇠고기는 무조건 안전하다는 식의 성명을 발표하여 마치 이것이 전체 미주 한인들의 목소리인 양 사실을 왜곡하고 여론을 호도하고 있는바, 이에 깊은 유감을 표합니다.

 

230만 재미동포 중 미 축산업의 실태를 알고 있는 한인들은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과 위생성에 비판적 의견을 가지고 있으며 미국산 쇠고기 소비에 더더욱 신중을 기하고 있음을 밝힙니다.

 

현재 미국의 축산 환경은 육우 사육, 광우병 검사, 도축 그 어느 과정에서도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데, 이번 협상의 결과로 미국에서 광우병 소가 발견되더라도 한국은 수입거부권조차 없이 국제수역사무국의 결정을 기다려야 하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검역주권도 없이 30개월 이상 소의 살코기와 30개월 이하 소의 뼈, 내장까지 모조리 수입을 하겠다는 한국 정부의 이번 미국 쇠고기 협상결과는 국민의 입장에서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일입니다. 이에 정부는 국민건강과 검역주권을 포기한 채 최소한의 안전장치마저 해제한 졸속적인 이번 협상을 무효로 하고, 재협상을 추진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는 바입니다.

 

2008년 5월 7일

쇠고기 수입 재협상 실행을 요구하는 미주 한인 주부들의 모임

 


태그:#미국산 쇠고기, #광우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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